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 피우는 연꽃’…불탄 고운사의 석탄일 맞이

입력 2025.05.02 (21:53) 수정 2025.05.0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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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사찰마다 부처님 오신 날 준비에 한창인데요,

지난 경북 산불로 전소된 천년고찰, 고운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승려와 신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연등을 달며, 더 이상의 재난이 없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호막에 쌓인 불상들이 트럭에 실려 옮겨집니다.

급박한 이송 작전에 보물 석조여래좌상 등 문화유산 40여 점은 화마를 피했지만, 사찰 42개 동 가운데 24동은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산불 한 달이 지났지만 고운사 앞마당엔 잿더미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당시, 예전 스님들이 쓰던 목욕탕에 소방대원들이 대피했다 구조될 만큼 산불의 위력은 컸습니다.

[등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장/주지 스님 : "불이 융단폭격하듯 앞산 뒷산 다…. (소방대원들이) 산소통을 갖고 있어서 산소를 나눠마시면서 살아계셨기에 다행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부처님 오신 날, 신자들은 평소처럼 연등을 답니다.

매년 다는 등이지만, 담긴 마음은 더 크고 간절합니다.

[정순연/의성군 의성읍 :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어요. 정말. 우리가 늘 와서 위로받고 위로 담아가고 힘들면 찾아오고 기뻐도 찾아오고 했던 절인데."]

스님들은, 문화재 복구에다 석탄일 법요식 준비에 몇 배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재민 걱정을 앞세웁니다.

[등운 스님 : "(불자 성금이)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마을주민들은 정부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많이 힘든 부분입니다."]

고운사에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이번 산불로 희생된 27명의 넋을 기리는 천도재를 봉행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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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 속 피우는 연꽃’…불탄 고운사의 석탄일 맞이
    • 입력 2025-05-02 21:53:26
    • 수정2025-05-02 22:12:29
    뉴스9(대구)
[앵커]

지역 사찰마다 부처님 오신 날 준비에 한창인데요,

지난 경북 산불로 전소된 천년고찰, 고운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승려와 신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연등을 달며, 더 이상의 재난이 없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호막에 쌓인 불상들이 트럭에 실려 옮겨집니다.

급박한 이송 작전에 보물 석조여래좌상 등 문화유산 40여 점은 화마를 피했지만, 사찰 42개 동 가운데 24동은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산불 한 달이 지났지만 고운사 앞마당엔 잿더미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당시, 예전 스님들이 쓰던 목욕탕에 소방대원들이 대피했다 구조될 만큼 산불의 위력은 컸습니다.

[등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장/주지 스님 : "불이 융단폭격하듯 앞산 뒷산 다…. (소방대원들이) 산소통을 갖고 있어서 산소를 나눠마시면서 살아계셨기에 다행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부처님 오신 날, 신자들은 평소처럼 연등을 답니다.

매년 다는 등이지만, 담긴 마음은 더 크고 간절합니다.

[정순연/의성군 의성읍 :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어요. 정말. 우리가 늘 와서 위로받고 위로 담아가고 힘들면 찾아오고 기뻐도 찾아오고 했던 절인데."]

스님들은, 문화재 복구에다 석탄일 법요식 준비에 몇 배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재민 걱정을 앞세웁니다.

[등운 스님 : "(불자 성금이)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마을주민들은 정부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많이 힘든 부분입니다."]

고운사에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이번 산불로 희생된 27명의 넋을 기리는 천도재를 봉행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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