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죄책감…후유증으로 숨지기도
입력 2025.02.06 (19:01)
수정 2025.02.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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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3 당시 버려진 폭발물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폭발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은 아이들의 삶은 어땠을까요.
안서연, 고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아남은 미안함에 긴 세월 침묵하던 7살 소년이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73년 전, 북촌초등학교 인근에서 수류탄을 갖고 놀던 소년은 친구 둘을 잃었습니다.
함께 도망친 친구 둘은 파편에 맞아 장애를 갖게 됐지만, 소년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이제까지 살아오면서도 그 생각이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잡념이 생겨요. 전혀 어디 가서 얘기도 하기 싫고. 나로 인해 어릴 때 수류탄인지, 아닌지도 몰라서 하나의 불장난처럼 했는데…."]
보증을 통해 숨진 친구 한 명을 4·3 희생자로 인정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왜 내가 그런 일을 했을까? 왜 그렇게 네가 그랬지? 왜 너 혼자만이지? 이런 꿈을 꿨을 적에는 내가 동료들한테 미안한 감을 가져서. 참 이것을 어떻게 내가 앞으로 살아있는 동안 잊혀질까…."]
KBS는 수소문 끝에 40여 년 전 일본으로 떠난 북촌 폭발사고 피해자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왼쪽 눈이 실명되고 다리를 크게 다친 7살 소년은 사고 후유증으로 서른다섯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이명진 아내 : "자주 그 (사고)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냥 심각하게 안 들었죠. 매일 하는 말이니까. 또 오늘도 그렇구나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그것이 원인으로 감염이 돼서 오래 치료했어요. 한 10년 정도 치료했었는데 결과적으론 돌아가시고 말았죠. 눈 수술 못 해보고."]
평생을 아파했던 남편, 이제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 이명진 아내 : "항상 슬픈 얼굴을 했죠. 그걸로 인해서 자기 생활, 인생, 일상생활이 활발치 못하잖아요. 할 수 있으면 죽은 사람이라도 마음이 풀리게 조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KBS는 숨진 6살 소년 고 이성운의 가족도 찾아 4·3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친구들에게 피하라고 소리친 뒤 다친 순경 아들 7살 김언석은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나한테 은인이라고 하면 은인입니다. 경찰관 자제분이 대구라고 알고 있는데, 이제는 찾아보고 싶어요."]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4·3 당시 버려진 폭발물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폭발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은 아이들의 삶은 어땠을까요.
안서연, 고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아남은 미안함에 긴 세월 침묵하던 7살 소년이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73년 전, 북촌초등학교 인근에서 수류탄을 갖고 놀던 소년은 친구 둘을 잃었습니다.
함께 도망친 친구 둘은 파편에 맞아 장애를 갖게 됐지만, 소년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이제까지 살아오면서도 그 생각이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잡념이 생겨요. 전혀 어디 가서 얘기도 하기 싫고. 나로 인해 어릴 때 수류탄인지, 아닌지도 몰라서 하나의 불장난처럼 했는데…."]
보증을 통해 숨진 친구 한 명을 4·3 희생자로 인정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왜 내가 그런 일을 했을까? 왜 그렇게 네가 그랬지? 왜 너 혼자만이지? 이런 꿈을 꿨을 적에는 내가 동료들한테 미안한 감을 가져서. 참 이것을 어떻게 내가 앞으로 살아있는 동안 잊혀질까…."]
KBS는 수소문 끝에 40여 년 전 일본으로 떠난 북촌 폭발사고 피해자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왼쪽 눈이 실명되고 다리를 크게 다친 7살 소년은 사고 후유증으로 서른다섯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이명진 아내 : "자주 그 (사고)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냥 심각하게 안 들었죠. 매일 하는 말이니까. 또 오늘도 그렇구나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그것이 원인으로 감염이 돼서 오래 치료했어요. 한 10년 정도 치료했었는데 결과적으론 돌아가시고 말았죠. 눈 수술 못 해보고."]
평생을 아파했던 남편, 이제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 이명진 아내 : "항상 슬픈 얼굴을 했죠. 그걸로 인해서 자기 생활, 인생, 일상생활이 활발치 못하잖아요. 할 수 있으면 죽은 사람이라도 마음이 풀리게 조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KBS는 숨진 6살 소년 고 이성운의 가족도 찾아 4·3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친구들에게 피하라고 소리친 뒤 다친 순경 아들 7살 김언석은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나한테 은인이라고 하면 은인입니다. 경찰관 자제분이 대구라고 알고 있는데, 이제는 찾아보고 싶어요."]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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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06 19:01:02
- 수정2025-02-06 20: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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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3 당시 버려진 폭발물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폭발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은 아이들의 삶은 어땠을까요.
안서연, 고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아남은 미안함에 긴 세월 침묵하던 7살 소년이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73년 전, 북촌초등학교 인근에서 수류탄을 갖고 놀던 소년은 친구 둘을 잃었습니다.
함께 도망친 친구 둘은 파편에 맞아 장애를 갖게 됐지만, 소년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이제까지 살아오면서도 그 생각이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잡념이 생겨요. 전혀 어디 가서 얘기도 하기 싫고. 나로 인해 어릴 때 수류탄인지, 아닌지도 몰라서 하나의 불장난처럼 했는데…."]
보증을 통해 숨진 친구 한 명을 4·3 희생자로 인정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왜 내가 그런 일을 했을까? 왜 그렇게 네가 그랬지? 왜 너 혼자만이지? 이런 꿈을 꿨을 적에는 내가 동료들한테 미안한 감을 가져서. 참 이것을 어떻게 내가 앞으로 살아있는 동안 잊혀질까…."]
KBS는 수소문 끝에 40여 년 전 일본으로 떠난 북촌 폭발사고 피해자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왼쪽 눈이 실명되고 다리를 크게 다친 7살 소년은 사고 후유증으로 서른다섯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이명진 아내 : "자주 그 (사고)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냥 심각하게 안 들었죠. 매일 하는 말이니까. 또 오늘도 그렇구나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그것이 원인으로 감염이 돼서 오래 치료했어요. 한 10년 정도 치료했었는데 결과적으론 돌아가시고 말았죠. 눈 수술 못 해보고."]
평생을 아파했던 남편, 이제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 이명진 아내 : "항상 슬픈 얼굴을 했죠. 그걸로 인해서 자기 생활, 인생, 일상생활이 활발치 못하잖아요. 할 수 있으면 죽은 사람이라도 마음이 풀리게 조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KBS는 숨진 6살 소년 고 이성운의 가족도 찾아 4·3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친구들에게 피하라고 소리친 뒤 다친 순경 아들 7살 김언석은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나한테 은인이라고 하면 은인입니다. 경찰관 자제분이 대구라고 알고 있는데, 이제는 찾아보고 싶어요."]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4·3 당시 버려진 폭발물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폭발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은 아이들의 삶은 어땠을까요.
안서연, 고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아남은 미안함에 긴 세월 침묵하던 7살 소년이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73년 전, 북촌초등학교 인근에서 수류탄을 갖고 놀던 소년은 친구 둘을 잃었습니다.
함께 도망친 친구 둘은 파편에 맞아 장애를 갖게 됐지만, 소년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이제까지 살아오면서도 그 생각이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잡념이 생겨요. 전혀 어디 가서 얘기도 하기 싫고. 나로 인해 어릴 때 수류탄인지, 아닌지도 몰라서 하나의 불장난처럼 했는데…."]
보증을 통해 숨진 친구 한 명을 4·3 희생자로 인정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왜 내가 그런 일을 했을까? 왜 그렇게 네가 그랬지? 왜 너 혼자만이지? 이런 꿈을 꿨을 적에는 내가 동료들한테 미안한 감을 가져서. 참 이것을 어떻게 내가 앞으로 살아있는 동안 잊혀질까…."]
KBS는 수소문 끝에 40여 년 전 일본으로 떠난 북촌 폭발사고 피해자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왼쪽 눈이 실명되고 다리를 크게 다친 7살 소년은 사고 후유증으로 서른다섯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이명진 아내 : "자주 그 (사고)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냥 심각하게 안 들었죠. 매일 하는 말이니까. 또 오늘도 그렇구나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그것이 원인으로 감염이 돼서 오래 치료했어요. 한 10년 정도 치료했었는데 결과적으론 돌아가시고 말았죠. 눈 수술 못 해보고."]
평생을 아파했던 남편, 이제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안윤숙/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故 이명진 아내 : "항상 슬픈 얼굴을 했죠. 그걸로 인해서 자기 생활, 인생, 일상생활이 활발치 못하잖아요. 할 수 있으면 죽은 사람이라도 마음이 풀리게 조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KBS는 숨진 6살 소년 고 이성운의 가족도 찾아 4·3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친구들에게 피하라고 소리친 뒤 다친 순경 아들 7살 김언석은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윤상범/북촌초등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나한테 은인이라고 하면 은인입니다. 경찰관 자제분이 대구라고 알고 있는데, 이제는 찾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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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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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호 기자 rumpiu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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