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처단 안당하는 거지?” 의대 교수들 시국선언 [지금뉴스]
입력 2024.12.08 (21:27)
수정 2024.12.0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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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늘(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시국 선언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시국 선언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 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의료 개악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의비는 "의료 농단, 교육 농단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전공의 수련과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의대 증원 정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비상계엄 당일의 일화를 소개한 곽재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의 발언입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곽재건이라고 합니다.
계엄령 선포가 있었던 날, 밤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아기들 보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애를 데리러 나가려는데 학원에 있는 그 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올 수 있어? 끌려가는 거 아니야? 혼자 갈게. 집에 있는 그의 동생도 계엄령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아빠 끌려가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군요. 아빠는 병원에서 환자 옆에서 계속 일했으니까 처단 안 당하는 거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아이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2024년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이게 애들이 해야 될 걱정입니까?
어 그래 아빠는 환자 곁에 있었지만 여기저기 정부가 시행하려는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말들 떠들고 다녀서 언제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하고 나와서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애와 손 잡고 걸어오면서 헬리콥터가 하늘로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까 무장한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동영상이 있더군요.
사직서가 수리돼서 그들이 말하는 처단 대상이 이미 명백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단 운운하며 지목당한 우리 후배 전공의들은 얼마나 화나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립니다. 의료인은 국민이 아닙니까?
정부 관료들과 여당 정치인들은 정치인들은 이런 무섭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버젓이 자행한 대통령을 결국에는 비호하고 옹호하였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던 중국 요순시대의 백성들은 임금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너무도 말도 안 되는 이유와 근거로 행사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 관료와 여당의 의원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자리와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것일 것입니다.
그 자리와 권력이 의료, 경제, 교육, 외교, 국방을 한 방에 다 날려버린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대통령을 비호해가면서까지 지켜야 될 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은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명을 이미 남겼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고 그만 이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동안의 실정들을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야당 정치인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지금의 행동들이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 마음속의 진심이 오롯이 국민을 향하고 있습니까? 그저 상대의 권력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왕을 추대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은 아닙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 이 자를 끌어내리면 또 다른 이 윤석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똑같이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사들 사이를 또 의사 외에 다른 의료인들과 의사 사이를 갈라치고 의료 개악을 진행해 나갈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불과 수년 전 코로나 시기에 당신들이 하려고 했던 지금의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을 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우리들 자신의 의지이지 또 다른 이런 정치인들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심각한 의료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의 사망률이 치솟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이 시점에 의료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저 권력 다툼, 상대 비난과 끌어내리기에 급급한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표 한 장 더 받으려고 의대 신설 등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당신네들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부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고 싸우고 있는 선한 의사들의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듣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나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환자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 개악들을 전면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들은 시국 선언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 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의료 개악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의비는 "의료 농단, 교육 농단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전공의 수련과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의대 증원 정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비상계엄 당일의 일화를 소개한 곽재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의 발언입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곽재건이라고 합니다.
계엄령 선포가 있었던 날, 밤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아기들 보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애를 데리러 나가려는데 학원에 있는 그 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올 수 있어? 끌려가는 거 아니야? 혼자 갈게. 집에 있는 그의 동생도 계엄령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아빠 끌려가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군요. 아빠는 병원에서 환자 옆에서 계속 일했으니까 처단 안 당하는 거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아이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2024년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이게 애들이 해야 될 걱정입니까?
어 그래 아빠는 환자 곁에 있었지만 여기저기 정부가 시행하려는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말들 떠들고 다녀서 언제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하고 나와서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애와 손 잡고 걸어오면서 헬리콥터가 하늘로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까 무장한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동영상이 있더군요.
사직서가 수리돼서 그들이 말하는 처단 대상이 이미 명백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단 운운하며 지목당한 우리 후배 전공의들은 얼마나 화나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립니다. 의료인은 국민이 아닙니까?
정부 관료들과 여당 정치인들은 정치인들은 이런 무섭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버젓이 자행한 대통령을 결국에는 비호하고 옹호하였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던 중국 요순시대의 백성들은 임금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너무도 말도 안 되는 이유와 근거로 행사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 관료와 여당의 의원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자리와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것일 것입니다.
그 자리와 권력이 의료, 경제, 교육, 외교, 국방을 한 방에 다 날려버린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대통령을 비호해가면서까지 지켜야 될 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은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명을 이미 남겼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고 그만 이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동안의 실정들을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야당 정치인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지금의 행동들이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 마음속의 진심이 오롯이 국민을 향하고 있습니까? 그저 상대의 권력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왕을 추대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은 아닙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 이 자를 끌어내리면 또 다른 이 윤석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똑같이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사들 사이를 또 의사 외에 다른 의료인들과 의사 사이를 갈라치고 의료 개악을 진행해 나갈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불과 수년 전 코로나 시기에 당신들이 하려고 했던 지금의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을 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우리들 자신의 의지이지 또 다른 이런 정치인들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심각한 의료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의 사망률이 치솟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이 시점에 의료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저 권력 다툼, 상대 비난과 끌어내리기에 급급한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표 한 장 더 받으려고 의대 신설 등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당신네들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부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고 싸우고 있는 선한 의사들의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듣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나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환자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 개악들을 전면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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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12-08 21:28:13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늘(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시국 선언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시국 선언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 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의료 개악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의비는 "의료 농단, 교육 농단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전공의 수련과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의대 증원 정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비상계엄 당일의 일화를 소개한 곽재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의 발언입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곽재건이라고 합니다.
계엄령 선포가 있었던 날, 밤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아기들 보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애를 데리러 나가려는데 학원에 있는 그 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올 수 있어? 끌려가는 거 아니야? 혼자 갈게. 집에 있는 그의 동생도 계엄령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아빠 끌려가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군요. 아빠는 병원에서 환자 옆에서 계속 일했으니까 처단 안 당하는 거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아이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2024년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이게 애들이 해야 될 걱정입니까?
어 그래 아빠는 환자 곁에 있었지만 여기저기 정부가 시행하려는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말들 떠들고 다녀서 언제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하고 나와서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애와 손 잡고 걸어오면서 헬리콥터가 하늘로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까 무장한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동영상이 있더군요.
사직서가 수리돼서 그들이 말하는 처단 대상이 이미 명백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단 운운하며 지목당한 우리 후배 전공의들은 얼마나 화나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립니다. 의료인은 국민이 아닙니까?
정부 관료들과 여당 정치인들은 정치인들은 이런 무섭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버젓이 자행한 대통령을 결국에는 비호하고 옹호하였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던 중국 요순시대의 백성들은 임금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너무도 말도 안 되는 이유와 근거로 행사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 관료와 여당의 의원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자리와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것일 것입니다.
그 자리와 권력이 의료, 경제, 교육, 외교, 국방을 한 방에 다 날려버린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대통령을 비호해가면서까지 지켜야 될 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은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명을 이미 남겼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고 그만 이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동안의 실정들을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야당 정치인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지금의 행동들이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 마음속의 진심이 오롯이 국민을 향하고 있습니까? 그저 상대의 권력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왕을 추대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은 아닙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 이 자를 끌어내리면 또 다른 이 윤석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똑같이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사들 사이를 또 의사 외에 다른 의료인들과 의사 사이를 갈라치고 의료 개악을 진행해 나갈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불과 수년 전 코로나 시기에 당신들이 하려고 했던 지금의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을 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우리들 자신의 의지이지 또 다른 이런 정치인들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심각한 의료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의 사망률이 치솟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이 시점에 의료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저 권력 다툼, 상대 비난과 끌어내리기에 급급한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표 한 장 더 받으려고 의대 신설 등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당신네들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부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고 싸우고 있는 선한 의사들의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듣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나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환자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 개악들을 전면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들은 시국 선언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 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의료 개악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의비는 "의료 농단, 교육 농단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전공의 수련과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의대 증원 정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비상계엄 당일의 일화를 소개한 곽재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의 발언입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곽재건이라고 합니다.
계엄령 선포가 있었던 날, 밤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아기들 보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애를 데리러 나가려는데 학원에 있는 그 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올 수 있어? 끌려가는 거 아니야? 혼자 갈게. 집에 있는 그의 동생도 계엄령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아빠 끌려가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군요. 아빠는 병원에서 환자 옆에서 계속 일했으니까 처단 안 당하는 거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아이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2024년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이게 애들이 해야 될 걱정입니까?
어 그래 아빠는 환자 곁에 있었지만 여기저기 정부가 시행하려는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말들 떠들고 다녀서 언제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하고 나와서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애와 손 잡고 걸어오면서 헬리콥터가 하늘로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까 무장한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동영상이 있더군요.
사직서가 수리돼서 그들이 말하는 처단 대상이 이미 명백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단 운운하며 지목당한 우리 후배 전공의들은 얼마나 화나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립니다. 의료인은 국민이 아닙니까?
정부 관료들과 여당 정치인들은 정치인들은 이런 무섭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버젓이 자행한 대통령을 결국에는 비호하고 옹호하였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던 중국 요순시대의 백성들은 임금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너무도 말도 안 되는 이유와 근거로 행사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 관료와 여당의 의원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자리와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것일 것입니다.
그 자리와 권력이 의료, 경제, 교육, 외교, 국방을 한 방에 다 날려버린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대통령을 비호해가면서까지 지켜야 될 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은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명을 이미 남겼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고 그만 이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동안의 실정들을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야당 정치인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지금의 행동들이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 마음속의 진심이 오롯이 국민을 향하고 있습니까? 그저 상대의 권력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왕을 추대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은 아닙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 이 자를 끌어내리면 또 다른 이 윤석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똑같이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사들 사이를 또 의사 외에 다른 의료인들과 의사 사이를 갈라치고 의료 개악을 진행해 나갈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불과 수년 전 코로나 시기에 당신들이 하려고 했던 지금의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을 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우리들 자신의 의지이지 또 다른 이런 정치인들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심각한 의료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의 사망률이 치솟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이 시점에 의료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저 권력 다툼, 상대 비난과 끌어내리기에 급급한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표 한 장 더 받으려고 의대 신설 등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당신네들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부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고 싸우고 있는 선한 의사들의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듣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나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환자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 개악들을 전면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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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기자 ma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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