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軍 공관병, 이대로 가야하나?

입력 2005.11.01 (22:3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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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 지휘관의 관사에 배치된 사병들이 온갖 잡무에 동원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대리운전에 과외빨래까지 지휘관과 그가족들의 뒷치닥거리가 국방의 의무일까요?

김기흥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군의 관사에서 공관병으로 군 생활을 한 23살 이모 씨

공관병은 관사를 관리하고 통신업무 수행하도록 돼 있지만 이씨는 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장군 가족의 사적인 일을 도맡아 해왔습니다.

<인터뷰>이모 씨(공관병 출신) : "빨래를 하는데 부인 것까지 심지어 아들과 딸 것까지 해요"

이씨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지만 지휘관의 가족 등 민간인의 명령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모 씨(공관병 전역) : "공관에서 사모님이랑 같이 생활하다 보니깐 거의 저희는 사모님을 모시는 것 같은 거죠 군인이 민간인 명령을 따르고..."

이런 가운데 한 여단장 관사에서 생활하던 공관병이 지휘관 부부의 폭행과 폭언을 인터넷에 올려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해당 여단장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 기록입니다.

지인들에게 선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했던 멸치를 잘못 보관했다는 이유로 수십여 차례 폭행을 당하고 수시로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과 욕설을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일을 공관병들만 겪는 것은 아니라고 전역자들은 말합니다.

지난 6월까지 대대장의 차량을 운전했던 김모 씨는 주말이면 대리운전을 하느라 더 바빴습니다.

<인터뷰>김 씨(운전병 전역) : "간부의 친구가 술이 많이 돼서 급하게 외박증을 만들어서 외박을 보내는 형식으로 대리운전을 시키는 거죠"

간부 식당에서 일했던 박 씨도 역시 힘든 주말을 보내야 했습니다.

<인터뷰>박 씨(취사병 전역) :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뒷풀이를 할 때 안주를 시키거나 가족들이 회식을 할 때도 준비과정 뒷처리를..."

명문대를 나온 최씨는 보병이지만 이른바 과외병으로 차출됐습니다.

<인터뷰>최 씨(서울대 생) : "우리 아들 딸 전체적으로 봐 달라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것인지 장교 부사관의 뒷치다꺼리하고 ..."

상관의 명령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져 왔던 군대 내의 잘못된 관행, 이제는 병사들이 신성한 국방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할 때입니다.

KBS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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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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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 지휘관의 관사에 배치된 사병들이 온갖 잡무에 동원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대리운전에 과외빨래까지 지휘관과 그가족들의 뒷치닥거리가 국방의 의무일까요? 김기흥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군의 관사에서 공관병으로 군 생활을 한 23살 이모 씨 공관병은 관사를 관리하고 통신업무 수행하도록 돼 있지만 이씨는 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장군 가족의 사적인 일을 도맡아 해왔습니다. <인터뷰>이모 씨(공관병 출신) : "빨래를 하는데 부인 것까지 심지어 아들과 딸 것까지 해요" 이씨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지만 지휘관의 가족 등 민간인의 명령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모 씨(공관병 전역) : "공관에서 사모님이랑 같이 생활하다 보니깐 거의 저희는 사모님을 모시는 것 같은 거죠 군인이 민간인 명령을 따르고..." 이런 가운데 한 여단장 관사에서 생활하던 공관병이 지휘관 부부의 폭행과 폭언을 인터넷에 올려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해당 여단장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 기록입니다. 지인들에게 선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했던 멸치를 잘못 보관했다는 이유로 수십여 차례 폭행을 당하고 수시로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과 욕설을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일을 공관병들만 겪는 것은 아니라고 전역자들은 말합니다. 지난 6월까지 대대장의 차량을 운전했던 김모 씨는 주말이면 대리운전을 하느라 더 바빴습니다. <인터뷰>김 씨(운전병 전역) : "간부의 친구가 술이 많이 돼서 급하게 외박증을 만들어서 외박을 보내는 형식으로 대리운전을 시키는 거죠" 간부 식당에서 일했던 박 씨도 역시 힘든 주말을 보내야 했습니다. <인터뷰>박 씨(취사병 전역) :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뒷풀이를 할 때 안주를 시키거나 가족들이 회식을 할 때도 준비과정 뒷처리를..." 명문대를 나온 최씨는 보병이지만 이른바 과외병으로 차출됐습니다. <인터뷰>최 씨(서울대 생) : "우리 아들 딸 전체적으로 봐 달라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것인지 장교 부사관의 뒷치다꺼리하고 ..." 상관의 명령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져 왔던 군대 내의 잘못된 관행, 이제는 병사들이 신성한 국방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할 때입니다. KBS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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