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하이디 여왕’ vs ‘극우의 새 간판’…독일 총선이 남긴 것

입력 2025.02.26 (15:26) 수정 2025.02.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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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독일에서는 앞으로 4년간 독일의 운명을 결정할 연방의회 총선거가 있었습니다.

82.5%에 달한 투표율, 좌파와 우파로 극명히 갈라진 청년층 표심, 극우와 좌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여성 정치인들.

독일 총선의 이모저모를 이랑 기자와 월드 이슈에서 알아보겠습니다.

3년여 만의 연방의회 총선거였습니다.

우선 결과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무려 16년 동안 재임한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친정입니다.

중도 보수 성향 두 정당이 연합해서 3년여 만에 정권을 되찾았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독일 기독민주당 대표/차기 총리 : "행동할 수 있고, 의회 과반수가 뒷받침해 주며, 현재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정부가 독일에 필요합니다."]

299개 선거구 정당투표에서,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이 합쳐서 28.6%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1당이 됐습니다.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정권 연장에 나섰지만, 3위에 그쳤습니다.

반면 뜻밖의 정당들이 이변을 만들어냈는데요.

우선 극우 정당이 득표율 2위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 줄여서 독일대안당으로 불리는 아 에프 데(AfD)입니다.

극우 정당이 제2당이 된 건 2차 대전 뒤 처음입니다.

지난 2021년 총선에서 10.4%를 얻었는데 3년 만에 곱절에 이르는 20.8%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스테판 마셜/정치학자 : "이 정부가 당장 급하면서 사람들이 AfD(독일대안당)에 투표하도록 하는 문제, 특히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AfD가 더 부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디 린케, 좌파당도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선보였는데요.

이번엔 연방의회서 퇴출당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는데, 무려 8.8% 득표율을 올리며 반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앵커]

극우 정당과 좌파 정당, 모두 뜻밖의 결과를 받아 들게 됐군요.

두 정당 리더십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정당 모두 화제의 중심에 여성 대표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의 특이한 이력과 행보에 유독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먼저 독일대안당 공동 대표부터 만나보시죠.

[알리스 바이델/독일대안당 공동대표 : "유럽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국민의 당으로 자리 잡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당이고, 안정적이며, 독일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세력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을 제2당으로 올려놓으면서, 바이델 대표는 유럽 극우 물결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전형적인 극우와는 다른 이미지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이델 대표는 스리랑카 출신 동성 배우자와 두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성소수자입니다.

또 독일대안당의 세력이 비교적 약한 옛 서독 지역 출신이기도 한데요.

법률인 출신 60대 남성이 주류인 경쟁 정당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들과는 다른 이미지로 독일 서부와 중간 계층 등을 공략하면서 표심을 움직였다는 겁니다.

[앵커]

바이델 대표가 독일 극우의 떠오르는 간판이면 좌파당의 여성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끝난 줄 알았던 좌파당을 부활시킨 인물이자, 앞서 보신 극우당을 막아설 유일한 정치인으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36살의 좌파당의 공동 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입니다.

[하이디 라이히네크/좌파당 공동대표/지난달 29일 : "단순히 AfD(독일대안당)와 과반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당신은 FDP(자유민주당)와 함께 다수 의석을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이것은 대단히 큰 문제입니다. 당신은 여전히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이 난민 정책 강화를 명분으로 극우 정당과 협력한다는 의혹에 대해 기독민주당 대표를 추궁하는 모습인데요.

이 영상은 조회수 710만 회를 넘기며 단숨에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그의 틱톡 팔로워 수가 급증하더니 25일 기준 현재는 58만 명을 기록 중입니다.

왼쪽 팔뚝에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얼굴 문신을 새긴 그를 젊은이들은 "하이디 여왕"이라고 칭송할 정도입니다.

그의 신드롬급 인기는 3%대 당 지지율을 한 달여 만에 3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결국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토니 타슈/독일 좌파당과 하이디 라이히네크 지지자 : "그녀(하이디)는 상징적이고 사실상 유일해요. 그녀는 완벽하고 젊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요. 그녀는 존재감이 크고 저는 그걸 사랑합니다."]

[앵커]

두 사람 모두 이번 투표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요.

표심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82.5%를 기록했는데요.

독일 통일이 이뤄진 1990년 이후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때는 유럽 경제의 엔진으로 불렸던 독일이지만, 지금은 경기가 침체한지 몇 년 됐고요.

불법 이민자와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까지 커지고 있는 만큼, 독일인들 민심이 이번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라이히네크의 영상으로 좌파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18살에서 24살 사이 유권자의 표 27%를 쓸어 담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같은 연령대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을 지지하는 비율도 만만치 않았다는 겁니다.

21% 득표율을 얻은 건데요.

이를 두고 BBC는 "청년층은 좌파나 우파로 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독일 선거 결과가 국가의 운영 방향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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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6 15:26:26
    • 수정2025-02-26 15:40:05
    월드24
[앵커]

지난 주말 독일에서는 앞으로 4년간 독일의 운명을 결정할 연방의회 총선거가 있었습니다.

82.5%에 달한 투표율, 좌파와 우파로 극명히 갈라진 청년층 표심, 극우와 좌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여성 정치인들.

독일 총선의 이모저모를 이랑 기자와 월드 이슈에서 알아보겠습니다.

3년여 만의 연방의회 총선거였습니다.

우선 결과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무려 16년 동안 재임한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친정입니다.

중도 보수 성향 두 정당이 연합해서 3년여 만에 정권을 되찾았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독일 기독민주당 대표/차기 총리 : "행동할 수 있고, 의회 과반수가 뒷받침해 주며, 현재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정부가 독일에 필요합니다."]

299개 선거구 정당투표에서,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이 합쳐서 28.6%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1당이 됐습니다.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정권 연장에 나섰지만, 3위에 그쳤습니다.

반면 뜻밖의 정당들이 이변을 만들어냈는데요.

우선 극우 정당이 득표율 2위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 줄여서 독일대안당으로 불리는 아 에프 데(AfD)입니다.

극우 정당이 제2당이 된 건 2차 대전 뒤 처음입니다.

지난 2021년 총선에서 10.4%를 얻었는데 3년 만에 곱절에 이르는 20.8%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스테판 마셜/정치학자 : "이 정부가 당장 급하면서 사람들이 AfD(독일대안당)에 투표하도록 하는 문제, 특히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AfD가 더 부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디 린케, 좌파당도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선보였는데요.

이번엔 연방의회서 퇴출당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는데, 무려 8.8% 득표율을 올리며 반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앵커]

극우 정당과 좌파 정당, 모두 뜻밖의 결과를 받아 들게 됐군요.

두 정당 리더십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정당 모두 화제의 중심에 여성 대표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의 특이한 이력과 행보에 유독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먼저 독일대안당 공동 대표부터 만나보시죠.

[알리스 바이델/독일대안당 공동대표 : "유럽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국민의 당으로 자리 잡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당이고, 안정적이며, 독일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세력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을 제2당으로 올려놓으면서, 바이델 대표는 유럽 극우 물결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전형적인 극우와는 다른 이미지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이델 대표는 스리랑카 출신 동성 배우자와 두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성소수자입니다.

또 독일대안당의 세력이 비교적 약한 옛 서독 지역 출신이기도 한데요.

법률인 출신 60대 남성이 주류인 경쟁 정당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들과는 다른 이미지로 독일 서부와 중간 계층 등을 공략하면서 표심을 움직였다는 겁니다.

[앵커]

바이델 대표가 독일 극우의 떠오르는 간판이면 좌파당의 여성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끝난 줄 알았던 좌파당을 부활시킨 인물이자, 앞서 보신 극우당을 막아설 유일한 정치인으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36살의 좌파당의 공동 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입니다.

[하이디 라이히네크/좌파당 공동대표/지난달 29일 : "단순히 AfD(독일대안당)와 과반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당신은 FDP(자유민주당)와 함께 다수 의석을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이것은 대단히 큰 문제입니다. 당신은 여전히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이 난민 정책 강화를 명분으로 극우 정당과 협력한다는 의혹에 대해 기독민주당 대표를 추궁하는 모습인데요.

이 영상은 조회수 710만 회를 넘기며 단숨에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그의 틱톡 팔로워 수가 급증하더니 25일 기준 현재는 58만 명을 기록 중입니다.

왼쪽 팔뚝에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얼굴 문신을 새긴 그를 젊은이들은 "하이디 여왕"이라고 칭송할 정도입니다.

그의 신드롬급 인기는 3%대 당 지지율을 한 달여 만에 3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결국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토니 타슈/독일 좌파당과 하이디 라이히네크 지지자 : "그녀(하이디)는 상징적이고 사실상 유일해요. 그녀는 완벽하고 젊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요. 그녀는 존재감이 크고 저는 그걸 사랑합니다."]

[앵커]

두 사람 모두 이번 투표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요.

표심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82.5%를 기록했는데요.

독일 통일이 이뤄진 1990년 이후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때는 유럽 경제의 엔진으로 불렸던 독일이지만, 지금은 경기가 침체한지 몇 년 됐고요.

불법 이민자와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까지 커지고 있는 만큼, 독일인들 민심이 이번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라이히네크의 영상으로 좌파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18살에서 24살 사이 유권자의 표 27%를 쓸어 담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같은 연령대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을 지지하는 비율도 만만치 않았다는 겁니다.

21% 득표율을 얻은 건데요.

이를 두고 BBC는 "청년층은 좌파나 우파로 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독일 선거 결과가 국가의 운영 방향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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