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간호사 주4일제 1년…‘퇴사율 34%→0%’ 찍기도

입력 2024.07.23 (19:15) 수정 2024.07.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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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20년 가까이 불규칙한 야간 교대근무를 하다가 유방암을 진단받은 간호사가 산재를 인정받기도 했죠.

교대근무와 잦은 연장근무가 많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국내 한 대학병원이 주 4일제 실험을 했습니다.

1년간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노사 합의로 간호사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 병원, 세 아이 엄마 김재희 씨는 올해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주 4일제를 선택했습니다.

월급은 10%가량 줄었지만, 육아휴직 없이 돌봄 부담을 덜게 돼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재희/주 4일제 간호사 : "잠을 잘 못 자고 생체리듬이 다 깨지고 하니까 이런 짜증들이 육아하고 아기들한테 사실 투사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근데 확실히 그런 게 줄었고…."]

3년 차 간호사 이민애 씨도 교대 근무에 건강까지 나빠지자 주 4일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이젠 휴식보단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필라테스나 기존에 미뤄뒀던 영어 공부라든지 이제 해보지 못했던 연애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새는 약간 소개팅도 나가보고…."]

주4일제 1년, 3년 차 미만 간호사 퇴사율이 34%에 달했던 병동은 지난해 퇴사자가 아예 없었고, 휴일 여가시간이 늘면서 행복도와 일·생활 균형지수도 고르게 높아졌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 "만약에 주 4일제로 실업률, 퇴사율이 감소한다면 고용보험기금의 사회경제적 감축 효과도 존재합니다. 확장모델을 검토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환자·보호자에 대한 태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이전보다 좀 더 (환자를) 섬세하게 볼 수 있게 됐고 예민함도 좀 낮아지게 돼서…."]

병원 측은 시범사업 규모를 올핸 50명까지 늘렸지만, 제도 확산을 위해선 대체 인력 비용에 대한 정부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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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아웃’ 간호사 주4일제 1년…‘퇴사율 34%→0%’ 찍기도
    • 입력 2024-07-23 19:15:33
    • 수정2024-07-23 19:42:57
    뉴스 7
[앵커]

지난달, 20년 가까이 불규칙한 야간 교대근무를 하다가 유방암을 진단받은 간호사가 산재를 인정받기도 했죠.

교대근무와 잦은 연장근무가 많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국내 한 대학병원이 주 4일제 실험을 했습니다.

1년간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노사 합의로 간호사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 병원, 세 아이 엄마 김재희 씨는 올해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주 4일제를 선택했습니다.

월급은 10%가량 줄었지만, 육아휴직 없이 돌봄 부담을 덜게 돼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재희/주 4일제 간호사 : "잠을 잘 못 자고 생체리듬이 다 깨지고 하니까 이런 짜증들이 육아하고 아기들한테 사실 투사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근데 확실히 그런 게 줄었고…."]

3년 차 간호사 이민애 씨도 교대 근무에 건강까지 나빠지자 주 4일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이젠 휴식보단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필라테스나 기존에 미뤄뒀던 영어 공부라든지 이제 해보지 못했던 연애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새는 약간 소개팅도 나가보고…."]

주4일제 1년, 3년 차 미만 간호사 퇴사율이 34%에 달했던 병동은 지난해 퇴사자가 아예 없었고, 휴일 여가시간이 늘면서 행복도와 일·생활 균형지수도 고르게 높아졌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 "만약에 주 4일제로 실업률, 퇴사율이 감소한다면 고용보험기금의 사회경제적 감축 효과도 존재합니다. 확장모델을 검토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환자·보호자에 대한 태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이전보다 좀 더 (환자를) 섬세하게 볼 수 있게 됐고 예민함도 좀 낮아지게 돼서…."]

병원 측은 시범사업 규모를 올핸 50명까지 늘렸지만, 제도 확산을 위해선 대체 인력 비용에 대한 정부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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