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경실련 재창립 앞둬…우려·반발 잇따라

입력 2025.02.27 (19:15) 수정 2025.02.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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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 내 성희롱 논란 등으로 사실상 해체됐던 시민단체, 청주경실련이 5년 만에 재창립을 앞두고 있는데요.

전 임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들까지 "시민사회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4년 창립돼 지역 대표 시민단체 가운데 한 곳으로 활동한 청주·충북경실련.

2020년, 직장 내 성희롱과 해고 논란 등으로 내부 갈등을 겪다가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최근, 전 임직원 등 일부가 청주경실련의 규약을 만들고 새 임원을 선출하는 재창립 총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50여 곳의 시민사회·여성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가치 부정하는 경실련을 규탄한다! 규탄한다!"]

이들은 성희롱 사건의 2차 가해자 등이 청주경실련 재창립에 관여하고 있고, 5년째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창립을 승인하려는 중앙경실련에도 각을 세웠습니다.

[정미진/청주경실련 성희롱 피해자 지지 모임 : "중앙경실련이 결국 조직이 가진 힘으로 가해자 편에 서길 선택한다면, 우리는 연대의 힘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이 지역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기필코 보여줄 것입니다."]

청주경실련에 수십 년 몸담았던 전 임원들도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지역사회 여론 수렴, 재창립 과정과 참여자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두영/전 청주·충북경실련 사무처장 : "경실련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나? 저는 이런 모습과 행태를 가지고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청주경실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창립 준비위원회 측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가해자 배제 등에 대한 즉답 대신, 앞으로 활동을 지켜봐달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덕/청주경실련 재창립 준비위원장 : "부족한 점은 계속 보완하고, 그다음에 장점은 계속 살려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도 복원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편, 중앙경실련은 사무총장 명의로 반대 시민단체에 의견서를 보내, 재창립 준비위에 신중한 임원 선출과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권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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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경실련 재창립 앞둬…우려·반발 잇따라
    • 입력 2025-02-27 19:15:22
    • 수정2025-02-27 20:11:31
    뉴스7(청주)
[앵커]

직장 내 성희롱 논란 등으로 사실상 해체됐던 시민단체, 청주경실련이 5년 만에 재창립을 앞두고 있는데요.

전 임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들까지 "시민사회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4년 창립돼 지역 대표 시민단체 가운데 한 곳으로 활동한 청주·충북경실련.

2020년, 직장 내 성희롱과 해고 논란 등으로 내부 갈등을 겪다가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최근, 전 임직원 등 일부가 청주경실련의 규약을 만들고 새 임원을 선출하는 재창립 총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50여 곳의 시민사회·여성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가치 부정하는 경실련을 규탄한다! 규탄한다!"]

이들은 성희롱 사건의 2차 가해자 등이 청주경실련 재창립에 관여하고 있고, 5년째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창립을 승인하려는 중앙경실련에도 각을 세웠습니다.

[정미진/청주경실련 성희롱 피해자 지지 모임 : "중앙경실련이 결국 조직이 가진 힘으로 가해자 편에 서길 선택한다면, 우리는 연대의 힘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이 지역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기필코 보여줄 것입니다."]

청주경실련에 수십 년 몸담았던 전 임원들도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지역사회 여론 수렴, 재창립 과정과 참여자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두영/전 청주·충북경실련 사무처장 : "경실련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나? 저는 이런 모습과 행태를 가지고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청주경실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창립 준비위원회 측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가해자 배제 등에 대한 즉답 대신, 앞으로 활동을 지켜봐달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덕/청주경실련 재창립 준비위원장 : "부족한 점은 계속 보완하고, 그다음에 장점은 계속 살려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도 복원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편, 중앙경실련은 사무총장 명의로 반대 시민단체에 의견서를 보내, 재창립 준비위에 신중한 임원 선출과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권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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