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살면 서울대 진학률↑”…‘지역별 할당’ 제안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8.28 (12:40) 수정 2024.08.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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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에 진학하는 데 '어느 지역에 사는지'가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런 현실이 집값 상승과 수도권 집중 문제까지 불러온다는 우려도 제기됐는데, 자세한 연구 결과와 제시된 해결책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교육과 저출생,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문제.

모두 우리 사회의 풀기 어려운 숙제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이 문제들에 대한 파격적인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지역별 비례 선발제'입니다.

상위권 대학들이 성적순으로만 학생을 뽑을 게 아니라 지역별 학생 수와 비례해 정원을 할당해 두자는 겁니다.

지금도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 선발 인원으로 채우자는데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왜 이런 해법을 내놓았을까요.

수능이 80일도 남지 않은 시기.

얼마 전 서울의 이 대형학원에서 진행한 여름방학 특강에는 지역에서 온 학생들도 상당수 등록했습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20% 정도는 지방권 학생들이 현재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유명 강사진이 지방권에 굳이 내려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이런 원정 사교육을 감행할 만큼 거주 지역의 차이가 상위권 대학 진학에 결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018년 서울대 입시 결과를 분석했는데 당시 서울 출신의 진학률은 0.85%, 비서울은 0.33%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기존 연구를 토대로 지역별 학생 지능을 계산해 내고 잠재력 순위대로 서울대 진학률을 계산해보니 서울 0.44%, 비서울 0.4%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행은 서울과 비서울의 서울대 진학률 차이 가운데 8%는 잠재력 차이, 92%는 거주 지역 효과 탓이라고 결론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런 현실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집값 상승까지 불러온다면서, 상위권 대학에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늘리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특정 지역 출신 학생 수가 입학 정원에서 몇 % 이상 안 되게, 이런 식으로만 조절하면 지금의 입학 제도에서도 (실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오히려 지역의 인재를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빨아들여 대학 서열화는 굳어지고 수도권 집중도 이어질 거란 반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녀를 상위권 대학에 보내기 위한 사교육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가계의 부담도 늘고 있는데요.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올해에도 더욱 늘어 최고 기록을 새로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0만 7,28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4분기에 마지막으로 감소한 후 13분기 연속 증가세입니다.

가구 소득이 거의 그대로인데도 자녀의 학원비 지출이 늘어 가구의 부담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의대 증원 정책과 수능 모의평가 난이도 급등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시를 둘러싼 문제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까지 위협하고 있는만큼 진솔한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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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살면 서울대 진학률↑”…‘지역별 할당’ 제안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4-08-28 12:40:18
    • 수정2024-08-28 12: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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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에 진학하는 데 '어느 지역에 사는지'가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런 현실이 집값 상승과 수도권 집중 문제까지 불러온다는 우려도 제기됐는데, 자세한 연구 결과와 제시된 해결책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교육과 저출생,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문제.

모두 우리 사회의 풀기 어려운 숙제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이 문제들에 대한 파격적인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지역별 비례 선발제'입니다.

상위권 대학들이 성적순으로만 학생을 뽑을 게 아니라 지역별 학생 수와 비례해 정원을 할당해 두자는 겁니다.

지금도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 선발 인원으로 채우자는데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왜 이런 해법을 내놓았을까요.

수능이 80일도 남지 않은 시기.

얼마 전 서울의 이 대형학원에서 진행한 여름방학 특강에는 지역에서 온 학생들도 상당수 등록했습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20% 정도는 지방권 학생들이 현재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유명 강사진이 지방권에 굳이 내려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이런 원정 사교육을 감행할 만큼 거주 지역의 차이가 상위권 대학 진학에 결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018년 서울대 입시 결과를 분석했는데 당시 서울 출신의 진학률은 0.85%, 비서울은 0.33%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기존 연구를 토대로 지역별 학생 지능을 계산해 내고 잠재력 순위대로 서울대 진학률을 계산해보니 서울 0.44%, 비서울 0.4%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행은 서울과 비서울의 서울대 진학률 차이 가운데 8%는 잠재력 차이, 92%는 거주 지역 효과 탓이라고 결론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런 현실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집값 상승까지 불러온다면서, 상위권 대학에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늘리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특정 지역 출신 학생 수가 입학 정원에서 몇 % 이상 안 되게, 이런 식으로만 조절하면 지금의 입학 제도에서도 (실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오히려 지역의 인재를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빨아들여 대학 서열화는 굳어지고 수도권 집중도 이어질 거란 반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녀를 상위권 대학에 보내기 위한 사교육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가계의 부담도 늘고 있는데요.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올해에도 더욱 늘어 최고 기록을 새로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0만 7,28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4분기에 마지막으로 감소한 후 13분기 연속 증가세입니다.

가구 소득이 거의 그대로인데도 자녀의 학원비 지출이 늘어 가구의 부담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의대 증원 정책과 수능 모의평가 난이도 급등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시를 둘러싼 문제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까지 위협하고 있는만큼 진솔한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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