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리’와 해경의 특별한 인연

입력 2005.12.2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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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같이 궂은 날씨에는 바다에 높은 파도가 일어 일반 어선은 물론 구조 헬기도 뜰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기 마련인데 해양경찰이 경비함정을 띄워 위급한 산모의 생명을 구하고 뒤이어 치료비까지 마련해줬다는 따뜻한 소식입니다.

김기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도가 3에서 4미터로 높게 이는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던 지난달 5일, 섬은 그야말로 바다에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악천후 속에 임신 7개월의 정 씨는 온몸에 심한 이상증세를 느껴 병원으로 옮겨져야 했지만 배는 물론 구조헬기도 띄울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이때 해경은 경비함정을 출동시켰고, 육지로 가던 중 경비함정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돌봐준 해경에 감사의 뜻으로 경비함정 해우리 20호의 이름을 따 남해우리로 이름붙였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해우리 군은 체중 1점 2킬로그램의 칠삭둥이.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들어갔고 7주째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산모는 낙도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광주광역시의 병원에 오갈 교통비가 없어 아이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천만 원에 가까운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웠습니다.

이같은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웃들이 해경 홈페이지를 통해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에 전국의 해경들이 뜻을 모아 위로금 천 4백여만 원을 모았고 오늘 해우리 군의 부모에게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김수현(목포해양경찰서장): "앞으로 잘 자란 뒤 성인이 되면 해경에 특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남해우리 군의 부모는 위급한 상황에서 산모와 아이를 도와준 것도 모자라 이제 치료비까지 마련해줘 생명을 두 번 살려준 것이라며 아이를 잘 키워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정선숙(남해우리 군 어머니): "해우리는 해경 때문에 태어난 것 같다. 반듯하게 잘 키우고 싶다."

목포해경은 해우리 군이 어렵게 태어난 만큼 앞으로 자란 뒤 사회에서 더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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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우리’와 해경의 특별한 인연
    • 입력 2005-12-21 2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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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같이 궂은 날씨에는 바다에 높은 파도가 일어 일반 어선은 물론 구조 헬기도 뜰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기 마련인데 해양경찰이 경비함정을 띄워 위급한 산모의 생명을 구하고 뒤이어 치료비까지 마련해줬다는 따뜻한 소식입니다. 김기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도가 3에서 4미터로 높게 이는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던 지난달 5일, 섬은 그야말로 바다에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악천후 속에 임신 7개월의 정 씨는 온몸에 심한 이상증세를 느껴 병원으로 옮겨져야 했지만 배는 물론 구조헬기도 띄울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이때 해경은 경비함정을 출동시켰고, 육지로 가던 중 경비함정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돌봐준 해경에 감사의 뜻으로 경비함정 해우리 20호의 이름을 따 남해우리로 이름붙였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해우리 군은 체중 1점 2킬로그램의 칠삭둥이.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들어갔고 7주째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산모는 낙도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광주광역시의 병원에 오갈 교통비가 없어 아이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천만 원에 가까운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웠습니다. 이같은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웃들이 해경 홈페이지를 통해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에 전국의 해경들이 뜻을 모아 위로금 천 4백여만 원을 모았고 오늘 해우리 군의 부모에게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김수현(목포해양경찰서장): "앞으로 잘 자란 뒤 성인이 되면 해경에 특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남해우리 군의 부모는 위급한 상황에서 산모와 아이를 도와준 것도 모자라 이제 치료비까지 마련해줘 생명을 두 번 살려준 것이라며 아이를 잘 키워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정선숙(남해우리 군 어머니): "해우리는 해경 때문에 태어난 것 같다. 반듯하게 잘 키우고 싶다." 목포해경은 해우리 군이 어렵게 태어난 만큼 앞으로 자란 뒤 사회에서 더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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