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 위기’ 데자뷔? 아직은 좀 다르다

입력 2024.12.19 (21:17) 수정 2024.12.1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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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율이 우리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 경제부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진화 기자, 앞서 보도에서도 봤듯이, 미국이 워낙 잘 나가니까 달러 환율이 오른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유독 원화가 더 약해진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다에 큰 파도가 치면 작은 배일수록 더 흔들리기 쉽잖아요.

비슷한 상황인데, 똑같은 1달러를 원, 엔, 위안으로 환전하면, 얼마인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최근 1년 사이 원화의 가치는 거의 10% 내렸습니다.

하지만, 엔화는 8%대, 위안화는 3% 정도 내렸습니다.

달러가 강한 건 강한 거고, 원화가 더 약해졌다는 건 한국 내부에 원인이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계엄과 탄핵 국면은 당연히 악재였을 테고, 다른 요인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죠.

계엄 전에는 우리 경제가 좋았나요?

아닙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부터 걱정이 많았죠.

삼성전자 주가만 봐도 알 수 있죠.

IMF 등 여러 기관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고요.

계엄 직전에 환율은 이미 1,402원이었습니다.

계엄 충격이 없었어도 고환율은 꾸준히 누적돼 왔습니다.

[앵커]

그래서 요즘 이러다 금융위기 오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환율 숫자만 보면, 그런 걱정도 나올 만은 합니다.

지금 기세면 1달러에 1,500원도 위험해 보이거든요.

다만,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말 그대로 국가 부도, 달러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외환보유액 세계 9위, 4천억 달러가 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흔들렸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와 가장 밀접한 미국은 튼튼하거든요.

지나친 공포를 가질 정도는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긴급 처방은 필요할 텐데, 어떤 조치들이 있을까요?

[기자]

달러가 품귀니까 환율이 오르는 거거든요.

달러를 공급해 주면 되겠죠.

외환보유고를 조금씩 헐어서 시장에 풀고 있습니다.

이건 늘 해오던 것이고, 오늘(19일) 대책이 여럿 나왔는데, 가장 큰 건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할 때 쓸 달러를 한국은행이 직접 제공해 주는 '외환 스와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요를 억제하잔 취지입니다.

[앵커]

또 장기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잖아요, 근본적인 활로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기자]

결국은 한국 경제가 좋아져야, 원화가 강해지고, 그래야 환율도 잡힙니다.

대외 변수는 우리가 제어하기 어렵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건 내수 쪽인데, 기준금리를 내리면 소비 촉진은 됩니다.

하지만, 잘못하면 미국으로 돈이 더 빠져나가서 다시 환율을 건드릴 수 있고요.

다른 방법은 정부가 재정을 푸는 건데, 이건 추경, 여야 합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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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금융 위기’ 데자뷔? 아직은 좀 다르다
    • 입력 2024-12-19 21:17:35
    • 수정2024-12-19 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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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율이 우리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 경제부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진화 기자, 앞서 보도에서도 봤듯이, 미국이 워낙 잘 나가니까 달러 환율이 오른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유독 원화가 더 약해진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다에 큰 파도가 치면 작은 배일수록 더 흔들리기 쉽잖아요.

비슷한 상황인데, 똑같은 1달러를 원, 엔, 위안으로 환전하면, 얼마인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최근 1년 사이 원화의 가치는 거의 10% 내렸습니다.

하지만, 엔화는 8%대, 위안화는 3% 정도 내렸습니다.

달러가 강한 건 강한 거고, 원화가 더 약해졌다는 건 한국 내부에 원인이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계엄과 탄핵 국면은 당연히 악재였을 테고, 다른 요인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죠.

계엄 전에는 우리 경제가 좋았나요?

아닙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부터 걱정이 많았죠.

삼성전자 주가만 봐도 알 수 있죠.

IMF 등 여러 기관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고요.

계엄 직전에 환율은 이미 1,402원이었습니다.

계엄 충격이 없었어도 고환율은 꾸준히 누적돼 왔습니다.

[앵커]

그래서 요즘 이러다 금융위기 오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환율 숫자만 보면, 그런 걱정도 나올 만은 합니다.

지금 기세면 1달러에 1,500원도 위험해 보이거든요.

다만,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말 그대로 국가 부도, 달러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외환보유액 세계 9위, 4천억 달러가 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흔들렸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와 가장 밀접한 미국은 튼튼하거든요.

지나친 공포를 가질 정도는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긴급 처방은 필요할 텐데, 어떤 조치들이 있을까요?

[기자]

달러가 품귀니까 환율이 오르는 거거든요.

달러를 공급해 주면 되겠죠.

외환보유고를 조금씩 헐어서 시장에 풀고 있습니다.

이건 늘 해오던 것이고, 오늘(19일) 대책이 여럿 나왔는데, 가장 큰 건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할 때 쓸 달러를 한국은행이 직접 제공해 주는 '외환 스와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요를 억제하잔 취지입니다.

[앵커]

또 장기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잖아요, 근본적인 활로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기자]

결국은 한국 경제가 좋아져야, 원화가 강해지고, 그래야 환율도 잡힙니다.

대외 변수는 우리가 제어하기 어렵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건 내수 쪽인데, 기준금리를 내리면 소비 촉진은 됩니다.

하지만, 잘못하면 미국으로 돈이 더 빠져나가서 다시 환율을 건드릴 수 있고요.

다른 방법은 정부가 재정을 푸는 건데, 이건 추경, 여야 합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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