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국 한번 가기 어렵네”…이러다 130조 원 손실까지?
입력 2025.04.29 (15:21)
수정 2025.04.29 (15: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미국으로 여행 가는걸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입국 심사가 전에 없이 까다로워진 데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체 얼마나 까다롭길래 미국 가는걸 재고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일단 입국 심사 시 뭘 많이 물어봅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물어보니까 더 긴장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왜 왔냐, 관광차 왔다고 하면 어디 구경 갈 거냐,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기본이고요.
최근에는 어떤 호텔에서 며칠을 머물 건지 등을 묻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 하와이에 온 독일인 10대 두 명, 공항 밖을 나가 보지도 못하고 독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19살 샬롯 폴과 18살 마리아 레페레는 배낭여행 중이었는데요.
전자여행허가, ETA를 받고 뉴질랜드에서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게 화근이 됐어요.
이들은 처음 이틀만 숙소를 예약하고, 그 이후 일정은 자유롭게 정하기 위해 예약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이 불법 취업을 하려는 것으로 보고 다음 날 추방 조치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알몸 수색까지 받았고, 수갑을 차고 열악한 환경에 구금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취업할 목적이 진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체류 일정이 불명확해서 추방당한 셈이잖아요?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2월에는 독일인이 16일 동안 구금됐다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루카스 지엘라프/미국 재입국 거부된 독일인 : "그냥 위험합니다. 위험하게 변했고요. 더 이상 그 누구도 미국에 관광객으로 오는 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국인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전자여행허가로 미국에 입국한 지엘라프는, 미국에 체류하다가 잠시 멕시코를 방문했는데요.
미국에 다시 오는 길에 이유도 모른 채 재입국이 거절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인도 국적의 노부부는 미국 사는 자녀를 보러 방문 비자로 왔다가 인도로 송환됐습니다.
5개월 정도 체류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엔 귀국 항공권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됐어요.
방문 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은 입국 시 귀국 항공권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는 새 이민 규정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사전에 공지된 적이 없었어요.
최근 입국 관련 규정이 예고 없이 강화되는 일이 잦다 보니, 오죽하면 일부 대학들은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외국 국적 학생과 직원들은 입국 조건이 바뀌어 못 돌아올 수 있으니, 여행을 잘 고려하라는 내용입니다.
[앵커]
듣고 나니 미국 여행, 당분간 미룬다는 사람들 의견에 수긍이 가는데요.
실제 입국하는 여행자 수에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가별로 따져도 미국에 오는 여행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고요.
지난달 전체 통계를 봐도 외국 국적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줄었습니다.
[샬롯 칼리치아마/LA 기반 관광가이드 : "침체를 느끼고 있어요.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 굳이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꽤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영국, 스페인, 독일 모두 미국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최소 10%대에서 30%대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영토 장악 의지를 보이는 그린란드, 덴마크령이잖아요.
덴마크의 경우 미국 방문객은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관세 전쟁으로 사이가 나빠진 이웃 나라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캐나다인의 9월까지 미국행 항공권 예약이 약 70%나 줄었습니다.
가뜩이나 관세 인상을 두고 국민감정이 상했는데, 입국 심사까지 까다로우니 아예 안 가고 만다, 이런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만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왜 갑자기 미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거기에는 약간의 민족주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마도요. 별거 아닙니다."]
[앵커]
미국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라면 이거 결국 미국 손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관광객이 준다는 건 미국 와서 먹고 노는데 쓰는 비용, 쇼핑 비용 등등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인데요.
현지 언론들은 이렇게 되면 관광산업 종사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광산업에 전쟁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헤이스/MSNBC 앵커 : "그(트럼프)와 마코 루비오(국무장관)의 '관광과의 전쟁'으로 대가를 치르는 건 미국인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여행 감소 등으로 올해만 미국 GDP의 0.3%인 900억 달러, 우리 돈 약 13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관광 수익 감소를 기록하게 되는 셈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msnbc (유튜브)
최근 미국으로 여행 가는걸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입국 심사가 전에 없이 까다로워진 데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체 얼마나 까다롭길래 미국 가는걸 재고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일단 입국 심사 시 뭘 많이 물어봅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물어보니까 더 긴장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왜 왔냐, 관광차 왔다고 하면 어디 구경 갈 거냐,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기본이고요.
최근에는 어떤 호텔에서 며칠을 머물 건지 등을 묻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 하와이에 온 독일인 10대 두 명, 공항 밖을 나가 보지도 못하고 독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19살 샬롯 폴과 18살 마리아 레페레는 배낭여행 중이었는데요.
전자여행허가, ETA를 받고 뉴질랜드에서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게 화근이 됐어요.
이들은 처음 이틀만 숙소를 예약하고, 그 이후 일정은 자유롭게 정하기 위해 예약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이 불법 취업을 하려는 것으로 보고 다음 날 추방 조치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알몸 수색까지 받았고, 수갑을 차고 열악한 환경에 구금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취업할 목적이 진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체류 일정이 불명확해서 추방당한 셈이잖아요?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2월에는 독일인이 16일 동안 구금됐다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루카스 지엘라프/미국 재입국 거부된 독일인 : "그냥 위험합니다. 위험하게 변했고요. 더 이상 그 누구도 미국에 관광객으로 오는 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국인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전자여행허가로 미국에 입국한 지엘라프는, 미국에 체류하다가 잠시 멕시코를 방문했는데요.
미국에 다시 오는 길에 이유도 모른 채 재입국이 거절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인도 국적의 노부부는 미국 사는 자녀를 보러 방문 비자로 왔다가 인도로 송환됐습니다.
5개월 정도 체류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엔 귀국 항공권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됐어요.
방문 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은 입국 시 귀국 항공권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는 새 이민 규정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사전에 공지된 적이 없었어요.
최근 입국 관련 규정이 예고 없이 강화되는 일이 잦다 보니, 오죽하면 일부 대학들은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외국 국적 학생과 직원들은 입국 조건이 바뀌어 못 돌아올 수 있으니, 여행을 잘 고려하라는 내용입니다.
[앵커]
듣고 나니 미국 여행, 당분간 미룬다는 사람들 의견에 수긍이 가는데요.
실제 입국하는 여행자 수에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가별로 따져도 미국에 오는 여행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고요.
지난달 전체 통계를 봐도 외국 국적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줄었습니다.
[샬롯 칼리치아마/LA 기반 관광가이드 : "침체를 느끼고 있어요.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 굳이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꽤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영국, 스페인, 독일 모두 미국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최소 10%대에서 30%대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영토 장악 의지를 보이는 그린란드, 덴마크령이잖아요.
덴마크의 경우 미국 방문객은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관세 전쟁으로 사이가 나빠진 이웃 나라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캐나다인의 9월까지 미국행 항공권 예약이 약 70%나 줄었습니다.
가뜩이나 관세 인상을 두고 국민감정이 상했는데, 입국 심사까지 까다로우니 아예 안 가고 만다, 이런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만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왜 갑자기 미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거기에는 약간의 민족주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마도요. 별거 아닙니다."]
[앵커]
미국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라면 이거 결국 미국 손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관광객이 준다는 건 미국 와서 먹고 노는데 쓰는 비용, 쇼핑 비용 등등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인데요.
현지 언론들은 이렇게 되면 관광산업 종사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광산업에 전쟁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헤이스/MSNBC 앵커 : "그(트럼프)와 마코 루비오(국무장관)의 '관광과의 전쟁'으로 대가를 치르는 건 미국인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여행 감소 등으로 올해만 미국 GDP의 0.3%인 900억 달러, 우리 돈 약 13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관광 수익 감소를 기록하게 되는 셈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msnbc (유튜브)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미국 한번 가기 어렵네”…이러다 130조 원 손실까지?
-
- 입력 2025-04-29 15:21:44
- 수정2025-04-29 15:31:10

[앵커]
최근 미국으로 여행 가는걸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입국 심사가 전에 없이 까다로워진 데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체 얼마나 까다롭길래 미국 가는걸 재고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일단 입국 심사 시 뭘 많이 물어봅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물어보니까 더 긴장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왜 왔냐, 관광차 왔다고 하면 어디 구경 갈 거냐,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기본이고요.
최근에는 어떤 호텔에서 며칠을 머물 건지 등을 묻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 하와이에 온 독일인 10대 두 명, 공항 밖을 나가 보지도 못하고 독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19살 샬롯 폴과 18살 마리아 레페레는 배낭여행 중이었는데요.
전자여행허가, ETA를 받고 뉴질랜드에서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게 화근이 됐어요.
이들은 처음 이틀만 숙소를 예약하고, 그 이후 일정은 자유롭게 정하기 위해 예약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이 불법 취업을 하려는 것으로 보고 다음 날 추방 조치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알몸 수색까지 받았고, 수갑을 차고 열악한 환경에 구금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취업할 목적이 진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체류 일정이 불명확해서 추방당한 셈이잖아요?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2월에는 독일인이 16일 동안 구금됐다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루카스 지엘라프/미국 재입국 거부된 독일인 : "그냥 위험합니다. 위험하게 변했고요. 더 이상 그 누구도 미국에 관광객으로 오는 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국인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전자여행허가로 미국에 입국한 지엘라프는, 미국에 체류하다가 잠시 멕시코를 방문했는데요.
미국에 다시 오는 길에 이유도 모른 채 재입국이 거절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인도 국적의 노부부는 미국 사는 자녀를 보러 방문 비자로 왔다가 인도로 송환됐습니다.
5개월 정도 체류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엔 귀국 항공권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됐어요.
방문 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은 입국 시 귀국 항공권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는 새 이민 규정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사전에 공지된 적이 없었어요.
최근 입국 관련 규정이 예고 없이 강화되는 일이 잦다 보니, 오죽하면 일부 대학들은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외국 국적 학생과 직원들은 입국 조건이 바뀌어 못 돌아올 수 있으니, 여행을 잘 고려하라는 내용입니다.
[앵커]
듣고 나니 미국 여행, 당분간 미룬다는 사람들 의견에 수긍이 가는데요.
실제 입국하는 여행자 수에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가별로 따져도 미국에 오는 여행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고요.
지난달 전체 통계를 봐도 외국 국적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줄었습니다.
[샬롯 칼리치아마/LA 기반 관광가이드 : "침체를 느끼고 있어요.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 굳이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꽤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영국, 스페인, 독일 모두 미국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최소 10%대에서 30%대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영토 장악 의지를 보이는 그린란드, 덴마크령이잖아요.
덴마크의 경우 미국 방문객은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관세 전쟁으로 사이가 나빠진 이웃 나라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캐나다인의 9월까지 미국행 항공권 예약이 약 70%나 줄었습니다.
가뜩이나 관세 인상을 두고 국민감정이 상했는데, 입국 심사까지 까다로우니 아예 안 가고 만다, 이런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만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왜 갑자기 미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거기에는 약간의 민족주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마도요. 별거 아닙니다."]
[앵커]
미국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라면 이거 결국 미국 손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관광객이 준다는 건 미국 와서 먹고 노는데 쓰는 비용, 쇼핑 비용 등등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인데요.
현지 언론들은 이렇게 되면 관광산업 종사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광산업에 전쟁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헤이스/MSNBC 앵커 : "그(트럼프)와 마코 루비오(국무장관)의 '관광과의 전쟁'으로 대가를 치르는 건 미국인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여행 감소 등으로 올해만 미국 GDP의 0.3%인 900억 달러, 우리 돈 약 13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관광 수익 감소를 기록하게 되는 셈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msnbc (유튜브)
최근 미국으로 여행 가는걸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입국 심사가 전에 없이 까다로워진 데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체 얼마나 까다롭길래 미국 가는걸 재고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일단 입국 심사 시 뭘 많이 물어봅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물어보니까 더 긴장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왜 왔냐, 관광차 왔다고 하면 어디 구경 갈 거냐,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기본이고요.
최근에는 어떤 호텔에서 며칠을 머물 건지 등을 묻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 하와이에 온 독일인 10대 두 명, 공항 밖을 나가 보지도 못하고 독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19살 샬롯 폴과 18살 마리아 레페레는 배낭여행 중이었는데요.
전자여행허가, ETA를 받고 뉴질랜드에서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게 화근이 됐어요.
이들은 처음 이틀만 숙소를 예약하고, 그 이후 일정은 자유롭게 정하기 위해 예약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이 불법 취업을 하려는 것으로 보고 다음 날 추방 조치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알몸 수색까지 받았고, 수갑을 차고 열악한 환경에 구금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취업할 목적이 진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체류 일정이 불명확해서 추방당한 셈이잖아요?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2월에는 독일인이 16일 동안 구금됐다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루카스 지엘라프/미국 재입국 거부된 독일인 : "그냥 위험합니다. 위험하게 변했고요. 더 이상 그 누구도 미국에 관광객으로 오는 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국인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전자여행허가로 미국에 입국한 지엘라프는, 미국에 체류하다가 잠시 멕시코를 방문했는데요.
미국에 다시 오는 길에 이유도 모른 채 재입국이 거절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인도 국적의 노부부는 미국 사는 자녀를 보러 방문 비자로 왔다가 인도로 송환됐습니다.
5개월 정도 체류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엔 귀국 항공권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됐어요.
방문 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은 입국 시 귀국 항공권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는 새 이민 규정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사전에 공지된 적이 없었어요.
최근 입국 관련 규정이 예고 없이 강화되는 일이 잦다 보니, 오죽하면 일부 대학들은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외국 국적 학생과 직원들은 입국 조건이 바뀌어 못 돌아올 수 있으니, 여행을 잘 고려하라는 내용입니다.
[앵커]
듣고 나니 미국 여행, 당분간 미룬다는 사람들 의견에 수긍이 가는데요.
실제 입국하는 여행자 수에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가별로 따져도 미국에 오는 여행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고요.
지난달 전체 통계를 봐도 외국 국적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줄었습니다.
[샬롯 칼리치아마/LA 기반 관광가이드 : "침체를 느끼고 있어요.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 굳이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꽤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영국, 스페인, 독일 모두 미국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최소 10%대에서 30%대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영토 장악 의지를 보이는 그린란드, 덴마크령이잖아요.
덴마크의 경우 미국 방문객은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관세 전쟁으로 사이가 나빠진 이웃 나라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캐나다인의 9월까지 미국행 항공권 예약이 약 70%나 줄었습니다.
가뜩이나 관세 인상을 두고 국민감정이 상했는데, 입국 심사까지 까다로우니 아예 안 가고 만다, 이런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만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왜 갑자기 미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거기에는 약간의 민족주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마도요. 별거 아닙니다."]
[앵커]
미국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라면 이거 결국 미국 손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관광객이 준다는 건 미국 와서 먹고 노는데 쓰는 비용, 쇼핑 비용 등등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인데요.
현지 언론들은 이렇게 되면 관광산업 종사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광산업에 전쟁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헤이스/MSNBC 앵커 : "그(트럼프)와 마코 루비오(국무장관)의 '관광과의 전쟁'으로 대가를 치르는 건 미국인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여행 감소 등으로 올해만 미국 GDP의 0.3%인 900억 달러, 우리 돈 약 13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관광 수익 감소를 기록하게 되는 셈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msnbc (유튜브)
-
-
이랑 기자 herb@kbs.co.kr
이랑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