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된 매트리스…“난연 재질 의무화해야”

[앵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천 호텔 화재 당시 객실 내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난연 재질로 만든 매트리스를 숙박업소에 설치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난연 재질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윤양균 기자가 실험으로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천 호텔 화잽니다.

내부 CCTV를 보면, 불이 난 객실 문에서 나온 연기와 유독가스가 복도를 가득 채우는데 1분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불이 시작될 당시, 객실 내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영팔/소방청 119 대응국장 :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서 밑에 소파에 침대에 바로 옮겨붙으면서..."]

매트리스에서 불이 커지는 정도는 소파의 약 2배, 서랍장의 9배, 책상보단 230배에 달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숙박시설에 난연 매트리스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난연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실험해 봤습니다.

먼저 스프링형 매트리습니다.

가스버너로 불을 붙이자 금세 불길이 번지고, 5분이 지나자, 프레임 형체만 그대로 드러납니다.

메모리폼 매트리스 역시 불길이 거세지더니, 6분 만에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이번엔 난연 매트리스입니다.

30분 동안 불탔지만, 방염 처리가 돼 큰 불길로 번지지 않고 겉면만 검게 그을렸습니다.

[이종성/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장 : "(난연 매트리스는)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 현상을 방지해 재실자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미국, 영국 등에서는 모든 매트리스에 난연 처리가 의무화 됐지만 우리나라는 안전 기준이 없습니다.

[신이철/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 : "각 업체에서 자체 시험을 통해서 담뱃불 시험만을 통과하면 (매트리스) 판매가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업체들은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난연 처리로 침대값 상승을 우려하고, 숙박업계는 비싼 매트리스로 교체하기를 꺼립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정부의 지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