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일본 자민당·공명당 과반 붕괴…일본 총선 이후의 전망은?

입력 2024.10.28 (15:23) 수정 2024.10.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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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실시한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이시바 시게루 총리 내각도 위기를 맞게 됐는데요.

월드이슈에서는 일본 총선의 결과와 향후 영향을 집중 분석합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일본 자민당 내 권력관계에서 이시바 총리의 선출도 의외로 받아들여졌었죠.

이시바 총리의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실시가 도박이라는 분석도 많았는데, 자민당과 공명당의 집권연합이 과반 확보에 실패한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부패 스캔들로 얼룩졌던 일본 집권 여당에 대한 유권자 심판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거 결과 집권당인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의석수는 215석으로 과반인 233석에 못 미치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민당은 247석에서 191석으로, 공명당은 32석에서 24석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최대 야당인 입헌 민주당은 98석에서 148석으로 50석 늘었습니다.

우익 성향인 일본 유신회는 6석 줄어 38석, 부패 스캔들을 강하게 비판해 온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집권 연합은 선거 직전 279석에서 215석으로 줄었고, 과반인 233석에서 18석이 모자라게 돼 과반 확보에 실패하게 됐습니다.

야당이 단합하면 정권 교체가 가능하고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최단명 총리로 끝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총리직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국정을 운영하려면 연정파트너를 새로 영입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최대 야당인 일본 입헌민주당의 약진도 눈에 띄는데요.

야당끼리 연합을 추진해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기자]

현 구도라면 야당연합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들의 성향이 좌에서 중도, 강경 우파까지 제각각이고 일본 정계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헌법개정'에 대해 입장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연립여당이 연정파트너를 영입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합니다.

3위를 한 일본유신회는 강경 우파 성향으로 개헌에 찬성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개헌 찬성인 국민민주당도 연정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개헌을 위해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이 협력한다 해도 개헌안 발의 의석인 310석에 못 미치는 297석에 불과해 의제별 협력도 어려운 상탭니다.

결론적으로 당분간은 일본 정계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민당의 쇄신을 많이 얘기해 왔고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 합사를 문제 삼으면서 참배도 하지 않는 대표적 정치인이었는데요.

북한과의 관계 개선, 아시아판 NATO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향후 일본의 대외정책 어떤 방향으로 갈까요?

[기자]

일본이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히게 되면서 대외정책에선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총리직 수행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무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영입 작업을 가속화 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 유신회와 입헌민주당을 상대로 사안별로 정책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의 문제는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번 총리 선출 당시에도 최대 파벌인 아소파와 다른 파벌 간의 연대가 실패하는 바람에 이시바 총리가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기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 아소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를 이번 기회에 끌어내리려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이시바 총리가 '한국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과거 언급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로 한일 관계에는 어떤 영향들이 있을까요?

[기자]

자민당이 민주당에서 정권을 탈환한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외적으로는 우경화와 함께 자위대 파병을 합법화하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래서 이시바 총리 취임으로 대외관계나 한일 관계에서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자민당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파벌과 거리를 두면서도 개성이 강한 성격도 있어서 그런 분석이 나왔던 것인데요.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독자적인 색깔을 드러내긴 어려워졌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2차대전 이후 총리 취임 뒤 가장 짧은 기간 내 중의원 해산과 선거라는 승부를 던지면서 취약한 당내 입지를 굳히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판 NATO' 구상과 같은 자신만의 독특한 대외 정책 구상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민당 내 파벌에서 당장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기보다는 다음 달 초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움직임도 있는 만큼 당장 이시바 총리가 물러날지 아니면 기사회생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겠습니다.

현재로선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내년 참의원 선거 등을 고려해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많은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타 정당과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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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8 15:23:39
    • 수정2024-10-28 15: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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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실시한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이시바 시게루 총리 내각도 위기를 맞게 됐는데요.

월드이슈에서는 일본 총선의 결과와 향후 영향을 집중 분석합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일본 자민당 내 권력관계에서 이시바 총리의 선출도 의외로 받아들여졌었죠.

이시바 총리의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실시가 도박이라는 분석도 많았는데, 자민당과 공명당의 집권연합이 과반 확보에 실패한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부패 스캔들로 얼룩졌던 일본 집권 여당에 대한 유권자 심판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거 결과 집권당인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의석수는 215석으로 과반인 233석에 못 미치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민당은 247석에서 191석으로, 공명당은 32석에서 24석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최대 야당인 입헌 민주당은 98석에서 148석으로 50석 늘었습니다.

우익 성향인 일본 유신회는 6석 줄어 38석, 부패 스캔들을 강하게 비판해 온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집권 연합은 선거 직전 279석에서 215석으로 줄었고, 과반인 233석에서 18석이 모자라게 돼 과반 확보에 실패하게 됐습니다.

야당이 단합하면 정권 교체가 가능하고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최단명 총리로 끝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총리직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국정을 운영하려면 연정파트너를 새로 영입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최대 야당인 일본 입헌민주당의 약진도 눈에 띄는데요.

야당끼리 연합을 추진해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기자]

현 구도라면 야당연합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들의 성향이 좌에서 중도, 강경 우파까지 제각각이고 일본 정계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헌법개정'에 대해 입장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연립여당이 연정파트너를 영입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합니다.

3위를 한 일본유신회는 강경 우파 성향으로 개헌에 찬성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개헌 찬성인 국민민주당도 연정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개헌을 위해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이 협력한다 해도 개헌안 발의 의석인 310석에 못 미치는 297석에 불과해 의제별 협력도 어려운 상탭니다.

결론적으로 당분간은 일본 정계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민당의 쇄신을 많이 얘기해 왔고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 합사를 문제 삼으면서 참배도 하지 않는 대표적 정치인이었는데요.

북한과의 관계 개선, 아시아판 NATO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향후 일본의 대외정책 어떤 방향으로 갈까요?

[기자]

일본이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히게 되면서 대외정책에선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총리직 수행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무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영입 작업을 가속화 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 유신회와 입헌민주당을 상대로 사안별로 정책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의 문제는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번 총리 선출 당시에도 최대 파벌인 아소파와 다른 파벌 간의 연대가 실패하는 바람에 이시바 총리가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기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 아소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를 이번 기회에 끌어내리려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이시바 총리가 '한국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과거 언급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로 한일 관계에는 어떤 영향들이 있을까요?

[기자]

자민당이 민주당에서 정권을 탈환한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외적으로는 우경화와 함께 자위대 파병을 합법화하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래서 이시바 총리 취임으로 대외관계나 한일 관계에서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자민당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파벌과 거리를 두면서도 개성이 강한 성격도 있어서 그런 분석이 나왔던 것인데요.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독자적인 색깔을 드러내긴 어려워졌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2차대전 이후 총리 취임 뒤 가장 짧은 기간 내 중의원 해산과 선거라는 승부를 던지면서 취약한 당내 입지를 굳히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판 NATO' 구상과 같은 자신만의 독특한 대외 정책 구상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민당 내 파벌에서 당장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기보다는 다음 달 초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움직임도 있는 만큼 당장 이시바 총리가 물러날지 아니면 기사회생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겠습니다.

현재로선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내년 참의원 선거 등을 고려해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많은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타 정당과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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