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에 응원봉, 커피 선결제…청년들이 바꾼 집회 풍경

[앵커]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연일 열리고 있는데요.

청년층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집회 현장엔 새로운 문화와 풍경이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원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합니다.

하지만 결제는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이른바 '선결제'를 해준 겁니다.

[카페 손님-직원 : "(사장님 저희 그 선결제로….) 어느 분이실까요? (○○○이요.) ○○○ 님이요, 잠시만요."]

선결제를 한 사람들은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카페 이름과 결제한 음료 수량을 SNS에 올립니다.

[김선아·김가은/경기 화성·경기 김포 : "(시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이렇게라도 마음을 전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약간 더 의지가 불타오르고."]

집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일대 카페엔 이런 '선결제'가 이루어지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오경채/카페 직원 : "컵도 빌리고 원두도 여기저기 전화해서 빌릴 만큼 너무 많이 들어와서. (재료가 부족해) 못 받은 것만 거의 500잔 정도."]

점주들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음료를 만듭니다.

[이명아/카페 점주 : "저도 그냥 같이 뭔가 시위에 참여했다 그런 느낌이긴 해요. 좀 기다리거나 그럴 때도 재촉하시는 분 없으시고."]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무도 없는~"]

아이돌 콘서트에서 쓰던 형형색색 응원봉이 국회 앞을 메웠습니다.

[우○○/서울 마포구 : "정치와 삶은 크게 나눌 수 없는 거라고 일단은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 나왔습니다. 세븐틴 사랑해, 세븐틴 짱!"]

'집에 누워있기 연합' 같은 개성 있는 단체의 깃발도 여러 개 눈에 띕니다.

[김예림/서울 구로구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마저 지금 나올 만큼 사태가 심각하고. 사태를 빨리 끝내고 저희도 이제 다시 원활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고 개성이 두드러진 집회 현장.

하지만 결국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인 이유는 같았습니다.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하자! 탄핵하자!"]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박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