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지옥 봤다” 죄 씻으러 간 축제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25.02.20 (15:27) 수정 2025.02.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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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종교 축제 가운데 하나인 '마하 쿰브 멜라'가 인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힌두교도 수억 명이 인도 프라야그라지로 모여들고 있는데요.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압사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루 수십만 명 이상이 몰리는 축제라고 하는데 벌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인명 사고가 벌써 수차례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 증언만 들어봐도 현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짐작이 가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시타 싱/순례자 : "비명, 외침, 울음소리를 상상해 보세요. 어떤 사람들은 갑자기 기절하고 있었고, 그곳은 극도로 혼잡해졌어요."]

사고가 난 건 현지 시각 지난달 29일 새벽 2시 무렵입니다.

인도 북부 프라야그라지 축제 현장에선 새벽에도 순례자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일부가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쌓아둔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으려 하면서 사고가 났습니다.

바리케이드 근처에 누워있거나 앉아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밀려든 사람들에 속절없이 봉변을 당한 셈입니다.

특히 사고가 난 당일은 축제 기간 중에서도 상서로운 날로 여겨져서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건 이렇게 압사 사고가 난 당일, 또 사고가 났다는 점인데요.

첫 번째 사고가 있고 나서 4시간 뒤쯤, 사고 현장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2번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도 압사 사고였는데, 두 건의 사고로 최소 40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퍼스파 사하/사고 생존자 : "우리는 바닥에 쓰러졌고 사람들이 우리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쓰러진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걸 도와줬어요. 우리는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저를 끌어올려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앵커]

두 차례나 사고가 났는데도 축제는 계속 진행 중인 거잖아요.

현재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고 직후부터 행사는 바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제와 관련해 다른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요.

바로 인도 뉴델리 기차역입니다.

현지 시각 지난 16일 저녁 8시쯤, 이번에는 기차 플랫폼에서 압사 사고가 났습니다.

평소에도 붐비는 곳인데, 당시 뉴델리 역은 지연된 기차를 기다리던 승객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이때 프라야그라지행 급행열차가 플랫폼을 변경해 들어오자 사람들이 그쪽으로 달려가면서 순식간에 사고가 벌어진 겁니다.

프라야그라지, 바로 축제가 진행 중인 곳이죠.

축제에 가려던 사람들이 출발도 해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됐습니다.

최소 1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종자들이 많아서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볼라 샤/아내가 실종된 남편 : "어제부터 아내가 실종됐어요.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차에 있었나요?) 네, 입수식을 위해 기차로 쿰브(축제)로 가려고 했어요."]

[앵커]

안타까운 일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런데 어떤 축제이길래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까요?

[기자]

힌두교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서 입수식에 참여해야 하는 그런 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힌디어로 '쿰브 멜라', 우리말로는 주전자 축제라는 뜻인데요.

힌두 신화에 따르면 신들과 악마가 불로장생의 술 '암리타'가 든 주전자를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였는데요.

그때 술 네 방울이 사고가 난 프라야그라지와 인도 서부, 중부 등 네 곳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수천 년 동안 이 네 곳에서 '쿰브 멜라'가 이어져 왔습니다.

프라야그라지는 특히 힌두교도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신화 속의 강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힌두교인들은 이곳에 몸을 담그면, 죄를 씻고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믿고 있습니다.

거기다 지금 열리는 축제는 12년마다 한 번씩 프라야그라지에서 열리는 '마하 쿰브' 축제인데, 올해는 144년만에 한번 태양 등의 점성술적 위치까지 맞는 아주 특별한 해라고 해요.

일생에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해 힌두교인들이 더 몰리는 겁니다.

축제가 시작된 뒤 보름 동안에만 인도 총리를 비롯해 약 2억 명 넘게 강에 들어갔고요.

이미 축제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연인원 4억 5천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축제 주최 측이 밝혔는데요.

축제 때마다 이렇게 수억 명씩 몰리다 보니 앞서 12년 전 축제 때도 압사 사고로 36명이 숨졌습니다.

[앵커]

축제를 진행할 때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건데, 사고를 방지하기가 어려운 건가요?

[기자]

현지 당국이 드론과 AI까지 동원해 관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안전장치가 부실하고요.

두 달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에 이동 인구가 많으니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강력한 안전 유지 대책이 절실한데, 현재까지는 행사 규모에 비해 매우 미비한 겁니다.

[락스미/순례자 : "우리는 사고 난 현장에서 자고 있었는데 자정 가까이에 경찰이 와서는 막대기로 때리면서 당장 입수하러 가라고 했습니다. 그때, 큰 인파가 앞으로 몰리더니 우리를 밀기 시작했어요."]

질서 유지는커녕 인도 경찰들이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는 증언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일각에서는 축제 현장 사고 당시 안전 요원들의 인파 관리가 느슨해졌는데, 그게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방문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질서 의식이 결여된 일부 사람들의 행태가 더해지면서 축제 때마다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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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0 15:27:14
    • 수정2025-02-20 15: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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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종교 축제 가운데 하나인 '마하 쿰브 멜라'가 인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힌두교도 수억 명이 인도 프라야그라지로 모여들고 있는데요.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압사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루 수십만 명 이상이 몰리는 축제라고 하는데 벌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인명 사고가 벌써 수차례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 증언만 들어봐도 현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짐작이 가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시타 싱/순례자 : "비명, 외침, 울음소리를 상상해 보세요. 어떤 사람들은 갑자기 기절하고 있었고, 그곳은 극도로 혼잡해졌어요."]

사고가 난 건 현지 시각 지난달 29일 새벽 2시 무렵입니다.

인도 북부 프라야그라지 축제 현장에선 새벽에도 순례자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일부가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쌓아둔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으려 하면서 사고가 났습니다.

바리케이드 근처에 누워있거나 앉아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밀려든 사람들에 속절없이 봉변을 당한 셈입니다.

특히 사고가 난 당일은 축제 기간 중에서도 상서로운 날로 여겨져서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건 이렇게 압사 사고가 난 당일, 또 사고가 났다는 점인데요.

첫 번째 사고가 있고 나서 4시간 뒤쯤, 사고 현장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2번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도 압사 사고였는데, 두 건의 사고로 최소 40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퍼스파 사하/사고 생존자 : "우리는 바닥에 쓰러졌고 사람들이 우리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쓰러진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걸 도와줬어요. 우리는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저를 끌어올려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앵커]

두 차례나 사고가 났는데도 축제는 계속 진행 중인 거잖아요.

현재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고 직후부터 행사는 바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제와 관련해 다른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요.

바로 인도 뉴델리 기차역입니다.

현지 시각 지난 16일 저녁 8시쯤, 이번에는 기차 플랫폼에서 압사 사고가 났습니다.

평소에도 붐비는 곳인데, 당시 뉴델리 역은 지연된 기차를 기다리던 승객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이때 프라야그라지행 급행열차가 플랫폼을 변경해 들어오자 사람들이 그쪽으로 달려가면서 순식간에 사고가 벌어진 겁니다.

프라야그라지, 바로 축제가 진행 중인 곳이죠.

축제에 가려던 사람들이 출발도 해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됐습니다.

최소 1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종자들이 많아서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볼라 샤/아내가 실종된 남편 : "어제부터 아내가 실종됐어요.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차에 있었나요?) 네, 입수식을 위해 기차로 쿰브(축제)로 가려고 했어요."]

[앵커]

안타까운 일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런데 어떤 축제이길래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까요?

[기자]

힌두교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서 입수식에 참여해야 하는 그런 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힌디어로 '쿰브 멜라', 우리말로는 주전자 축제라는 뜻인데요.

힌두 신화에 따르면 신들과 악마가 불로장생의 술 '암리타'가 든 주전자를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였는데요.

그때 술 네 방울이 사고가 난 프라야그라지와 인도 서부, 중부 등 네 곳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수천 년 동안 이 네 곳에서 '쿰브 멜라'가 이어져 왔습니다.

프라야그라지는 특히 힌두교도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신화 속의 강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힌두교인들은 이곳에 몸을 담그면, 죄를 씻고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믿고 있습니다.

거기다 지금 열리는 축제는 12년마다 한 번씩 프라야그라지에서 열리는 '마하 쿰브' 축제인데, 올해는 144년만에 한번 태양 등의 점성술적 위치까지 맞는 아주 특별한 해라고 해요.

일생에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해 힌두교인들이 더 몰리는 겁니다.

축제가 시작된 뒤 보름 동안에만 인도 총리를 비롯해 약 2억 명 넘게 강에 들어갔고요.

이미 축제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연인원 4억 5천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축제 주최 측이 밝혔는데요.

축제 때마다 이렇게 수억 명씩 몰리다 보니 앞서 12년 전 축제 때도 압사 사고로 36명이 숨졌습니다.

[앵커]

축제를 진행할 때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건데, 사고를 방지하기가 어려운 건가요?

[기자]

현지 당국이 드론과 AI까지 동원해 관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안전장치가 부실하고요.

두 달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에 이동 인구가 많으니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강력한 안전 유지 대책이 절실한데, 현재까지는 행사 규모에 비해 매우 미비한 겁니다.

[락스미/순례자 : "우리는 사고 난 현장에서 자고 있었는데 자정 가까이에 경찰이 와서는 막대기로 때리면서 당장 입수하러 가라고 했습니다. 그때, 큰 인파가 앞으로 몰리더니 우리를 밀기 시작했어요."]

질서 유지는커녕 인도 경찰들이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는 증언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일각에서는 축제 현장 사고 당시 안전 요원들의 인파 관리가 느슨해졌는데, 그게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방문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질서 의식이 결여된 일부 사람들의 행태가 더해지면서 축제 때마다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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