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논 한가운데·폐건물 앞에 미세먼지 차단 숲?
입력 2025.03.04 (19:12)
수정 2025.03.04 (20: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을 미세먼지에서 보호한다며 여기저기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쓴 돈이 6년 동안, 8,000억 원을 넘는데요.
하지만, 확인해보니, 산에 둘러싸인 논 한가운데나 폐건물 주변에 숲을 만들어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KBS경남은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의 실태를 오늘부터 사흘동안 집중 보도합니다.
현장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의 도로 옆, 난데없는 숲이 조성됐습니다.
메타세콰이어부터 무릎 높이만 한 나무까지 2천6백 그루가 자라는 시설은 합천군이 3년 전 6억 원을 들여 만든 미세먼지 차단 숲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실태가 더 잘 보입니다.
숲이 만들어진 곳은 울창한 산에 둘러싸인데다, 논 한가운데입니다.
미세먼지 발생이 많지도 않고, 초등학교와 경로당에서도 멉니다.
마을주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며, 돈만 내버렸다는 반응입니다.
[고동의/주민 : "그런 환경에다가 이것을 짓는 게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고요. 왜냐하면 여기 다 주변에 논, 밭이고 산입니다."]
다른 지역의 미세먼지 차단 숲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해군은 이곳 폐기물 매립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숲을 조성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기로 한 만 그루의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차단 숲은 매립장에서 1km나 떨어진 산비탈 아래 관광지에 조성됐습니다.
주거 밀집 지역에서 한참 벗어난 곳입니다.
이 숲을 만드는데도, 10억 원이 쓰였는데, 뒷편에 있는 건 20년째 방치된 폐건물.
미세먼지 숲이 폐건물을 보호하는 셈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오염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대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에 조성이 되어 있는거죠. 마치 이것은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강릉에다가 녹지를 조성한 그런 형태랑 거의 별반 다르지 않은 거죠."]
게다가, 폐기물 매립장 운영은 올해까지.
이미 폐쇄가 예정돼 있었지만 숲 조성을 강행한 겁니다.
[남해군 관계자/음성변조 : "(매립장) 용량도 거의 다 찼고요. 복토 하고 사업 종료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산림청 지자체가 이런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에 들인 돈은 약 6년 동안 8,200억 원.
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였는지, 산림청도, 지자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김대현/그래픽:박수홍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을 미세먼지에서 보호한다며 여기저기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쓴 돈이 6년 동안, 8,000억 원을 넘는데요.
하지만, 확인해보니, 산에 둘러싸인 논 한가운데나 폐건물 주변에 숲을 만들어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KBS경남은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의 실태를 오늘부터 사흘동안 집중 보도합니다.
현장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의 도로 옆, 난데없는 숲이 조성됐습니다.
메타세콰이어부터 무릎 높이만 한 나무까지 2천6백 그루가 자라는 시설은 합천군이 3년 전 6억 원을 들여 만든 미세먼지 차단 숲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실태가 더 잘 보입니다.
숲이 만들어진 곳은 울창한 산에 둘러싸인데다, 논 한가운데입니다.
미세먼지 발생이 많지도 않고, 초등학교와 경로당에서도 멉니다.
마을주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며, 돈만 내버렸다는 반응입니다.
[고동의/주민 : "그런 환경에다가 이것을 짓는 게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고요. 왜냐하면 여기 다 주변에 논, 밭이고 산입니다."]
다른 지역의 미세먼지 차단 숲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해군은 이곳 폐기물 매립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숲을 조성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기로 한 만 그루의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차단 숲은 매립장에서 1km나 떨어진 산비탈 아래 관광지에 조성됐습니다.
주거 밀집 지역에서 한참 벗어난 곳입니다.
이 숲을 만드는데도, 10억 원이 쓰였는데, 뒷편에 있는 건 20년째 방치된 폐건물.
미세먼지 숲이 폐건물을 보호하는 셈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오염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대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에 조성이 되어 있는거죠. 마치 이것은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강릉에다가 녹지를 조성한 그런 형태랑 거의 별반 다르지 않은 거죠."]
게다가, 폐기물 매립장 운영은 올해까지.
이미 폐쇄가 예정돼 있었지만 숲 조성을 강행한 겁니다.
[남해군 관계자/음성변조 : "(매립장) 용량도 거의 다 찼고요. 복토 하고 사업 종료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산림청 지자체가 이런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에 들인 돈은 약 6년 동안 8,200억 원.
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였는지, 산림청도, 지자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김대현/그래픽:박수홍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K] 논 한가운데·폐건물 앞에 미세먼지 차단 숲?
-
- 입력 2025-03-04 19:12:31
- 수정2025-03-04 20:13:45

[앵커]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을 미세먼지에서 보호한다며 여기저기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쓴 돈이 6년 동안, 8,000억 원을 넘는데요.
하지만, 확인해보니, 산에 둘러싸인 논 한가운데나 폐건물 주변에 숲을 만들어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KBS경남은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의 실태를 오늘부터 사흘동안 집중 보도합니다.
현장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의 도로 옆, 난데없는 숲이 조성됐습니다.
메타세콰이어부터 무릎 높이만 한 나무까지 2천6백 그루가 자라는 시설은 합천군이 3년 전 6억 원을 들여 만든 미세먼지 차단 숲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실태가 더 잘 보입니다.
숲이 만들어진 곳은 울창한 산에 둘러싸인데다, 논 한가운데입니다.
미세먼지 발생이 많지도 않고, 초등학교와 경로당에서도 멉니다.
마을주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며, 돈만 내버렸다는 반응입니다.
[고동의/주민 : "그런 환경에다가 이것을 짓는 게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고요. 왜냐하면 여기 다 주변에 논, 밭이고 산입니다."]
다른 지역의 미세먼지 차단 숲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해군은 이곳 폐기물 매립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숲을 조성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기로 한 만 그루의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차단 숲은 매립장에서 1km나 떨어진 산비탈 아래 관광지에 조성됐습니다.
주거 밀집 지역에서 한참 벗어난 곳입니다.
이 숲을 만드는데도, 10억 원이 쓰였는데, 뒷편에 있는 건 20년째 방치된 폐건물.
미세먼지 숲이 폐건물을 보호하는 셈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오염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대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에 조성이 되어 있는거죠. 마치 이것은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강릉에다가 녹지를 조성한 그런 형태랑 거의 별반 다르지 않은 거죠."]
게다가, 폐기물 매립장 운영은 올해까지.
이미 폐쇄가 예정돼 있었지만 숲 조성을 강행한 겁니다.
[남해군 관계자/음성변조 : "(매립장) 용량도 거의 다 찼고요. 복토 하고 사업 종료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산림청 지자체가 이런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에 들인 돈은 약 6년 동안 8,200억 원.
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였는지, 산림청도, 지자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김대현/그래픽:박수홍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을 미세먼지에서 보호한다며 여기저기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쓴 돈이 6년 동안, 8,000억 원을 넘는데요.
하지만, 확인해보니, 산에 둘러싸인 논 한가운데나 폐건물 주변에 숲을 만들어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KBS경남은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의 실태를 오늘부터 사흘동안 집중 보도합니다.
현장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의 도로 옆, 난데없는 숲이 조성됐습니다.
메타세콰이어부터 무릎 높이만 한 나무까지 2천6백 그루가 자라는 시설은 합천군이 3년 전 6억 원을 들여 만든 미세먼지 차단 숲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실태가 더 잘 보입니다.
숲이 만들어진 곳은 울창한 산에 둘러싸인데다, 논 한가운데입니다.
미세먼지 발생이 많지도 않고, 초등학교와 경로당에서도 멉니다.
마을주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며, 돈만 내버렸다는 반응입니다.
[고동의/주민 : "그런 환경에다가 이것을 짓는 게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고요. 왜냐하면 여기 다 주변에 논, 밭이고 산입니다."]
다른 지역의 미세먼지 차단 숲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해군은 이곳 폐기물 매립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숲을 조성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기로 한 만 그루의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차단 숲은 매립장에서 1km나 떨어진 산비탈 아래 관광지에 조성됐습니다.
주거 밀집 지역에서 한참 벗어난 곳입니다.
이 숲을 만드는데도, 10억 원이 쓰였는데, 뒷편에 있는 건 20년째 방치된 폐건물.
미세먼지 숲이 폐건물을 보호하는 셈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오염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대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에 조성이 되어 있는거죠. 마치 이것은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강릉에다가 녹지를 조성한 그런 형태랑 거의 별반 다르지 않은 거죠."]
게다가, 폐기물 매립장 운영은 올해까지.
이미 폐쇄가 예정돼 있었지만 숲 조성을 강행한 겁니다.
[남해군 관계자/음성변조 : "(매립장) 용량도 거의 다 찼고요. 복토 하고 사업 종료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산림청 지자체가 이런 미세먼지 차단 숲 사업에 들인 돈은 약 6년 동안 8,200억 원.
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였는지, 산림청도, 지자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김대현/그래픽:박수홍
-
-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박기원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