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 클립] 돈 들어오는 템? ‘은행 달력’ 쟁탈전

입력 2024.12.24 (18:14) 수정 2024.12.24 (18: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어서 경제 핫클립입니다.

하 선 동 력. 여름 부채.

겨울 달력처럼 계절에 맞춰 의례히 주고받던 선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묵은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이런 세밑, 달력 선물은 그만큼 흔하고 당연한 풍습이었는데요.

요즘은 '달력 인심'이란 말이 생길 만큼 공짜 기업 달력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은행을 몇 군데씩 전전해도 품절 안내문만 마주하기 일쑤고, 있어도 이렇게 갯수가 제한되거나, 우수 고객이 아니면 그마저 받을 수 없다는 야박한 세태에 어느 지점은 친절하고 어딘 빡빡하다는 후기글이 공유되는 정도가 됐습니다.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선 공짜 달력조차 판매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거래가 성사되는데요.

개당 몇천 원에서 비싸게는 몇만 원까지, 폭리에도 부르는 게 값이고, 심지어 9년 전 단종된 삼성의 VIP 달력과 신세계 달력은 무려 십만 원을 오르내리는 가격에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스케줄 관리가 끝나는 시대, 달력 몸값이 이렇게 치솟은 이유가 뭘까요?

[이민형 (구마유시)/유튜브 '하나TV (하나은행)' : "은행 달력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그런 속설이 있어서… 저희 숙소에 하나 걸어두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경기에 달력 공급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한 몫 했는데, 다양한 돈 이미지가 들어간 한국조폐공사 달력은 웃돈을 주고도 못 구하는 상황에 증쇄가 논의되고 있고요.

병원이나 약국 달력은 '건강', 소방서 달력은 '무탈', 수만 원 어치 빵 쿠폰이 붙어 있는 희귀템, 성심당 달력은 '먹을 복 있게 산다'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품귀가 빚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임명호/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일종의 부적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많이 불안하기 때문에 그래서 달력에 매달린다고 봐야 합니다."]

퍽퍽한 현실을 벗어나,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바라는 서민들의 간절함이 반영됐단 뜻이겠죠.

달력으로 교과서를 싸고, 딱지나 접던 시절엔 상상할 수 없던 달력 전쟁, 단순히 독특한 새해 문화로 여길 수 만은 없는 이유일 겁니다.

영상편집:박은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제 핫 클립] 돈 들어오는 템? ‘은행 달력’ 쟁탈전
    • 입력 2024-12-24 18:14:52
    • 수정2024-12-24 18:27:18
    경제콘서트
이어서 경제 핫클립입니다.

하 선 동 력. 여름 부채.

겨울 달력처럼 계절에 맞춰 의례히 주고받던 선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묵은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이런 세밑, 달력 선물은 그만큼 흔하고 당연한 풍습이었는데요.

요즘은 '달력 인심'이란 말이 생길 만큼 공짜 기업 달력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은행을 몇 군데씩 전전해도 품절 안내문만 마주하기 일쑤고, 있어도 이렇게 갯수가 제한되거나, 우수 고객이 아니면 그마저 받을 수 없다는 야박한 세태에 어느 지점은 친절하고 어딘 빡빡하다는 후기글이 공유되는 정도가 됐습니다.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선 공짜 달력조차 판매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거래가 성사되는데요.

개당 몇천 원에서 비싸게는 몇만 원까지, 폭리에도 부르는 게 값이고, 심지어 9년 전 단종된 삼성의 VIP 달력과 신세계 달력은 무려 십만 원을 오르내리는 가격에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스케줄 관리가 끝나는 시대, 달력 몸값이 이렇게 치솟은 이유가 뭘까요?

[이민형 (구마유시)/유튜브 '하나TV (하나은행)' : "은행 달력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그런 속설이 있어서… 저희 숙소에 하나 걸어두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경기에 달력 공급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한 몫 했는데, 다양한 돈 이미지가 들어간 한국조폐공사 달력은 웃돈을 주고도 못 구하는 상황에 증쇄가 논의되고 있고요.

병원이나 약국 달력은 '건강', 소방서 달력은 '무탈', 수만 원 어치 빵 쿠폰이 붙어 있는 희귀템, 성심당 달력은 '먹을 복 있게 산다'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품귀가 빚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임명호/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일종의 부적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많이 불안하기 때문에 그래서 달력에 매달린다고 봐야 합니다."]

퍽퍽한 현실을 벗어나,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바라는 서민들의 간절함이 반영됐단 뜻이겠죠.

달력으로 교과서를 싸고, 딱지나 접던 시절엔 상상할 수 없던 달력 전쟁, 단순히 독특한 새해 문화로 여길 수 만은 없는 이유일 겁니다.

영상편집:박은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