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한 표충사…문화재 훼손 위험 커

입력 2025.02.18 (07:51) 수정 2025.02.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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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양에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키고 왜구 토벌에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찰, 표충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사명대사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국보와 보물이 많지만, 습도 조절 기능도 없는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화재에도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보도에 문그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밀양 표충사의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사명대사가 입었던 법복, 국가 민속문화유산 29호입니다.

흰색 무명은 색이 바랬고 곰팡이도 피었습니다.

국가 지정 문화유산이지만 일반 종이상자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명대사의 활동을 기록한 목판들도 습기에 취약하지만 수장고에는 이렇다 할 장치가 없습니다.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습제의 물이 가득 찬 상태입니다. 매일 바꿔줘야 할 정도로 수장고의 습도가 높은 상태입니다.

유물 관리를 위한 온도와 습도 조절 기능이 없어 보관 창고에 불과한 것입니다.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불이 나면 초기 진화에 나설 수 있는 장비는 가정용 소화기가 전부입니다.

[이정호/표충사 건축물 관리자 : "목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서까래 안에 나무가 타버리면 건물을 아예 헐기 전에는 소화할 수 없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는 겁니다."]

사찰 방문객이 관람할 수 있는 유물 전시관도 열악합니다.

보물 1944호로 지정된 표충사 삼층석탑 출토 유물, 사명대사가 왜군을 격파한 공을 치하한 교지도 별다른 장치가 없는 진열대에 놓였습니다.

훼손 방지하기 위한 건 시중에 파는 제습제와 방충제뿐입니다.

지은 지 30년 넘은 목조 건물에 화재 감지기만 있고 자동으로 불을 끄는 스프링클러조차 없습니다.

가까운 소방서에서 출동해도 표충사까지는 20분 넘게 걸리는 상황.

[진각/표충사 주지스님 : "우리 귀중한 유물뿐만 아니라 사명대사 법복이나 수장고가 전소된다면 그런 (호국) 정신마저도 일시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표충사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만 국보와 보물 등 4건.

그밖에 유물이 천여 개가 넘습니다.

전시관 신축 등에 난색을 보이는 국가유산청.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시설 지원 등의 예산 확보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그린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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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취약한 표충사…문화재 훼손 위험 커
    • 입력 2025-02-18 07:51:49
    • 수정2025-02-18 09:19:05
    뉴스광장(창원)
[앵커]

밀양에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키고 왜구 토벌에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찰, 표충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사명대사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국보와 보물이 많지만, 습도 조절 기능도 없는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화재에도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보도에 문그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밀양 표충사의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사명대사가 입었던 법복, 국가 민속문화유산 29호입니다.

흰색 무명은 색이 바랬고 곰팡이도 피었습니다.

국가 지정 문화유산이지만 일반 종이상자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명대사의 활동을 기록한 목판들도 습기에 취약하지만 수장고에는 이렇다 할 장치가 없습니다.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습제의 물이 가득 찬 상태입니다. 매일 바꿔줘야 할 정도로 수장고의 습도가 높은 상태입니다.

유물 관리를 위한 온도와 습도 조절 기능이 없어 보관 창고에 불과한 것입니다.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불이 나면 초기 진화에 나설 수 있는 장비는 가정용 소화기가 전부입니다.

[이정호/표충사 건축물 관리자 : "목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서까래 안에 나무가 타버리면 건물을 아예 헐기 전에는 소화할 수 없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는 겁니다."]

사찰 방문객이 관람할 수 있는 유물 전시관도 열악합니다.

보물 1944호로 지정된 표충사 삼층석탑 출토 유물, 사명대사가 왜군을 격파한 공을 치하한 교지도 별다른 장치가 없는 진열대에 놓였습니다.

훼손 방지하기 위한 건 시중에 파는 제습제와 방충제뿐입니다.

지은 지 30년 넘은 목조 건물에 화재 감지기만 있고 자동으로 불을 끄는 스프링클러조차 없습니다.

가까운 소방서에서 출동해도 표충사까지는 20분 넘게 걸리는 상황.

[진각/표충사 주지스님 : "우리 귀중한 유물뿐만 아니라 사명대사 법복이나 수장고가 전소된다면 그런 (호국) 정신마저도 일시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표충사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만 국보와 보물 등 4건.

그밖에 유물이 천여 개가 넘습니다.

전시관 신축 등에 난색을 보이는 국가유산청.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시설 지원 등의 예산 확보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그린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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