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고양이만 해요”…쓰레기로 대란 난 영국 버밍엄 [월드 이슈]
입력 2025.04.09 (15:28)
수정 2025.04.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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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에 빠졌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대도시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인데요.
대체 어떤 상태인 거죠?
[기자]
제가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요.
말 그대로 도시 곳곳이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마다 검정 쓰레기봉투가 즐비했습니다.
버밍엄의 한 주택가인데요.
쓰레기가 가득한 검정 봉투가 백 미터 넘게 쭉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이 비켜 가야 할 정도로 도로에 한가득입니다.
봉투가 터져 내용물이 빠져나오면서 주변이 난장판이 된 경우도 많은데요.
주택가마다, 골목마다, '쓰레기 대란'은 벌써 한 달 가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쇼캇 마흐무드/택시 운전사 : "제가 본 최악의 상황은 이제 여기저기 쥐들이 돌아다닌다는 거예요. 분명 음식이 거기 남아 있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죠."]
[앵커]
상태가 정말 심각하군요.
버밍엄시 시민들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쓰레기가 썩기 시작했고 악취는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이 큰지 직접 들어보시죠.
[아벨 미하이/주민 : "아들이 뒤편으로 나갈 때마다 냄새 때문에 토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놀러 나가기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쓰레기통을 치우기 위해 뭔가 조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상상 그 이상으로 심한 악취보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봉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쥐 떼입니다.
이제 쥐는 물론이고 심지어 고양이, 여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봉투 안에서는 각종 벌레까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버밍엄 시민들은 "쥐가 고양이만 하다"면서 차량 밑에 들어가 선을 끊어먹거나 집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국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을 가득 메운 쓰레기는 17,000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상황을 보고 나니 처음 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것인지 궁금한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지난 1월이었습니다.
버밍엄 시청이 폐기물 처리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파업이 시작됐는데요.
지난달 11일부터는 청소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의 청소차가 한 달 가까이 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버밍엄시 전체 청소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작업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엔 몇 주 동안 단 한 대의 청소차도 오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춘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웨인 비숍/버밍엄시 수거 담당관 : "우리는 매년 8,000파운드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날씨에 나가 일하고, 코로나 때도 나가 일했어요.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그 돈을 잃을 수가 없습니다."]
버밍엄 시의회는 폐기물 재활용과 수거 담당관이라는 자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수거 담당관들이 일반 청소부가 될 경우, 매달 87만 원 정도, 한해 천만 원 이상 월급이 삭감된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실제 임금 삭감은 없다"면서 폐기물 서비스의 현대화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이드리스/버밍엄 시의원 : "그들(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누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지 직시해야 합니다. 버밍엄 주민들입니다. 125만 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나쁜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노사 갈등이 심하다고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를 방치만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시급한 건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일 텐데요.
현재로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허튼홀 커뮤니티 센터'라는 시민단체는 자원봉사자와 비파업 청소차를 연결해 임시 수거 거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이 모여서 쓰레기를 직접 옮겼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점차 단순한 노동 쟁의 이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버밍엄시는 지난해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로 이미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필수 서비스 운영조차 힘들 정도인데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쓰레기 대란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으로 국가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게 되자 정치권 역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영국 버밍엄 쓰레기 사태는 공공 인프라가 무너지면 도시 전체가 병들고 시민의 삶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TheTimes·@BirminghamPost (유튜브)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에 빠졌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대도시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인데요.
대체 어떤 상태인 거죠?
[기자]
제가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요.
말 그대로 도시 곳곳이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마다 검정 쓰레기봉투가 즐비했습니다.
버밍엄의 한 주택가인데요.
쓰레기가 가득한 검정 봉투가 백 미터 넘게 쭉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이 비켜 가야 할 정도로 도로에 한가득입니다.
봉투가 터져 내용물이 빠져나오면서 주변이 난장판이 된 경우도 많은데요.
주택가마다, 골목마다, '쓰레기 대란'은 벌써 한 달 가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쇼캇 마흐무드/택시 운전사 : "제가 본 최악의 상황은 이제 여기저기 쥐들이 돌아다닌다는 거예요. 분명 음식이 거기 남아 있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죠."]
[앵커]
상태가 정말 심각하군요.
버밍엄시 시민들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쓰레기가 썩기 시작했고 악취는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이 큰지 직접 들어보시죠.
[아벨 미하이/주민 : "아들이 뒤편으로 나갈 때마다 냄새 때문에 토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놀러 나가기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쓰레기통을 치우기 위해 뭔가 조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상상 그 이상으로 심한 악취보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봉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쥐 떼입니다.
이제 쥐는 물론이고 심지어 고양이, 여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봉투 안에서는 각종 벌레까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버밍엄 시민들은 "쥐가 고양이만 하다"면서 차량 밑에 들어가 선을 끊어먹거나 집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국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을 가득 메운 쓰레기는 17,000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상황을 보고 나니 처음 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것인지 궁금한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지난 1월이었습니다.
버밍엄 시청이 폐기물 처리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파업이 시작됐는데요.
지난달 11일부터는 청소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의 청소차가 한 달 가까이 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버밍엄시 전체 청소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작업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엔 몇 주 동안 단 한 대의 청소차도 오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춘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웨인 비숍/버밍엄시 수거 담당관 : "우리는 매년 8,000파운드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날씨에 나가 일하고, 코로나 때도 나가 일했어요.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그 돈을 잃을 수가 없습니다."]
버밍엄 시의회는 폐기물 재활용과 수거 담당관이라는 자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수거 담당관들이 일반 청소부가 될 경우, 매달 87만 원 정도, 한해 천만 원 이상 월급이 삭감된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실제 임금 삭감은 없다"면서 폐기물 서비스의 현대화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이드리스/버밍엄 시의원 : "그들(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누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지 직시해야 합니다. 버밍엄 주민들입니다. 125만 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나쁜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노사 갈등이 심하다고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를 방치만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시급한 건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일 텐데요.
현재로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허튼홀 커뮤니티 센터'라는 시민단체는 자원봉사자와 비파업 청소차를 연결해 임시 수거 거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이 모여서 쓰레기를 직접 옮겼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점차 단순한 노동 쟁의 이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버밍엄시는 지난해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로 이미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필수 서비스 운영조차 힘들 정도인데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쓰레기 대란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으로 국가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게 되자 정치권 역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영국 버밍엄 쓰레기 사태는 공공 인프라가 무너지면 도시 전체가 병들고 시민의 삶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TheTimes·@BirminghamPost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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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가 고양이만 해요”…쓰레기로 대란 난 영국 버밍엄 [월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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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09 15: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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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에 빠졌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대도시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인데요.
대체 어떤 상태인 거죠?
[기자]
제가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요.
말 그대로 도시 곳곳이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마다 검정 쓰레기봉투가 즐비했습니다.
버밍엄의 한 주택가인데요.
쓰레기가 가득한 검정 봉투가 백 미터 넘게 쭉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이 비켜 가야 할 정도로 도로에 한가득입니다.
봉투가 터져 내용물이 빠져나오면서 주변이 난장판이 된 경우도 많은데요.
주택가마다, 골목마다, '쓰레기 대란'은 벌써 한 달 가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쇼캇 마흐무드/택시 운전사 : "제가 본 최악의 상황은 이제 여기저기 쥐들이 돌아다닌다는 거예요. 분명 음식이 거기 남아 있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죠."]
[앵커]
상태가 정말 심각하군요.
버밍엄시 시민들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쓰레기가 썩기 시작했고 악취는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이 큰지 직접 들어보시죠.
[아벨 미하이/주민 : "아들이 뒤편으로 나갈 때마다 냄새 때문에 토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놀러 나가기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쓰레기통을 치우기 위해 뭔가 조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상상 그 이상으로 심한 악취보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봉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쥐 떼입니다.
이제 쥐는 물론이고 심지어 고양이, 여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봉투 안에서는 각종 벌레까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버밍엄 시민들은 "쥐가 고양이만 하다"면서 차량 밑에 들어가 선을 끊어먹거나 집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국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을 가득 메운 쓰레기는 17,000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상황을 보고 나니 처음 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것인지 궁금한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지난 1월이었습니다.
버밍엄 시청이 폐기물 처리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파업이 시작됐는데요.
지난달 11일부터는 청소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의 청소차가 한 달 가까이 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버밍엄시 전체 청소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작업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엔 몇 주 동안 단 한 대의 청소차도 오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춘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웨인 비숍/버밍엄시 수거 담당관 : "우리는 매년 8,000파운드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날씨에 나가 일하고, 코로나 때도 나가 일했어요.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그 돈을 잃을 수가 없습니다."]
버밍엄 시의회는 폐기물 재활용과 수거 담당관이라는 자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수거 담당관들이 일반 청소부가 될 경우, 매달 87만 원 정도, 한해 천만 원 이상 월급이 삭감된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실제 임금 삭감은 없다"면서 폐기물 서비스의 현대화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이드리스/버밍엄 시의원 : "그들(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누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지 직시해야 합니다. 버밍엄 주민들입니다. 125만 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나쁜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노사 갈등이 심하다고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를 방치만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시급한 건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일 텐데요.
현재로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허튼홀 커뮤니티 센터'라는 시민단체는 자원봉사자와 비파업 청소차를 연결해 임시 수거 거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이 모여서 쓰레기를 직접 옮겼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점차 단순한 노동 쟁의 이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버밍엄시는 지난해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로 이미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필수 서비스 운영조차 힘들 정도인데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쓰레기 대란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으로 국가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게 되자 정치권 역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영국 버밍엄 쓰레기 사태는 공공 인프라가 무너지면 도시 전체가 병들고 시민의 삶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TheTimes·@BirminghamPost (유튜브)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에 빠졌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대도시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인데요.
대체 어떤 상태인 거죠?
[기자]
제가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요.
말 그대로 도시 곳곳이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마다 검정 쓰레기봉투가 즐비했습니다.
버밍엄의 한 주택가인데요.
쓰레기가 가득한 검정 봉투가 백 미터 넘게 쭉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이 비켜 가야 할 정도로 도로에 한가득입니다.
봉투가 터져 내용물이 빠져나오면서 주변이 난장판이 된 경우도 많은데요.
주택가마다, 골목마다, '쓰레기 대란'은 벌써 한 달 가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쇼캇 마흐무드/택시 운전사 : "제가 본 최악의 상황은 이제 여기저기 쥐들이 돌아다닌다는 거예요. 분명 음식이 거기 남아 있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죠."]
[앵커]
상태가 정말 심각하군요.
버밍엄시 시민들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쓰레기가 썩기 시작했고 악취는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이 큰지 직접 들어보시죠.
[아벨 미하이/주민 : "아들이 뒤편으로 나갈 때마다 냄새 때문에 토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놀러 나가기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쓰레기통을 치우기 위해 뭔가 조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상상 그 이상으로 심한 악취보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봉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쥐 떼입니다.
이제 쥐는 물론이고 심지어 고양이, 여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봉투 안에서는 각종 벌레까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버밍엄 시민들은 "쥐가 고양이만 하다"면서 차량 밑에 들어가 선을 끊어먹거나 집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국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버밍엄을 가득 메운 쓰레기는 17,000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상황을 보고 나니 처음 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것인지 궁금한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지난 1월이었습니다.
버밍엄 시청이 폐기물 처리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파업이 시작됐는데요.
지난달 11일부터는 청소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의 청소차가 한 달 가까이 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버밍엄시 전체 청소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작업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엔 몇 주 동안 단 한 대의 청소차도 오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춘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웨인 비숍/버밍엄시 수거 담당관 : "우리는 매년 8,000파운드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날씨에 나가 일하고, 코로나 때도 나가 일했어요.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그 돈을 잃을 수가 없습니다."]
버밍엄 시의회는 폐기물 재활용과 수거 담당관이라는 자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수거 담당관들이 일반 청소부가 될 경우, 매달 87만 원 정도, 한해 천만 원 이상 월급이 삭감된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실제 임금 삭감은 없다"면서 폐기물 서비스의 현대화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이드리스/버밍엄 시의원 : "그들(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누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지 직시해야 합니다. 버밍엄 주민들입니다. 125만 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나쁜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노사 갈등이 심하다고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를 방치만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시급한 건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일 텐데요.
현재로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허튼홀 커뮤니티 센터'라는 시민단체는 자원봉사자와 비파업 청소차를 연결해 임시 수거 거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이 모여서 쓰레기를 직접 옮겼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점차 단순한 노동 쟁의 이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버밍엄시는 지난해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로 이미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필수 서비스 운영조차 힘들 정도인데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쓰레기 대란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으로 국가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게 되자 정치권 역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영국 버밍엄 쓰레기 사태는 공공 인프라가 무너지면 도시 전체가 병들고 시민의 삶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TheTimes·@BirminghamPost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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