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희망을 안고 걸어요…DMZ 평화의 길
입력 2024.11.30 (09:00)
수정 2024.11.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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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길, 울산광역시 슬도에서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입니다.
이처럼 동해와 서해, 남해안은 물론 DMZ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길을 ‘코리아 둘레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길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이 완성됐습니다.
그 중 북쪽의 ‘DMZ 평화의 길’은 510킬로미터, 서른 다섯 개의 코스로 구성돼있는데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장예진 리포터가 연천군과 고양시에 위치한 DMZ 평화의 길에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푸른 계곡물의 청량한 물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산세를 따라 굽이진 물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두 DMZ 평화의 길 위에 펼쳐진 풍경입니다.
길이 510km, DMZ 평화의 길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눈 오는 날 연천의 평화의 길을 걸으니까 너무 색다른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 길’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이 완성됐습니다.
산과 해안, 강변을 따라 연결되고, 대한민국의 동서남북을 순환하는 국토 여행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홍성운/(사)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장 :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 지역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길이가 무려 4,500km로 굉장히 장거리 트레일(탐방로)입니다."]
코리아 둘레길은 동쪽의 해파랑길, 남쪽의 남파랑길, 서쪽의 서해랑길, 북쪽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됩니다.
모두 284개의 코스가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으로 이어져 있는데요.
그 중 DMZ 평화의 길은 서쪽 강화도에서 동쪽 고성까지, 모두 35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녘의 철원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의 ‘DMZ 평화의길’ 12코스에 나와 있습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고 두루미가 찾아온다는 바로 이곳을 함께 걸어보시죠.
올겨울 첫눈이 내린 날.
임진강이 흐르는 강변에 수직으로 솟은 돌기둥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DMZ 평화의 길 12코스에 해당되는 연천 동이리 주상절리입니다."]
길이 2km, 높이 25m의 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 동이리주상절리 일대 한탄강 지역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주상절리 두 개가 만나면서 붉은빛을 보여서 적벽이라고도 부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횡단 노선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노선 개발에 참여한 최해선 연구원은 접경지역 둘레길을 조성하며 유독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귀띔해 줍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민통선과 접경지역이다 보니까 언제나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부분으로 항상 기획이 됐고요."]
동이리 주상절리가 포함된 DMZ 평화의 길 12코스는 숭의전지부터 두루미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숭의전지는 고려시대 충신과 명장의 위패를 보관한 장소인데요.
이처럼 평화의 길은 DMZ 생태계는 물론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노선을 정비하고 점검하는 자원 활동가, 즉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둘레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이들이 바라는 평화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눈길을 뚫고 달려온 여행객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광주요. (새벽부터 오셨나 봐요?) 어제 왔어요."]
먼 길을 달려 DMZ평화의길에 왔지만 쉴새 없이 내리는 눈발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춘임/광주광역시 : "평화의 길이라 마음마저 평화스럽게 느껴지고 또 그 길을 한번 꼭 걸어봐야겠다고 왔는데 오늘 또 일기 관계로 못 간다고 해서 아쉽긴 하지만…."]
DMZ 평화의 길 지킴이로 활동 중인 전종철 씨.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오늘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DMZ 평화의 길 ‘4-1코스’ 모니터링하러 나왔습니다. (길을 모니터링해요?) DMZ 평화의 길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길의 유지 보수 상태를 점검하고 안내 사인도 정비하고 환경 정화 활동도 하는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지킴이 곁에는 특별한 분이 동행하고 있었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옆에 계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제 짝꿍입니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평화의 길 동행인입니다."]
전종철 지킴이가 맡은 4-1 코스는 행주산성대첩문에서 출발해 한강 철책길을 지나 고양종합운동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염없이 쌓이는 눈을 치우러 나선 전종철 씨 부부.
평화의 길에서, 평화로운 부부생활의 비법을 전합니다.
["(두 분 원래 이렇게 말씀이 별로 없으세요?) 마음으로 통하고 대화는 안 하고 있습니다.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아세요?) 환경이 좋구나, 풍경이 좋구나 생각하죠. 자연을 즐기러 나왔으니까."]
길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을 점검하는 것도 지킴이의 역할입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길을 걷는 사람들이 방향을 잃지 않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직접 걸으며 나뭇가지나 기둥에 녹색 리본을 묶어 이정표도 만들어 줍니다.
리본 끈에 그려진 비둘기는 평화를.
초록색은 자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이게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고 탈색이 되고 또 바람에 나부끼면 훼손이 됩니다. 그럼 길을 걷는 분들이 보셨을 때 지저분하니까 바꿔주기도 하고 없는 곳에 달아주기도 하 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DMZ 평화의 길’에는 쉼터이자 거점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양의 거점센터 ‘나들라온’은 군 막사를 개조한 공간인데, 휴식과 병영 체험이 함께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게 밥이에요. 밥."]
["준비하시고, 한쪽 눈 감고. (쏘세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사격 연습에도 나섭니다.
[조은솔/경기도 고양특례시 : "(오늘 뭐 하러 왔어요?) 총 쏘러 왔어요."]
DMZ 평화의 길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추억들.
전종철 씨 부부도 지킴이 활동을 통해 남다른 경험을 쌓아갔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자연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좋습니다."]
언젠가는 남에서 북으로 함께, 그리고 더 긴 길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전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DMZ 평화의 길을 걷다 보면 북한을 바라보게 되거든요. 북한을 바라보면 가까이는 개성 송악산도 보이고, 고성에 가면 금강산도 보이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송악산이나 금강산 더 멀리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분단의 철책을 넘고 두만강, 압록강까지 이어 한반도 전체를 둘러싸는 둘레길을 만들라고, 저 멀리 북녘의 산과 강, 바다가 탐방객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길, 울산광역시 슬도에서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입니다.
이처럼 동해와 서해, 남해안은 물론 DMZ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길을 ‘코리아 둘레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길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이 완성됐습니다.
그 중 북쪽의 ‘DMZ 평화의 길’은 510킬로미터, 서른 다섯 개의 코스로 구성돼있는데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장예진 리포터가 연천군과 고양시에 위치한 DMZ 평화의 길에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푸른 계곡물의 청량한 물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산세를 따라 굽이진 물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두 DMZ 평화의 길 위에 펼쳐진 풍경입니다.
길이 510km, DMZ 평화의 길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눈 오는 날 연천의 평화의 길을 걸으니까 너무 색다른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 길’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이 완성됐습니다.
산과 해안, 강변을 따라 연결되고, 대한민국의 동서남북을 순환하는 국토 여행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홍성운/(사)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장 :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 지역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길이가 무려 4,500km로 굉장히 장거리 트레일(탐방로)입니다."]
코리아 둘레길은 동쪽의 해파랑길, 남쪽의 남파랑길, 서쪽의 서해랑길, 북쪽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됩니다.
모두 284개의 코스가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으로 이어져 있는데요.
그 중 DMZ 평화의 길은 서쪽 강화도에서 동쪽 고성까지, 모두 35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녘의 철원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의 ‘DMZ 평화의길’ 12코스에 나와 있습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고 두루미가 찾아온다는 바로 이곳을 함께 걸어보시죠.
올겨울 첫눈이 내린 날.
임진강이 흐르는 강변에 수직으로 솟은 돌기둥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DMZ 평화의 길 12코스에 해당되는 연천 동이리 주상절리입니다."]
길이 2km, 높이 25m의 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 동이리주상절리 일대 한탄강 지역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주상절리 두 개가 만나면서 붉은빛을 보여서 적벽이라고도 부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횡단 노선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노선 개발에 참여한 최해선 연구원은 접경지역 둘레길을 조성하며 유독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귀띔해 줍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민통선과 접경지역이다 보니까 언제나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부분으로 항상 기획이 됐고요."]
동이리 주상절리가 포함된 DMZ 평화의 길 12코스는 숭의전지부터 두루미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숭의전지는 고려시대 충신과 명장의 위패를 보관한 장소인데요.
이처럼 평화의 길은 DMZ 생태계는 물론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노선을 정비하고 점검하는 자원 활동가, 즉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둘레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이들이 바라는 평화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눈길을 뚫고 달려온 여행객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광주요. (새벽부터 오셨나 봐요?) 어제 왔어요."]
먼 길을 달려 DMZ평화의길에 왔지만 쉴새 없이 내리는 눈발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춘임/광주광역시 : "평화의 길이라 마음마저 평화스럽게 느껴지고 또 그 길을 한번 꼭 걸어봐야겠다고 왔는데 오늘 또 일기 관계로 못 간다고 해서 아쉽긴 하지만…."]
DMZ 평화의 길 지킴이로 활동 중인 전종철 씨.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오늘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DMZ 평화의 길 ‘4-1코스’ 모니터링하러 나왔습니다. (길을 모니터링해요?) DMZ 평화의 길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길의 유지 보수 상태를 점검하고 안내 사인도 정비하고 환경 정화 활동도 하는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지킴이 곁에는 특별한 분이 동행하고 있었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옆에 계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제 짝꿍입니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평화의 길 동행인입니다."]
전종철 지킴이가 맡은 4-1 코스는 행주산성대첩문에서 출발해 한강 철책길을 지나 고양종합운동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염없이 쌓이는 눈을 치우러 나선 전종철 씨 부부.
평화의 길에서, 평화로운 부부생활의 비법을 전합니다.
["(두 분 원래 이렇게 말씀이 별로 없으세요?) 마음으로 통하고 대화는 안 하고 있습니다.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아세요?) 환경이 좋구나, 풍경이 좋구나 생각하죠. 자연을 즐기러 나왔으니까."]
길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을 점검하는 것도 지킴이의 역할입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길을 걷는 사람들이 방향을 잃지 않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직접 걸으며 나뭇가지나 기둥에 녹색 리본을 묶어 이정표도 만들어 줍니다.
리본 끈에 그려진 비둘기는 평화를.
초록색은 자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이게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고 탈색이 되고 또 바람에 나부끼면 훼손이 됩니다. 그럼 길을 걷는 분들이 보셨을 때 지저분하니까 바꿔주기도 하고 없는 곳에 달아주기도 하 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DMZ 평화의 길’에는 쉼터이자 거점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양의 거점센터 ‘나들라온’은 군 막사를 개조한 공간인데, 휴식과 병영 체험이 함께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게 밥이에요. 밥."]
["준비하시고, 한쪽 눈 감고. (쏘세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사격 연습에도 나섭니다.
[조은솔/경기도 고양특례시 : "(오늘 뭐 하러 왔어요?) 총 쏘러 왔어요."]
DMZ 평화의 길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추억들.
전종철 씨 부부도 지킴이 활동을 통해 남다른 경험을 쌓아갔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자연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좋습니다."]
언젠가는 남에서 북으로 함께, 그리고 더 긴 길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전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DMZ 평화의 길을 걷다 보면 북한을 바라보게 되거든요. 북한을 바라보면 가까이는 개성 송악산도 보이고, 고성에 가면 금강산도 보이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송악산이나 금강산 더 멀리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분단의 철책을 넘고 두만강, 압록강까지 이어 한반도 전체를 둘러싸는 둘레길을 만들라고, 저 멀리 북녘의 산과 강, 바다가 탐방객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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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로 미래로] 희망을 안고 걸어요…DMZ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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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30 09:00:01
- 수정2024-11-30 09:05:56
[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길, 울산광역시 슬도에서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입니다.
이처럼 동해와 서해, 남해안은 물론 DMZ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길을 ‘코리아 둘레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길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이 완성됐습니다.
그 중 북쪽의 ‘DMZ 평화의 길’은 510킬로미터, 서른 다섯 개의 코스로 구성돼있는데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장예진 리포터가 연천군과 고양시에 위치한 DMZ 평화의 길에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푸른 계곡물의 청량한 물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산세를 따라 굽이진 물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두 DMZ 평화의 길 위에 펼쳐진 풍경입니다.
길이 510km, DMZ 평화의 길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눈 오는 날 연천의 평화의 길을 걸으니까 너무 색다른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 길’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이 완성됐습니다.
산과 해안, 강변을 따라 연결되고, 대한민국의 동서남북을 순환하는 국토 여행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홍성운/(사)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장 :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 지역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길이가 무려 4,500km로 굉장히 장거리 트레일(탐방로)입니다."]
코리아 둘레길은 동쪽의 해파랑길, 남쪽의 남파랑길, 서쪽의 서해랑길, 북쪽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됩니다.
모두 284개의 코스가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으로 이어져 있는데요.
그 중 DMZ 평화의 길은 서쪽 강화도에서 동쪽 고성까지, 모두 35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녘의 철원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의 ‘DMZ 평화의길’ 12코스에 나와 있습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고 두루미가 찾아온다는 바로 이곳을 함께 걸어보시죠.
올겨울 첫눈이 내린 날.
임진강이 흐르는 강변에 수직으로 솟은 돌기둥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DMZ 평화의 길 12코스에 해당되는 연천 동이리 주상절리입니다."]
길이 2km, 높이 25m의 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 동이리주상절리 일대 한탄강 지역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주상절리 두 개가 만나면서 붉은빛을 보여서 적벽이라고도 부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횡단 노선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노선 개발에 참여한 최해선 연구원은 접경지역 둘레길을 조성하며 유독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귀띔해 줍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민통선과 접경지역이다 보니까 언제나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부분으로 항상 기획이 됐고요."]
동이리 주상절리가 포함된 DMZ 평화의 길 12코스는 숭의전지부터 두루미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숭의전지는 고려시대 충신과 명장의 위패를 보관한 장소인데요.
이처럼 평화의 길은 DMZ 생태계는 물론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노선을 정비하고 점검하는 자원 활동가, 즉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둘레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이들이 바라는 평화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눈길을 뚫고 달려온 여행객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광주요. (새벽부터 오셨나 봐요?) 어제 왔어요."]
먼 길을 달려 DMZ평화의길에 왔지만 쉴새 없이 내리는 눈발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춘임/광주광역시 : "평화의 길이라 마음마저 평화스럽게 느껴지고 또 그 길을 한번 꼭 걸어봐야겠다고 왔는데 오늘 또 일기 관계로 못 간다고 해서 아쉽긴 하지만…."]
DMZ 평화의 길 지킴이로 활동 중인 전종철 씨.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오늘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DMZ 평화의 길 ‘4-1코스’ 모니터링하러 나왔습니다. (길을 모니터링해요?) DMZ 평화의 길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길의 유지 보수 상태를 점검하고 안내 사인도 정비하고 환경 정화 활동도 하는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지킴이 곁에는 특별한 분이 동행하고 있었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옆에 계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제 짝꿍입니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평화의 길 동행인입니다."]
전종철 지킴이가 맡은 4-1 코스는 행주산성대첩문에서 출발해 한강 철책길을 지나 고양종합운동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염없이 쌓이는 눈을 치우러 나선 전종철 씨 부부.
평화의 길에서, 평화로운 부부생활의 비법을 전합니다.
["(두 분 원래 이렇게 말씀이 별로 없으세요?) 마음으로 통하고 대화는 안 하고 있습니다.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아세요?) 환경이 좋구나, 풍경이 좋구나 생각하죠. 자연을 즐기러 나왔으니까."]
길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을 점검하는 것도 지킴이의 역할입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길을 걷는 사람들이 방향을 잃지 않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직접 걸으며 나뭇가지나 기둥에 녹색 리본을 묶어 이정표도 만들어 줍니다.
리본 끈에 그려진 비둘기는 평화를.
초록색은 자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이게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고 탈색이 되고 또 바람에 나부끼면 훼손이 됩니다. 그럼 길을 걷는 분들이 보셨을 때 지저분하니까 바꿔주기도 하고 없는 곳에 달아주기도 하 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DMZ 평화의 길’에는 쉼터이자 거점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양의 거점센터 ‘나들라온’은 군 막사를 개조한 공간인데, 휴식과 병영 체험이 함께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게 밥이에요. 밥."]
["준비하시고, 한쪽 눈 감고. (쏘세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사격 연습에도 나섭니다.
[조은솔/경기도 고양특례시 : "(오늘 뭐 하러 왔어요?) 총 쏘러 왔어요."]
DMZ 평화의 길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추억들.
전종철 씨 부부도 지킴이 활동을 통해 남다른 경험을 쌓아갔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자연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좋습니다."]
언젠가는 남에서 북으로 함께, 그리고 더 긴 길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전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DMZ 평화의 길을 걷다 보면 북한을 바라보게 되거든요. 북한을 바라보면 가까이는 개성 송악산도 보이고, 고성에 가면 금강산도 보이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송악산이나 금강산 더 멀리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분단의 철책을 넘고 두만강, 압록강까지 이어 한반도 전체를 둘러싸는 둘레길을 만들라고, 저 멀리 북녘의 산과 강, 바다가 탐방객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길, 울산광역시 슬도에서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입니다.
이처럼 동해와 서해, 남해안은 물론 DMZ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길을 ‘코리아 둘레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길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이 완성됐습니다.
그 중 북쪽의 ‘DMZ 평화의 길’은 510킬로미터, 서른 다섯 개의 코스로 구성돼있는데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장예진 리포터가 연천군과 고양시에 위치한 DMZ 평화의 길에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푸른 계곡물의 청량한 물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산세를 따라 굽이진 물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두 DMZ 평화의 길 위에 펼쳐진 풍경입니다.
길이 510km, DMZ 평화의 길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눈 오는 날 연천의 평화의 길을 걸으니까 너무 색다른데요."]
지난 9월, ‘DMZ 평화의 길’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코리아 둘레길’이 완성됐습니다.
산과 해안, 강변을 따라 연결되고, 대한민국의 동서남북을 순환하는 국토 여행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홍성운/(사)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장 :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 지역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길이가 무려 4,500km로 굉장히 장거리 트레일(탐방로)입니다."]
코리아 둘레길은 동쪽의 해파랑길, 남쪽의 남파랑길, 서쪽의 서해랑길, 북쪽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됩니다.
모두 284개의 코스가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으로 이어져 있는데요.
그 중 DMZ 평화의 길은 서쪽 강화도에서 동쪽 고성까지, 모두 35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녘의 철원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의 ‘DMZ 평화의길’ 12코스에 나와 있습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고 두루미가 찾아온다는 바로 이곳을 함께 걸어보시죠.
올겨울 첫눈이 내린 날.
임진강이 흐르는 강변에 수직으로 솟은 돌기둥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DMZ 평화의 길 12코스에 해당되는 연천 동이리 주상절리입니다."]
길이 2km, 높이 25m의 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 동이리주상절리 일대 한탄강 지역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주상절리 두 개가 만나면서 붉은빛을 보여서 적벽이라고도 부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횡단 노선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노선 개발에 참여한 최해선 연구원은 접경지역 둘레길을 조성하며 유독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귀띔해 줍니다.
[최해선/(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 "민통선과 접경지역이다 보니까 언제나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부분으로 항상 기획이 됐고요."]
동이리 주상절리가 포함된 DMZ 평화의 길 12코스는 숭의전지부터 두루미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숭의전지는 고려시대 충신과 명장의 위패를 보관한 장소인데요.
이처럼 평화의 길은 DMZ 생태계는 물론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노선을 정비하고 점검하는 자원 활동가, 즉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둘레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이들이 바라는 평화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눈길을 뚫고 달려온 여행객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광주요. (새벽부터 오셨나 봐요?) 어제 왔어요."]
먼 길을 달려 DMZ평화의길에 왔지만 쉴새 없이 내리는 눈발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춘임/광주광역시 : "평화의 길이라 마음마저 평화스럽게 느껴지고 또 그 길을 한번 꼭 걸어봐야겠다고 왔는데 오늘 또 일기 관계로 못 간다고 해서 아쉽긴 하지만…."]
DMZ 평화의 길 지킴이로 활동 중인 전종철 씨.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오늘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DMZ 평화의 길 ‘4-1코스’ 모니터링하러 나왔습니다. (길을 모니터링해요?) DMZ 평화의 길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길의 유지 보수 상태를 점검하고 안내 사인도 정비하고 환경 정화 활동도 하는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지킴이 곁에는 특별한 분이 동행하고 있었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옆에 계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제 짝꿍입니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평화의 길 동행인입니다."]
전종철 지킴이가 맡은 4-1 코스는 행주산성대첩문에서 출발해 한강 철책길을 지나 고양종합운동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염없이 쌓이는 눈을 치우러 나선 전종철 씨 부부.
평화의 길에서, 평화로운 부부생활의 비법을 전합니다.
["(두 분 원래 이렇게 말씀이 별로 없으세요?) 마음으로 통하고 대화는 안 하고 있습니다.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아세요?) 환경이 좋구나, 풍경이 좋구나 생각하죠. 자연을 즐기러 나왔으니까."]
길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을 점검하는 것도 지킴이의 역할입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길을 걷는 사람들이 방향을 잃지 않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직접 걸으며 나뭇가지나 기둥에 녹색 리본을 묶어 이정표도 만들어 줍니다.
리본 끈에 그려진 비둘기는 평화를.
초록색은 자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이게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고 탈색이 되고 또 바람에 나부끼면 훼손이 됩니다. 그럼 길을 걷는 분들이 보셨을 때 지저분하니까 바꿔주기도 하고 없는 곳에 달아주기도 하 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DMZ 평화의 길’에는 쉼터이자 거점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양의 거점센터 ‘나들라온’은 군 막사를 개조한 공간인데, 휴식과 병영 체험이 함께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게 밥이에요. 밥."]
["준비하시고, 한쪽 눈 감고. (쏘세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사격 연습에도 나섭니다.
[조은솔/경기도 고양특례시 : "(오늘 뭐 하러 왔어요?) 총 쏘러 왔어요."]
DMZ 평화의 길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추억들.
전종철 씨 부부도 지킴이 활동을 통해 남다른 경험을 쌓아갔는데요.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자연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좋습니다."]
언젠가는 남에서 북으로 함께, 그리고 더 긴 길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전합니다.
[전종철/DMZ 평화의 길 지킴이 : "DMZ 평화의 길을 걷다 보면 북한을 바라보게 되거든요. 북한을 바라보면 가까이는 개성 송악산도 보이고, 고성에 가면 금강산도 보이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송악산이나 금강산 더 멀리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분단의 철책을 넘고 두만강, 압록강까지 이어 한반도 전체를 둘러싸는 둘레길을 만들라고, 저 멀리 북녘의 산과 강, 바다가 탐방객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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