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기의 핫클립] 하숙집 다시 뜬다 “고물가에 전세사기에…”

입력 2025.03.05 (18:10) 수정 2025.03.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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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의 핫클립입니다.

30년 전 한 지붕 아래 모인 대학생들의 이야기.

드라마 속 추억인줄로 알았는데, 요즘 대학가에 이 단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하숙집'입니다.

[하숙집 아주머니 : "옆에 다 일어났니? 옆에 다 깨우고. 학교 늦겠다 어서 와 밥 먹어."]

주인집 아주머니 호출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하숙집은 정보교환장이자 토론장 학습장이었지만 무엇보다 따뜻한 집밥이 있는 곳 둘러앉아 먹는 밥상이 핵심이었습니다.

["하정이 아직 자요."]

["아줌마 오늘 반찬 너무 좋아요 하하하."]

식사 시간 안 지키면 밥 안 준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막상 늦게 일어나거나 밤늦게 들어와 부엌을 기웃거리면 어느새 밥상을 차려줬습니다.

웃풍이 심해 손이 얼고, 아침이면 화장실 앞에 줄을 서야 했지만 그래도 끈끈한 정이 있었습니다.

[하숙생 : "여기는 남자도 같이 있으니까 조심하게 되고 그런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조심을 하긴 하니?) 조심하죠…."]

새 식구 맞는 입방식을 치른다며 막걸리 파티를 벌이면 김치 안주라도 내주던 시절.

함께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부르고 방에서 기타를 퉁기는 것이 그 시절 낭만이었습니다.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함께 목청껏 응원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하숙집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하숙집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신세대 학생들의 기호에 맞춰 원룸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 학생들, 아무리 "가족 같은 분위기"를 내세워도 TV 냉장고 완비된 원룸을 찾아가니 하숙집 주인들로선 도리가 없었습니다.

과거의 유물로 남는 듯했던 하숙집이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플랫폼 업체에 따르면 하숙이나 셰어하우스 등의 방문 예약 건수는 1년 새 20%가량 늘었습니다.

물가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대학가 원룸 월세가 평균 60만 원을 넘겼고, 외식비도 급등했습니다.

밥 주는 집 하숙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는 겁니다.

[이승원/맘스테이 하숙 등 플랫폼 대표 : "20년 전하고 지금 하고 (하숙) 가격이 많이 오르진 않았어요. 반찬이 한 7~8개로 저도 결혼을 했지만, 집에서도 그렇게 못 해 먹는데…"]

반찬이 짜네 싱겁네 때론 불평하면서도 돌아보면 가장 맛있던 한 끼 하숙집 밥.

누군가에게 일이 생기면 모두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 냄새가 그리운 이들이 다시 하숙집을 찾고 있습니다.

박대기의 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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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대기의 핫클립] 하숙집 다시 뜬다 “고물가에 전세사기에…”
    • 입력 2025-03-05 18:10:05
    • 수정2025-03-05 18: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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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의 핫클립입니다.

30년 전 한 지붕 아래 모인 대학생들의 이야기.

드라마 속 추억인줄로 알았는데, 요즘 대학가에 이 단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하숙집'입니다.

[하숙집 아주머니 : "옆에 다 일어났니? 옆에 다 깨우고. 학교 늦겠다 어서 와 밥 먹어."]

주인집 아주머니 호출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하숙집은 정보교환장이자 토론장 학습장이었지만 무엇보다 따뜻한 집밥이 있는 곳 둘러앉아 먹는 밥상이 핵심이었습니다.

["하정이 아직 자요."]

["아줌마 오늘 반찬 너무 좋아요 하하하."]

식사 시간 안 지키면 밥 안 준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막상 늦게 일어나거나 밤늦게 들어와 부엌을 기웃거리면 어느새 밥상을 차려줬습니다.

웃풍이 심해 손이 얼고, 아침이면 화장실 앞에 줄을 서야 했지만 그래도 끈끈한 정이 있었습니다.

[하숙생 : "여기는 남자도 같이 있으니까 조심하게 되고 그런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조심을 하긴 하니?) 조심하죠…."]

새 식구 맞는 입방식을 치른다며 막걸리 파티를 벌이면 김치 안주라도 내주던 시절.

함께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부르고 방에서 기타를 퉁기는 것이 그 시절 낭만이었습니다.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함께 목청껏 응원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하숙집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하숙집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신세대 학생들의 기호에 맞춰 원룸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 학생들, 아무리 "가족 같은 분위기"를 내세워도 TV 냉장고 완비된 원룸을 찾아가니 하숙집 주인들로선 도리가 없었습니다.

과거의 유물로 남는 듯했던 하숙집이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플랫폼 업체에 따르면 하숙이나 셰어하우스 등의 방문 예약 건수는 1년 새 20%가량 늘었습니다.

물가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대학가 원룸 월세가 평균 60만 원을 넘겼고, 외식비도 급등했습니다.

밥 주는 집 하숙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는 겁니다.

[이승원/맘스테이 하숙 등 플랫폼 대표 : "20년 전하고 지금 하고 (하숙) 가격이 많이 오르진 않았어요. 반찬이 한 7~8개로 저도 결혼을 했지만, 집에서도 그렇게 못 해 먹는데…"]

반찬이 짜네 싱겁네 때론 불평하면서도 돌아보면 가장 맛있던 한 끼 하숙집 밥.

누군가에게 일이 생기면 모두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 냄새가 그리운 이들이 다시 하숙집을 찾고 있습니다.

박대기의 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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