어리석고 미련한 치매?…숨지 않고 공생하려면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3.04 (12:38) 수정 2024.03.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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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당당할 수 없는 질병 바로 치매입니다.

환자와 가족 모두 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병의 무게를 떠안고 있는데요.

이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4년 우리나라 치매 인구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50여 명이 모이면 그중 1명은 치매 환자인 셈인데요.

치매는 보통 발병부터 10여 년 이상 증상이 이어지면서 말기로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아직 치료약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70대 여성이 두 팔을 들고 좌우로 움직이며 화면 속 우주선을 격추하고 있습니다.

게임처럼 하다 보니 힘든 것도 잊습니다.

[전정순/경기도 성남시 : "모양 따라 움직여서 '에너지'도 따야 되고, 그거 신경도 쓰고 그래서 재미도 있고 몸 운동도 되는 것 같아서 좋네요."]

주어진 시간 내에 두 팔로 시계 바늘을 만들고 무작위로 나온 글자를 스펀지 막대로 두드려 단어를 만듭니다.

위치와 동작을 인식하는 혼합현실(MR) 서비스를 활용해 인지와 신체 발달을 돕는 치매 예방 콘텐츠인데 노령층에서 인기입니다.

다소 어려운 뇌 기능에 대한 지식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강은주/경기 성남시 중원구보건소 뇌건강 체험박물관/간호사 : "일단 무턱대고 '치매가 위험하다'라고 하기보다 뇌에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구조와 기능을 익힌 다음에, 그 하는 일이 많은 소중한 뇌를 어떻게 지킬 것일까에 대한 거를…"]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시설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치매 환자가 이미 7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배제와 차별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기를 선택한 일본의 노력을 살펴봤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치매 환자 모임이 있는 날.

9명의 치매 환자들이 둘러앉아 1시간여 동안 일상과 추억을 나눕니다.

[치매 환자 : "즐거워요.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옆방에선 환자 가족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서로를 의지합니다.

[하시모토 구미에/치매 환자 가족 : "(치매도) 다양한 상태인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모임 참여를) 정말 추천합니다. 혼자서 떠안지 마시고요."]

오사다 씨는 10여 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후에도 적극적인 활동으로 도쿄 희망 대사에까지 임명됐습니다.

[오사다 요네사쿠/90세/치매 환자 : "혼자 있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지난해 '공생 사회 실현을 위한 인지증(치매) 기본법'도 만들었습니다.

환자 등을 삶의 주체로 보고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김동선/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 : "(일본 법은) 치매 환자도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환경적인 측면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차별 의식을 없애야 된다."]

어리석을 치, 미련할 매.

치매는 극히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인데요.

일본은 2004년 치매를 인지증으로 바꿔 사용하며 공생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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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리석고 미련한 치매?…숨지 않고 공생하려면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4-03-04 12:38:01
    • 수정2024-03-04 13:13:57
    뉴스 12
[앵커]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당당할 수 없는 질병 바로 치매입니다.

환자와 가족 모두 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병의 무게를 떠안고 있는데요.

이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4년 우리나라 치매 인구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50여 명이 모이면 그중 1명은 치매 환자인 셈인데요.

치매는 보통 발병부터 10여 년 이상 증상이 이어지면서 말기로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아직 치료약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70대 여성이 두 팔을 들고 좌우로 움직이며 화면 속 우주선을 격추하고 있습니다.

게임처럼 하다 보니 힘든 것도 잊습니다.

[전정순/경기도 성남시 : "모양 따라 움직여서 '에너지'도 따야 되고, 그거 신경도 쓰고 그래서 재미도 있고 몸 운동도 되는 것 같아서 좋네요."]

주어진 시간 내에 두 팔로 시계 바늘을 만들고 무작위로 나온 글자를 스펀지 막대로 두드려 단어를 만듭니다.

위치와 동작을 인식하는 혼합현실(MR) 서비스를 활용해 인지와 신체 발달을 돕는 치매 예방 콘텐츠인데 노령층에서 인기입니다.

다소 어려운 뇌 기능에 대한 지식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강은주/경기 성남시 중원구보건소 뇌건강 체험박물관/간호사 : "일단 무턱대고 '치매가 위험하다'라고 하기보다 뇌에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구조와 기능을 익힌 다음에, 그 하는 일이 많은 소중한 뇌를 어떻게 지킬 것일까에 대한 거를…"]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시설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치매 환자가 이미 7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배제와 차별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기를 선택한 일본의 노력을 살펴봤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치매 환자 모임이 있는 날.

9명의 치매 환자들이 둘러앉아 1시간여 동안 일상과 추억을 나눕니다.

[치매 환자 : "즐거워요.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옆방에선 환자 가족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서로를 의지합니다.

[하시모토 구미에/치매 환자 가족 : "(치매도) 다양한 상태인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모임 참여를) 정말 추천합니다. 혼자서 떠안지 마시고요."]

오사다 씨는 10여 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후에도 적극적인 활동으로 도쿄 희망 대사에까지 임명됐습니다.

[오사다 요네사쿠/90세/치매 환자 : "혼자 있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지난해 '공생 사회 실현을 위한 인지증(치매) 기본법'도 만들었습니다.

환자 등을 삶의 주체로 보고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김동선/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 : "(일본 법은) 치매 환자도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환경적인 측면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차별 의식을 없애야 된다."]

어리석을 치, 미련할 매.

치매는 극히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인데요.

일본은 2004년 치매를 인지증으로 바꿔 사용하며 공생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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