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졸속·부실 기념사업 추진 논란

입력 2024.11.27 (06:48) 수정 2024.11.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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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고향인 광주는 물론 전남에서도 각종 기념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작가의 집터도 아닌 곳에 북카페를 추진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강 작가가 초등학생 시절 살았던 집터입니다.

광주광역시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이곳에 북카페 조성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토지주와 협상에 실패하자 대체 부지로 20여m 떨어진 곳을 4억 7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작가의 집터라는 상징성도 없는데, 예비비까지 투입해 매입한 게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수민·오승우/광주광역시 북구 : "너무 비싸게 주고 굳이 북카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광주시 북구는 한강 작가가 과거 공상을 즐겼다는 점에 착안해 관내 도서관에 '공상의 방' 설치를 추진했습니다.

사업 대상지가 된 도서관 공간입니다.

이곳은 원래 시민들이 독서와 문화 프로그램을 즐기던 곳입니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구민 1인당 권장 장서 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데다 책 구입 예산마저 삭감된 상황.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에 결국 예산 전액이 삭감됐습니다.

[전미용/광주시 북구 구의원 : "세 가지 테마로 해서 추진을 하신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고. 주제부터가 너무 무겁고."]

장흥군의 문학관 건립도 한 작가가 원치 않아 보류됐습니다.

[정관웅/한국문인협회 전남지회장 : "정책적인 면에서 정말로 뭐가 미래지향적인가를 보고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죠.) 젊은 작가 세대들을 발굴한다든지."]

작가의 뜻과 무관하게 자치단체들이 기념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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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한강’ 졸속·부실 기념사업 추진 논란
    • 입력 2024-11-27 06:48:02
    • 수정2024-11-27 07:06:52
    뉴스광장 1부
[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고향인 광주는 물론 전남에서도 각종 기념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작가의 집터도 아닌 곳에 북카페를 추진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강 작가가 초등학생 시절 살았던 집터입니다.

광주광역시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이곳에 북카페 조성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토지주와 협상에 실패하자 대체 부지로 20여m 떨어진 곳을 4억 7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작가의 집터라는 상징성도 없는데, 예비비까지 투입해 매입한 게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수민·오승우/광주광역시 북구 : "너무 비싸게 주고 굳이 북카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광주시 북구는 한강 작가가 과거 공상을 즐겼다는 점에 착안해 관내 도서관에 '공상의 방' 설치를 추진했습니다.

사업 대상지가 된 도서관 공간입니다.

이곳은 원래 시민들이 독서와 문화 프로그램을 즐기던 곳입니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구민 1인당 권장 장서 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데다 책 구입 예산마저 삭감된 상황.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에 결국 예산 전액이 삭감됐습니다.

[전미용/광주시 북구 구의원 : "세 가지 테마로 해서 추진을 하신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고. 주제부터가 너무 무겁고."]

장흥군의 문학관 건립도 한 작가가 원치 않아 보류됐습니다.

[정관웅/한국문인협회 전남지회장 : "정책적인 면에서 정말로 뭐가 미래지향적인가를 보고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죠.) 젊은 작가 세대들을 발굴한다든지."]

작가의 뜻과 무관하게 자치단체들이 기념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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