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경제 어려울 줄 알았는데”…러시아 ‘데스노믹스’ 호황?

입력 2024.11.28 (15:21) 수정 2024.11.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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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는데요.

길어지는 전쟁에 러시아 경제는 침체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과 달리 러시아 경제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러시아 경제 상황을 좀 알아볼까요?

지난해와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정도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죠?

[기자]

러시아는 서방의 지속적인 경제 제재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전쟁 첫해인 2022년에만 마이너스 2.1%를 기록했고, 지난해 3.6% 증가로 반등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러시아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4월 : "우리 경제가 얻은 모멘텀은 무엇보다도 기업과 업체들, 전체 기업 커뮤니티 노력의 결과입니다."]

IMF는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와 같은 3.6%로 전망했습니다.

러시아는 제조업 부문이 산업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며 제조업 부문이 올해 9월까지 8%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발표된 세계은행이 추산하는 구매력평가에서 러시아는 세계 4위로 독일과 일본을 제쳤는데요.

세계은행은 러시아를 고소득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지금도 강화되고 있지만, 경제 규모가 큰 중국과 인도가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러시아 역시 제재를 피해 수출을 계속 하면서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건데요.

국방비 지출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러시아는 산업 생산과 건설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특히 소매업 부분에서 성장이 뚜렷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방비 지출로 돈이 풀리면서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데, 러시아 의회가 내년 국방비 지출을 30% 가까이 인상하는 예산안을 승인했습니다.

[안드레이 마카로프/러시아 국가두마 예산위원장 : "군인들과 법 집행관 및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보장을 포함해, 국가의 방어 능력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금액이 지정됐습니다."]

러시아 GDP의 6%가 넘는 금액으로 우리 돈으로 174조 원을 국가 방위 부문에 지출하기로 한 건데요.

국방비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탄약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공급해야 하는 데다, 군 관련 인건비가 커지면서 전쟁 비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전선에 투입되는 인력에게 지급한 급여와 보상금이 올해 상반기까지 1년 동안 약 4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러시아는 군인에 대한 보상 수준을 크게 높였는데, 전선에서 숨진 빈곤층 젊은이들의 가족에게 막대한 보상금이 지급되면서 '데스노믹스', 죽음의 경제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규모 인력이 전장에 투입되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져 실업률도 크게 낮아지고, 실질임금도 높아지고 있죠?

[기자]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 국민들은 서방의 제재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크게 안 좋아 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 러시아 국내에서의 현금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하는데요.

실질 임금과 가처분 소득도 실제로 증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실질 임금 상승률은 2017년 이전에는 마이너스였는데, 전쟁 첫해인 2022년에 4.5%, 지난해에는 5.8% 상승했는데요.

올해 실질 임금도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질 가처분 소득도 3%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실업률이 크게 떨어진 부분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던 즈음 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2%대까지 내려가 옛 소련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장에 대규모 병력이 투입되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자 실업률이 대폭 하락하고 임금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하지만, 이 같은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곧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기자]

기본적으로 생산적인 경제가 아니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가 군사 분야에 막대한 지출을 지속하고, 돈이 많이 풀리면서 8%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각종 경제 제재로 자금 유출이 커지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올렸습니다.

이후 다시 기준금리를 7.5%까지 낮췄는데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기준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9%에서 21%로 인상했는데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 심화도 지적했는데, 중국 역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루블화 가치 하락은 러시아를 코너로 몰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올해 들어 러시아 기업 파산이 20% 증가한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힙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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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경제 어려울 줄 알았는데”…러시아 ‘데스노믹스’ 호황?
    • 입력 2024-11-28 15:21:49
    • 수정2024-11-28 15: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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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는데요.

길어지는 전쟁에 러시아 경제는 침체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과 달리 러시아 경제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러시아 경제 상황을 좀 알아볼까요?

지난해와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정도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죠?

[기자]

러시아는 서방의 지속적인 경제 제재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전쟁 첫해인 2022년에만 마이너스 2.1%를 기록했고, 지난해 3.6% 증가로 반등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러시아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4월 : "우리 경제가 얻은 모멘텀은 무엇보다도 기업과 업체들, 전체 기업 커뮤니티 노력의 결과입니다."]

IMF는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와 같은 3.6%로 전망했습니다.

러시아는 제조업 부문이 산업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며 제조업 부문이 올해 9월까지 8%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발표된 세계은행이 추산하는 구매력평가에서 러시아는 세계 4위로 독일과 일본을 제쳤는데요.

세계은행은 러시아를 고소득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지금도 강화되고 있지만, 경제 규모가 큰 중국과 인도가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러시아 역시 제재를 피해 수출을 계속 하면서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건데요.

국방비 지출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러시아는 산업 생산과 건설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특히 소매업 부분에서 성장이 뚜렷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방비 지출로 돈이 풀리면서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데, 러시아 의회가 내년 국방비 지출을 30% 가까이 인상하는 예산안을 승인했습니다.

[안드레이 마카로프/러시아 국가두마 예산위원장 : "군인들과 법 집행관 및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보장을 포함해, 국가의 방어 능력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금액이 지정됐습니다."]

러시아 GDP의 6%가 넘는 금액으로 우리 돈으로 174조 원을 국가 방위 부문에 지출하기로 한 건데요.

국방비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탄약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공급해야 하는 데다, 군 관련 인건비가 커지면서 전쟁 비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전선에 투입되는 인력에게 지급한 급여와 보상금이 올해 상반기까지 1년 동안 약 4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러시아는 군인에 대한 보상 수준을 크게 높였는데, 전선에서 숨진 빈곤층 젊은이들의 가족에게 막대한 보상금이 지급되면서 '데스노믹스', 죽음의 경제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규모 인력이 전장에 투입되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져 실업률도 크게 낮아지고, 실질임금도 높아지고 있죠?

[기자]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 국민들은 서방의 제재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크게 안 좋아 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 러시아 국내에서의 현금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하는데요.

실질 임금과 가처분 소득도 실제로 증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실질 임금 상승률은 2017년 이전에는 마이너스였는데, 전쟁 첫해인 2022년에 4.5%, 지난해에는 5.8% 상승했는데요.

올해 실질 임금도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질 가처분 소득도 3%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실업률이 크게 떨어진 부분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던 즈음 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2%대까지 내려가 옛 소련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장에 대규모 병력이 투입되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자 실업률이 대폭 하락하고 임금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하지만, 이 같은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곧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기자]

기본적으로 생산적인 경제가 아니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가 군사 분야에 막대한 지출을 지속하고, 돈이 많이 풀리면서 8%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각종 경제 제재로 자금 유출이 커지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올렸습니다.

이후 다시 기준금리를 7.5%까지 낮췄는데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기준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9%에서 21%로 인상했는데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 심화도 지적했는데, 중국 역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루블화 가치 하락은 러시아를 코너로 몰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올해 들어 러시아 기업 파산이 20% 증가한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힙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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