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의대 증원 강행 납득하기 어려워…의학교육 퇴행 우려”

의학계 석학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우리나라 의료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가면서 무리하게 추진해야 할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오늘(21일) 발표한 대국민 입장문에서 “법정 원로 석학단체로서 가급적 의사 표현을 절제해 왔으나,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과 의학 교육계에 행해지는 작금의 조치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입장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의학한림원은 정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의대 증원 정책을 강행하고 있으며, 의학교육에 대한 퇴행적 조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 당시 대한의사협회장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데 동의하지 않으나, 국민과 정부가 의사 부족을 우려하자 우선 350명을 증원하고 이후 조정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직접 또는 의학한림원을 통해 전달했으나 정부가 거부했다”며 “의료계의 합리적 사전 증원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모든 대화에 2025년 정원 절대 불변을 전제로 하며 고집스럽게 증원을 강행해 입시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전공의와 학생, 나아가 의료계와 대화를 단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의학교육 여건을 맞추기보다는 기준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수십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의학교육을 국제 수준에 올려놓은 인증 체계를 150% 증원을 위해 무너뜨리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와의 대화를 단절시켜 궁극적으로는 의료 개혁을 저해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들은 “의학교육의 앞날은 매우 위태롭고, 갑작스러운 대규모 증원에 대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은 의료계뿐 아니라 정치권과의 대화도 차단해 오히려 의료 개혁의 절대적인 걸림돌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