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몸 던져 막았을 것”…국힘 도의원들 하나둘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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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하나둘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탄핵 찬성 입장과 함께 '나라면 몸을 던져 막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남근 국민의힘 제주도의원은 어제(11일) 열린 제434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부 여당 소속 의원으로서 진심으로 제주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큰 걱정과 혼란을 야기한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서 특별히 더 당혹·혼란스러웠다"며 "이번 사태를 기회로 국민의힘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기보단 여야, 지역사회 모두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혜안을 찾아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탄핵 찬성", "나라면 몸 던져 막았을 것" 목소리 나와
이남근 의원은 임시회가 끝난 뒤 KBS와의 인터뷰에서 "질서 있는 퇴진을 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며 "저는 분명히 탄핵은 찬성"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강하영 제주도의원도 KBS 취재진에게 공식 사과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 의원은 "우선 도민들,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일어나 저희도 무척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습니다.
강 의원은 이어 "대통령의 판단도 잘못됐지만, 말리지 못한 국무위원, 참모들도 잘못"이라며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했다. 저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강 의원은 "정치적인 부분은 어떤 게 정답일지 모르겠지만, 모든 결과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길이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령만큼은 분명히 잘못됐고, 확실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명확히 한다"고 전했습니다.
강 의원은 "제가 생각했던 정치하고 최근 벌어진 일이 너무 틀리기 때문에 다른 걸 다 떠나서 계엄 한 것만큼은 잘못된 선택이고, 이에 대해 책임은 어떤 식으로든 져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강경문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중앙당과 국회가 돌아가는 걸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강 의원은 연말 제주도 관광 특수 등 경제를 우려하며 "하야든 탄핵이든 결정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 국민의힘 제주도당 입장과 다른 목소리…'리더십 흔들'
이런 입장은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는 결이 다른 발언들입니다.
김승욱 위원장은 지난 9일 KBS제주 <라디오 제주포커스>에 출연해 "그날(비상계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계엄군이 국회를 완전히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강한 의도가 없었던 것 같다", "국민들이 감성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좀 더 이성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당을 '이념의 결사체'라고 밝힌 김 위원장은 비상계엄령을 반헌법적 행위로 규정한 한동훈 당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제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잇따르는 탈당 문의에 대해선 '항의 전화는 오지만 탈당은 한두 명'뿐이라며 '국민의힘 기본 입장은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하나둘 당과 다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지난 9일 제주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들은 하얀 국화를 들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방문했습니다. 국민의힘이 탄핵을 거부했다며 정당 해산과 2차 내란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1시간여 동안 이어진 3차례의 방문에도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 제주도의회 '윤 대통령 즉각 하야 및 탄핵 촉구 긴급 결의안' 채택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 즉각 하야 및 탄핵 촉구 긴급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재석의원 41명 가운데 30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 중 11명은 기권, 1명은 투표에 불참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다시금 거세졌습니다.
제주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 등에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도민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내란정당으로 전락했다"며 "지방자치를 지킬 의지가 없는 도의원들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 비판했습니다.
김승욱 도당 위원장의 '계엄군이 국회를 완전히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내란 시도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정엽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도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12명이 모여서 논의했고, 기권으로 처리하는 것이 현 시점의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입장 표명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앙당과의 교감을 최대한 숙고하며 기다려야 될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상수 국민의힘 의원은 "도의회 결의안 채택은 민주당 측에서 갑자기 원내대표에게 통보식으로 진행돼 전혀 몰랐다"며 "그래서 참여는 하되 기권을 하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의원은 "지금 시민이나 도민들의 생각이 국민의힘 중앙당과의 생각하고 조금 다르다"며 "우리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명분과 타이밍을 보고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연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탄핵소추 표결은 개인적으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은 제주도당이 중앙당을 바라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강 의원은 "우리가 지금, 이 상황에서 도민들한테 뭐라고 얘기할 게 있겠느냐"며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연일 떨어지는 지지율은 물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국민의힘으로 향하고, 지역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도의원들의 답답함이 한계에 달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두 번째 탄핵 위기 "부끄러워 다니지 못하겠다…죽을 맛"
고태민 국민의힘 의원은 "솔직히 부끄러워서 어디 다니지를 못하겠다"며 "국민의힘 도의원으로서 죽을 맛"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고 의원은 "국민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고 의원은 안 그래도 어려운 제주 지역에서 오랜 기간 선거를 해왔는데, 두 번째 탄핵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안그래도 보수 열세 지역인 제주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지역 표밭을 일궈왔는데, 거듭 싸잡아 비판을 받는 데에 대한 하소연으로 풀이됩니다.
김황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경솔했다. 그 부분은 제가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며 "탄핵 소추안 표결 투표권은 없지만, 만약 투표하라고 했다면 저는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도의회 탄핵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민주당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국민의힘 제주 지역 도의원들 공식 입장 내려고 했지만…
KBS 취재 결과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은 지난 10일 본회의 직전 공식 입장을 내려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준비한 입장문에는 "비상계엄이 위헌적이고 위법한 선포였다", "당론으로 본회의장 표결 권한을 사실상 포기한 것은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 발표였던 겁니다.
해당 입장문에는 "도민들의 삶을 지키고 민생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국민을 바라보고 책임 있는 처신과 소신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겼지만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취재진은 국민의힘 제주도의회 소속 의원 전원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지만 양용만, 현기종, 원화자 의원은 아무런 입장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 "앞으로 각자도생으로 갈 것"
공민석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중앙당도 입장들이 갈라지고 있다"며 "리더십을 갖고 조직된 입장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고, 그래서 의원들이 각자 이익에 따라 개인별로 이탈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공 교수는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지난주 토요일까지 중앙당과 입장이 같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탄핵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각자도생으로 갈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공 교수는 "명확히 알아야 할 건 윤석열 대통령하고 같이 사는 방법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당리당략이나 정견, 정파로 따질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국민의힘 제주도당이나 제주도의회에서 탄핵 결의안에 기권하고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건 굉장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공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계속 문제가 될 거고, 게다가 4·3을 폭동이라고 칭한 부분에 대해 완전히 침묵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지역 유권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 교수는 "국민의힘 제주 지역 도의원들이 명확하게 입장문을 내고, 지역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취재기자 강인희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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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몸 던져 막았을 것”…국힘 도의원들 하나둘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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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2-12 07:00:27
- 수정2024-12-12 09:43:35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하나둘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탄핵 찬성 입장과 함께 '나라면 몸을 던져 막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남근 국민의힘 제주도의원은 어제(11일) 열린 제434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부 여당 소속 의원으로서 진심으로 제주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큰 걱정과 혼란을 야기한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서 특별히 더 당혹·혼란스러웠다"며 "이번 사태를 기회로 국민의힘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기보단 여야, 지역사회 모두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혜안을 찾아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탄핵 찬성", "나라면 몸 던져 막았을 것" 목소리 나와
이남근 의원은 임시회가 끝난 뒤 KBS와의 인터뷰에서 "질서 있는 퇴진을 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며 "저는 분명히 탄핵은 찬성"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강하영 제주도의원도 KBS 취재진에게 공식 사과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 의원은 "우선 도민들,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일어나 저희도 무척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습니다.
강 의원은 이어 "대통령의 판단도 잘못됐지만, 말리지 못한 국무위원, 참모들도 잘못"이라며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했다. 저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강 의원은 "정치적인 부분은 어떤 게 정답일지 모르겠지만, 모든 결과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길이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령만큼은 분명히 잘못됐고, 확실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명확히 한다"고 전했습니다.
강 의원은 "제가 생각했던 정치하고 최근 벌어진 일이 너무 틀리기 때문에 다른 걸 다 떠나서 계엄 한 것만큼은 잘못된 선택이고, 이에 대해 책임은 어떤 식으로든 져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강경문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중앙당과 국회가 돌아가는 걸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강 의원은 연말 제주도 관광 특수 등 경제를 우려하며 "하야든 탄핵이든 결정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 국민의힘 제주도당 입장과 다른 목소리…'리더십 흔들'
이런 입장은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는 결이 다른 발언들입니다.
김승욱 위원장은 지난 9일 KBS제주 <라디오 제주포커스>에 출연해 "그날(비상계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계엄군이 국회를 완전히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강한 의도가 없었던 것 같다", "국민들이 감성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좀 더 이성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당을 '이념의 결사체'라고 밝힌 김 위원장은 비상계엄령을 반헌법적 행위로 규정한 한동훈 당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제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잇따르는 탈당 문의에 대해선 '항의 전화는 오지만 탈당은 한두 명'뿐이라며 '국민의힘 기본 입장은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하나둘 당과 다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지난 9일 제주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들은 하얀 국화를 들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방문했습니다. 국민의힘이 탄핵을 거부했다며 정당 해산과 2차 내란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1시간여 동안 이어진 3차례의 방문에도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 제주도의회 '윤 대통령 즉각 하야 및 탄핵 촉구 긴급 결의안' 채택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 즉각 하야 및 탄핵 촉구 긴급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재석의원 41명 가운데 30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 중 11명은 기권, 1명은 투표에 불참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다시금 거세졌습니다.
제주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 등에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도민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내란정당으로 전락했다"며 "지방자치를 지킬 의지가 없는 도의원들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 비판했습니다.
김승욱 도당 위원장의 '계엄군이 국회를 완전히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내란 시도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정엽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도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12명이 모여서 논의했고, 기권으로 처리하는 것이 현 시점의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입장 표명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앙당과의 교감을 최대한 숙고하며 기다려야 될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상수 국민의힘 의원은 "도의회 결의안 채택은 민주당 측에서 갑자기 원내대표에게 통보식으로 진행돼 전혀 몰랐다"며 "그래서 참여는 하되 기권을 하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의원은 "지금 시민이나 도민들의 생각이 국민의힘 중앙당과의 생각하고 조금 다르다"며 "우리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명분과 타이밍을 보고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연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탄핵소추 표결은 개인적으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은 제주도당이 중앙당을 바라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강 의원은 "우리가 지금, 이 상황에서 도민들한테 뭐라고 얘기할 게 있겠느냐"며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연일 떨어지는 지지율은 물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국민의힘으로 향하고, 지역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도의원들의 답답함이 한계에 달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두 번째 탄핵 위기 "부끄러워 다니지 못하겠다…죽을 맛"
고태민 국민의힘 의원은 "솔직히 부끄러워서 어디 다니지를 못하겠다"며 "국민의힘 도의원으로서 죽을 맛"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고 의원은 "국민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고 의원은 안 그래도 어려운 제주 지역에서 오랜 기간 선거를 해왔는데, 두 번째 탄핵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안그래도 보수 열세 지역인 제주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지역 표밭을 일궈왔는데, 거듭 싸잡아 비판을 받는 데에 대한 하소연으로 풀이됩니다.
김황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경솔했다. 그 부분은 제가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며 "탄핵 소추안 표결 투표권은 없지만, 만약 투표하라고 했다면 저는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도의회 탄핵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민주당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국민의힘 제주 지역 도의원들 공식 입장 내려고 했지만…
KBS 취재 결과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은 지난 10일 본회의 직전 공식 입장을 내려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준비한 입장문에는 "비상계엄이 위헌적이고 위법한 선포였다", "당론으로 본회의장 표결 권한을 사실상 포기한 것은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 발표였던 겁니다.
해당 입장문에는 "도민들의 삶을 지키고 민생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국민을 바라보고 책임 있는 처신과 소신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겼지만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취재진은 국민의힘 제주도의회 소속 의원 전원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지만 양용만, 현기종, 원화자 의원은 아무런 입장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 "앞으로 각자도생으로 갈 것"
공민석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중앙당도 입장들이 갈라지고 있다"며 "리더십을 갖고 조직된 입장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고, 그래서 의원들이 각자 이익에 따라 개인별로 이탈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공 교수는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지난주 토요일까지 중앙당과 입장이 같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탄핵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각자도생으로 갈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공 교수는 "명확히 알아야 할 건 윤석열 대통령하고 같이 사는 방법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당리당략이나 정견, 정파로 따질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국민의힘 제주도당이나 제주도의회에서 탄핵 결의안에 기권하고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건 굉장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공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계속 문제가 될 거고, 게다가 4·3을 폭동이라고 칭한 부분에 대해 완전히 침묵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지역 유권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 교수는 "국민의힘 제주 지역 도의원들이 명확하게 입장문을 내고, 지역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취재기자 강인희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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