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영상테마파크 280억 원 먹튀 책임은?

[앵커]

지난해 시행사 대표의 거액 횡령으로 중단된 합천 호텔 사업의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가 다음 달 7일로 잡혔습니다.

소송 결과에 따라 합천군이 280억 원의 막대한 재정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합천군과 민간사업자가 4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터입니다.

깊게 팠던 지하층은 다시 되메웠고, 시공사 사무실도 철수했습니다.

지난해 시행사 대표가 250억 원의 대출금을 들고 잠적해 사업이 무산된 뒤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6% 정도 공사가 진행됐던 현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원상 복구됐습니다.

문제는 수백억 원의 횡령금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입니다.

합천군은 지난해 9월, 사업 대주단과 대리 금융기관을 상대로 28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이 사업은 시행사가 필요한 자금을 대리금융기관에 요청하면, 각종 서류를 검토해 시행사에 대출금을 입금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증빙 서류가 부실한데도 대리금융기관이 제대로 된 확인 없이 수백억 원의 자금을 내줬다는 것이 합천군이 소송을 낸 이유입니다.

시행사와 감리업체 간 이면 계약서가 드러났는데도 대리금융기관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점도 문제삼았습니다.

[유성경/합천군 관광진흥과장 : "기성 서류 같은 그런 것도 하나도 없었고. 어떤 것은 계약을 하면서 모든 자금을 계약금을 모두 다 사업비를 다 줘버리는 그런 계약서도 있었고요."]

반면, 대리금융기관은 자금 집행내역을 합천군과 시공사에 메일을 통해 공유해왔다며 자금 집행에 문제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 금액은 합천군 한해 자체 수입의 40%가량을 차지합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합천군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질 수 있습니다.

소송의 1심 선고는 다음달 7일입니다.

합천군의회는 대리금융기관의 과실을 철저히 따져봐야한다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박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