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뿜어내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앵커]

전기차 화재는 끄기도 어렵지만 화재 시 배출할 수 있는 유독가스도 큰 위협이 됩니다.

실험을 해보니 일산화탄소, 불화수소같은 유독물질이 나오는 게 확인됐습니다.

이은정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시작된 이 화재로 차량 87대가 불탔고 주민 2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전기차뿐 아니라 전동 킥보드, 골프장 카트 같은 배터리 화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51건이던 배터리 화재는 지난해 17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불이 난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입니다.

전기차 배터리가 탈 때 발생하는 가스 성분 분석 실험을 해봤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을 붙이자.

["하나, 둘, 셋."]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시작되고, 배터리셀 전체로 불이 옮겨붙습니다.

발화 시작부터 진화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남짓.

그 사이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나오는 게 확인됐고, 특히 호흡기에 매우 치명적인 불화수소 검출이 두드려졌습니다.

[한대만/경기도북부특수대응단 소방장 : "불화수소는 발화 시작부터 계속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습니다. 그밖에 여러 가지 물질들이 다량으로 검출되고 있는데…."]

또 국내 실험에서는 처음으로 유독물질인 헥사클로로에탄도 검출됐습니다.

눈에 닿으면 자극을 일으키고 간이나 신장,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입니다.

[양철규/경기 양주소방서 화재조사관 : "신생 전기차 화재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보호 장구는 조금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아요 "]

소방 당국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재난 현장 대응 매뉴얼과 소방대원 보호장비 등을 개선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