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AI '그록3'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평한 바로 그 AI입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중국 '딥시크'는 물론이고, 챗GPT 성능도 추월했다고 했는데요.
진짜 그럴까요? 머스크의 그록3는 AI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화성에서 온 '그록'(Grok), 단순한 AI를 넘어
일단 3개의 생성형 AI 중 최신상인 '그록3'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실제 챗GPT, 딥시크와 달리 '그록'은 여전히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록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바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AI라는 겁니다.
머스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였지만, 이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됐다고 비판하며 독자적인 AI 연구 기업, '엑스AI(xAI)'를 차립니다. (그래서 머스크는 샘 올트먼과 사이가 좋지 않게 됐죠.)

이 엑스AI에도 'X'가 등장하죠?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록은 옛 트위터, 현 엑스(X)에 통합돼 첫선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AI 서비스처럼 그록 자체 웹페이지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요.
머스크는 그의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에 과학 소설(SF)에 나오는 개념을 차용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뉴럴링크, 스타십, 옵티머스, 팰컨 로켓 등이 대표적이죠. 그록도 그렇습니다.
그록은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의 SF《낯선 땅 이방인(Stranger in a Strange Land, 1961)》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이 소설에서 그록은 화성인이 쓰는 언어인데, 어떤 것을 완전히, 깊이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물을 마실 때 '그록'한다면,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게 아니라 물과 자신이 하나가 돼 그 본질을 이해한다는 거죠.
머스크는 그의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깊이 이해해 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하겠다는 구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처럼 사고하는 궁극의 AI, 범용인공지능(AGI)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번에 공개한 '그록3'가 진짜 그의 말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이고, 진짜 인간의 사고와 '그록'할 수 있을 정도냐입니다.
■ 우리도 '추론'할 수 있다
지난 18일, 일론 머스크는 엑스AI의 개발자 3명과 라이브 영상에 출연해 직접 그록3를 소개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100만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록3 소개 영상은 5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자세한 건 그날 제가 보도한 아래 기사로 갈음하고, 여기서는 핵심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크게 2가지입니다.
[연관 기사] 머스크의 AI ‘그록3’, 챗GPT 대항마될까?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79471
[첫째 ] 그록3 > 챗GPT, 딥시크 등등등 |
일론 머스크는 엑스AI를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록1을 출시했고, 9개월 후에 그록2, 그리고 6개월 만에 그록3를 내놨습니다.
머스크는 이 그록3가 수학과 과학, 코딩 등 분야에서 챗GPT와 딥시크, 그리고 다른 생성형 AI들을 모두 압도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아래 비교군에는 현재까지 공개된 챗GPT의 가장 고급 추론 모델 'GPT-o3'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록3가 챗GPT의 '모든' 모델을 압도했다고 볼 순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 그록3 학습을 위해 컴퓨팅 파워를 대거 보강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전 모델 학습에 들였던 것보다 2배 많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칩 20만 개를 썼다고 했습니다.
머스크가 썼다고 한 GPU H100은 대략 외제차 한 대 값인데, 5천만 원이라고 계산하고 20만 대라고 하면 10조 원 정도입니다. '플렉스'할 만하죠.

[둘째] 나왔다, 추론형!! |
지금 생성형 AI 경쟁에서 중요한 건 추론형 모델이 있느냐 없느냐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지난 7일 제 기사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연관 기사] 딥시크, 뭔데 이렇게 난리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69690
머스크는 이번에 처음으로 그록3에 탑재된 추론 기능(Reasoning)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능을 활용해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우주선 궤도를 계산해 내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죠.
위 기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지난달 AI 업계가 '딥시크 충격'에 빠진 대표적 이유, 챗GPT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추론 모델을 딥시크가 덜컥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머스크의 생각은 이런 거였겠죠. '그거? 우리도 만들 수 있어.'

아울러 이전 모델인 그록2에선 사실상 불가능했던 음성 인식 기능도 공개됐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스타십 발사가 언제야?'라고 물으면 그록이 이를 인식한 뒤 검색·분석해 주는 겁니다.
AI 챗봇이 사용자와 단순히 문자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라 음성이나 이미지도 인식하고, 반대로 출력도 다양한 방식으로 해주는 것, 이것을 '멀티모달(Multimodal)'이라고 하는데 이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이래저래 그록3는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챗GPT와의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록3가 출시된 날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은 "그록3가 GPT-o3 정도는 안 되더라도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밝혔습니다.
■ 딥시크, 그리고 챗GPT
그럼 이런 그록3를 바라보는 딥시크, 그리고 챗GPT 상황은 어떨까요?

일단 근래 가장 뜨거웠던 돌풍의 주인공, 딥시크의 기세는 주춤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실 바로 그 이슈 때문입니다.
딥시크는 과도한 이용자 정보 수집, 중국 당국으로 유출 우려로 여러 부처에서 접속 차단 조치가 잇따른 데 이어 최근엔 국내 앱스토어에서 내려받기가 중단됐습니다. 중국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 이용자 데이터가 넘어간 정황도 확인됐고요.
딥시크도 향후 더 성능이 개선된 추론 모델을 분명 내놓겠지만, 개인정보 우려에 대한 답을 국제 사회에 내놓지 못하면 치열한 AI 경쟁의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겁니다.

그럼,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챗GPT, 그리고 개발사 오픈AI는 어떨까요?
오픈AI는 쫓기고 있습니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록3가 6개월 만에 추론형 모델을 출시하고, 멀티모달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직접 증명해 보였죠. 1위는 부담스러운 자리입니다.
더욱이 오픈AI는 계속 적자입니다. 사용자들에게 구독료를 받고 있지만 AI 개발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을 생각해 보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1위 자리를 지키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샘 올트먼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그록을 로켓에 탑재하는 것은 언제인가요?"
일론 머스크는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그에게는 테슬라도, 팰컨9도, 스타링크도 있기 때문이죠. AI가 당장은 돈이 안 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돈을 벌어 그록4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확장성도 있습니다. 자체 고성능 AI를 개발해 테슬라와 팰컨9, 스타링크에 탑재할 수 있습니다. 시너지가 날 테고,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입니다.
18일 그록3 공개와 시연이 모두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엑스AI의 개발자가 머스크에게 묻습니다.
개발자/ "When are we going to install GROK on the rocket?" (그록을 로켓에 탑재하는 것은 언제인가요?) 머스크/ "Well, I suppose in two years, two years." (음, 아마도 2년 후쯤이겠네요. 2년 후요.) |
머스크의 그록3가 가장 무서운 점은 사실 이점일지 모릅니다.
■ 줄어든 격차, 더 치열해진 경쟁

일론 머스크의 재사용 로켓은 우주 산업의 판도를 통째로 흔들어놓았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한번 쓴 로켓을 또 사용함으로써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는 아직 단 1기도 없는 저궤도 통신 위성 스타링크를 지금까지 7천 개나 쏘아 올렸고 향후 4만 개 넘게 배치하겠다고 공언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재사용 로켓 덕분입니다.
생성형 AI의 최고급 기능으로 꼽혔던 '추론' 모델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딥시크, 그록3에 이어 이번 달엔 '클로드'로 유명한 앤트로픽의 추론 모델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선두 주자 챗GPT가 오랜 기간 이루어낸 성능을 다른 후발 주자들이 비슷하게 구현해 낸다면? 그다음은 바로 '가격 경쟁'일 겁니다. 이미 우주에서 그 이치를 경험한 머스크에겐 익숙한 일이죠.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그록3를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할 순 없지만, 오픈 AI가 유지하고 있는 '해자(moat, 경쟁우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록3의 출현으로 AI 개발업체 간의 격차는 과거보다 더 줄어들었고,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도태될 것이고, 누군가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매일 격변하는 AI 춘추전국시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픽 : 이영현, 권세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그록3 vs 딥시크 vs 챗GPT’…승자는?
-
- 입력 2025-02-19 18:00:55
AI '그록3'가 베일을 벗었습니다.<br />일론 머스크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평한 바로 그 AI입니다.<br />최근 돌풍을 일으킨 중국 '딥시크'는 물론이고, 챗GPT 성능도 추월했다고 했는데요.<br />진짜 그럴까요? 머스크의 그록3는 AI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화성에서 온 '그록'(Grok), 단순한 AI를 넘어
일단 3개의 생성형 AI 중 최신상인 '그록3'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실제 챗GPT, 딥시크와 달리 '그록'은 여전히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록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바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AI라는 겁니다.
머스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였지만, 이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됐다고 비판하며 독자적인 AI 연구 기업, '엑스AI(xAI)'를 차립니다. (그래서 머스크는 샘 올트먼과 사이가 좋지 않게 됐죠.)

이 엑스AI에도 'X'가 등장하죠?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록은 옛 트위터, 현 엑스(X)에 통합돼 첫선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AI 서비스처럼 그록 자체 웹페이지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요.
머스크는 그의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에 과학 소설(SF)에 나오는 개념을 차용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뉴럴링크, 스타십, 옵티머스, 팰컨 로켓 등이 대표적이죠. 그록도 그렇습니다.
그록은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의 SF《낯선 땅 이방인(Stranger in a Strange Land, 1961)》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이 소설에서 그록은 화성인이 쓰는 언어인데, 어떤 것을 완전히, 깊이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물을 마실 때 '그록'한다면,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게 아니라 물과 자신이 하나가 돼 그 본질을 이해한다는 거죠.
머스크는 그의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깊이 이해해 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하겠다는 구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처럼 사고하는 궁극의 AI, 범용인공지능(AGI)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번에 공개한 '그록3'가 진짜 그의 말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이고, 진짜 인간의 사고와 '그록'할 수 있을 정도냐입니다.
■ 우리도 '추론'할 수 있다
지난 18일, 일론 머스크는 엑스AI의 개발자 3명과 라이브 영상에 출연해 직접 그록3를 소개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100만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록3 소개 영상은 5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자세한 건 그날 제가 보도한 아래 기사로 갈음하고, 여기서는 핵심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크게 2가지입니다.
[연관 기사] 머스크의 AI ‘그록3’, 챗GPT 대항마될까?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79471
[첫째 ] 그록3 > 챗GPT, 딥시크 등등등 |
일론 머스크는 엑스AI를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록1을 출시했고, 9개월 후에 그록2, 그리고 6개월 만에 그록3를 내놨습니다.
머스크는 이 그록3가 수학과 과학, 코딩 등 분야에서 챗GPT와 딥시크, 그리고 다른 생성형 AI들을 모두 압도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아래 비교군에는 현재까지 공개된 챗GPT의 가장 고급 추론 모델 'GPT-o3'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록3가 챗GPT의 '모든' 모델을 압도했다고 볼 순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 그록3 학습을 위해 컴퓨팅 파워를 대거 보강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전 모델 학습에 들였던 것보다 2배 많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칩 20만 개를 썼다고 했습니다.
머스크가 썼다고 한 GPU H100은 대략 외제차 한 대 값인데, 5천만 원이라고 계산하고 20만 대라고 하면 10조 원 정도입니다. '플렉스'할 만하죠.

[둘째] 나왔다, 추론형!! |
지금 생성형 AI 경쟁에서 중요한 건 추론형 모델이 있느냐 없느냐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지난 7일 제 기사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연관 기사] 딥시크, 뭔데 이렇게 난리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69690
머스크는 이번에 처음으로 그록3에 탑재된 추론 기능(Reasoning)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능을 활용해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우주선 궤도를 계산해 내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죠.
위 기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지난달 AI 업계가 '딥시크 충격'에 빠진 대표적 이유, 챗GPT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추론 모델을 딥시크가 덜컥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머스크의 생각은 이런 거였겠죠. '그거? 우리도 만들 수 있어.'

아울러 이전 모델인 그록2에선 사실상 불가능했던 음성 인식 기능도 공개됐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스타십 발사가 언제야?'라고 물으면 그록이 이를 인식한 뒤 검색·분석해 주는 겁니다.
AI 챗봇이 사용자와 단순히 문자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라 음성이나 이미지도 인식하고, 반대로 출력도 다양한 방식으로 해주는 것, 이것을 '멀티모달(Multimodal)'이라고 하는데 이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이래저래 그록3는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챗GPT와의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록3가 출시된 날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은 "그록3가 GPT-o3 정도는 안 되더라도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밝혔습니다.
■ 딥시크, 그리고 챗GPT
그럼 이런 그록3를 바라보는 딥시크, 그리고 챗GPT 상황은 어떨까요?

일단 근래 가장 뜨거웠던 돌풍의 주인공, 딥시크의 기세는 주춤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실 바로 그 이슈 때문입니다.
딥시크는 과도한 이용자 정보 수집, 중국 당국으로 유출 우려로 여러 부처에서 접속 차단 조치가 잇따른 데 이어 최근엔 국내 앱스토어에서 내려받기가 중단됐습니다. 중국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 이용자 데이터가 넘어간 정황도 확인됐고요.
딥시크도 향후 더 성능이 개선된 추론 모델을 분명 내놓겠지만, 개인정보 우려에 대한 답을 국제 사회에 내놓지 못하면 치열한 AI 경쟁의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겁니다.

그럼,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챗GPT, 그리고 개발사 오픈AI는 어떨까요?
오픈AI는 쫓기고 있습니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록3가 6개월 만에 추론형 모델을 출시하고, 멀티모달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직접 증명해 보였죠. 1위는 부담스러운 자리입니다.
더욱이 오픈AI는 계속 적자입니다. 사용자들에게 구독료를 받고 있지만 AI 개발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을 생각해 보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1위 자리를 지키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샘 올트먼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그록을 로켓에 탑재하는 것은 언제인가요?"
일론 머스크는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그에게는 테슬라도, 팰컨9도, 스타링크도 있기 때문이죠. AI가 당장은 돈이 안 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돈을 벌어 그록4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확장성도 있습니다. 자체 고성능 AI를 개발해 테슬라와 팰컨9, 스타링크에 탑재할 수 있습니다. 시너지가 날 테고,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입니다.
18일 그록3 공개와 시연이 모두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엑스AI의 개발자가 머스크에게 묻습니다.
개발자/ "When are we going to install GROK on the rocket?" (그록을 로켓에 탑재하는 것은 언제인가요?) 머스크/ "Well, I suppose in two years, two years." (음, 아마도 2년 후쯤이겠네요. 2년 후요.) |
머스크의 그록3가 가장 무서운 점은 사실 이점일지 모릅니다.
■ 줄어든 격차, 더 치열해진 경쟁

일론 머스크의 재사용 로켓은 우주 산업의 판도를 통째로 흔들어놓았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한번 쓴 로켓을 또 사용함으로써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는 아직 단 1기도 없는 저궤도 통신 위성 스타링크를 지금까지 7천 개나 쏘아 올렸고 향후 4만 개 넘게 배치하겠다고 공언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재사용 로켓 덕분입니다.
생성형 AI의 최고급 기능으로 꼽혔던 '추론' 모델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딥시크, 그록3에 이어 이번 달엔 '클로드'로 유명한 앤트로픽의 추론 모델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선두 주자 챗GPT가 오랜 기간 이루어낸 성능을 다른 후발 주자들이 비슷하게 구현해 낸다면? 그다음은 바로 '가격 경쟁'일 겁니다. 이미 우주에서 그 이치를 경험한 머스크에겐 익숙한 일이죠.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그록3를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할 순 없지만, 오픈 AI가 유지하고 있는 '해자(moat, 경쟁우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록3의 출현으로 AI 개발업체 간의 격차는 과거보다 더 줄어들었고,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도태될 것이고, 누군가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매일 격변하는 AI 춘추전국시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픽 : 이영현, 권세라)
-
-
강나루 기자 naru@kbs.co.kr
강나루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