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러시아 안 가고…무기 현대화 외

입력 2025.05.10 (08:10) 수정 2025.05.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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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실상 단절된 남북관계가 통계로도 확인됐습니다.

최근 통일부가 공개한 백서에 따르면 남북 간 왕래 인원은 4년 연속 없었고, 남북교역액은 2년 연속 전무했습니다.

1995년 시작된 대북 인도적 협력 지원액도 19년 만인 지난해 완전히 끊겼는데요.

남북 간 연락채널 역시 2023년 4월 북한의 일방적 단절 후 여전히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5월의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은 러시아 전승절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붉은 광장을 찾아 북러 협력을 과시할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행 대신 도발을 택했는데요.

핵을 손에 쥔 북한은 이제 재래식 전력 현대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북한은 지난 8일 오전 8시 10분부터 한시간 가량 원산 일대에서 여러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쐈다고 합참은 설명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5월 9일 : "일부 수출을 하기 위한 성능 점검이나 또 비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튿날 북한은 600mm 다연장 방사포와 ‘화성포-11가’형을 발사했다고 밝히며, 김정은 위원장 참관하에 핵무기 사용 명령부터 발사까지 통합 지휘체계를 검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러시아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눈길을 끕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패권주의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러 중심의 반서방 진영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모이는 대형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 북한도 반미 연대에 발맞추기 위해 무력시위에 나섰단 분석이 나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탈환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한 특수작전군의 여러 가지 기여를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충분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계기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 큰 실익이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대신, 중요 군수공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와 생산 증대를 과시했습니다.

신형 전차에 올라타 엎드린 채 내부를 확인하는 김 위원장.

자세히 뜯어보니, 적 전차 공격용 미사일과 내부에서 원격 조종하는 기관총을 갖췄고, 날아오는 적 포탄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적 포탄에 반응하는 방어 장갑도 장착했습니다.

외부를 둘러싼 철제 구조물은 드론과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방어용으로 보이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전차가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않더라도 북한이 사실은 지금 러우 전쟁에 대한 전훈 분석을 엄청 열심히 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래서 이 전훈 분석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습득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며칠 뒤 찾은 포탄 공장에선 포탄의 몸통인 포신을 비롯해 뾰족한 탄두 부분, 포탄의 외경을 깎는 CNC 공작 기계도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공장의 포탄 생산 실적이 평년의 4배, 최고 생산 연도의 2배를 기록했다고 과시했습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김정은이 해군 현대화에 이어서 육군 현대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게 앞으로 9차 당대회에서 나올 얘기를 미리 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좀 있다고 생각해요. 러우 전쟁을 통해서 북한이 얻은 굉장히 많은 교훈 중의 하나는 핵이 있어도 이걸 사용하기 어렵다. 재래식 역량이 분명히 잘 갖춰져야 한다는 거라고 생각돼요."]

한편으론 잠재적 무기 구매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방산 세일즈'를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정부 대표단이 방북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지금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 굉장히 북한 무기 체계가 잘 팔릴 수 있는 그런 여건인 거잖아요.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북한이 러시아와 유럽 간의 그 갈등 구조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앵커]

▲두만강 자동차 다리…경제도 밀착?▲

북러 양국은 정치,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 분야 접촉도 크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두 나라를 잇는 첫 자동차 다리 공사도 시작됐는데요.

특히 다리 건설은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란 관측이 나옵니다.

[리포트]

북한과 러시아 국기가 나란히 게양돼 나부끼고, 애국가도 차례로 울려 퍼집니다.

북러 양국 총리도 화상으로 착공식에 참석했습니다.

["내각 총리 동지, 조·러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 착공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박태성/북한 내각 총리 : "건설을 시작하시오. (알았습니다. 착공!)"]

지난달 30일, 두만강을 가로질러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다리의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6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로 시작된 사업입니다.

[미하일 미슈스틴/러시아 총리/4월 30일 : "우호적이고 선린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간 협력을 증진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열망을 상징합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던 2021년, SNS에선 한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코로나 봉쇄로 생필품은 물론 의약품도 구할 수 없던 러시아 외교관 가족들이 직접 손수레를 밀며 본국으로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당시 이들이 건넜던 낡은 단선 철교는 지금도 북러를 잇는 유일한 육로입니다.

이번에 추가로 지어지는 자동차 교량은 두만강 철교에서 강 하류로 약 410여 미터 내려간 지점에 850m 길이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완공 목표 시점은 내년 말.

하루 300대 차량과 약 2,850명이 북한 라선과 러시아 하산을 오갈 것으로 전해졌는데, 북러간 무역과 인적 교류가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이때까지 이게 굉장히 여러 차례 논의가 됐지만 진행이 안 된 첫 번째 이유는 역시 건설비 부담에 관한 문제거든요. 근데 이번에 러시아가 전적으로 건설비 부담을 하기로 했고요."]

러시아가 중단된 다리 건설을 비용까지 모두 떠맡으며 재추진하는 건, 북한군 파병에 대한 대가성 지원이란 시각도 존재합니다.

[태미 브루스/미 국무부 대변인/4월 29일 : "북한과 같은 제3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시야를 넓히면 군사뿐 아니라 경제 분야 교류도 확대하며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북러 양국의 속내가 담겨있단 분석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극동지역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신도시 스푸트니크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극동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북중러 공동 경제구역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역시 북한의 노동력입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2024년에 대략 한 13,000명 정도 북한 노동자 이주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학생 비자나 또 일부 관광 비자를 받은 다음에 들어가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형태인 거 같고요. 또 저희 예측으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13,000명 파견돼 있는데 지금 양국이 전쟁이 끝나면 이들 군을 노동자로 잔류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의 한 독립 언론이 공개한 영상입니다.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공장에서 북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이 줄을 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해외 노동으로 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곳곳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될 뿐 아니라 종전 이후 본격화할 재건 사업에서도 외화벌이 선봉에 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변화하는 러시아의 한반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핵심 교역 파트너였던 한국과의 관계도 중시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놓고 북러 간 밀착을 과시하며 북한과 장기적인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는 모양샙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이제는 북러 관계를 한국의 입장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진행시킨다는 입장이 견고해진 것 같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북러 관계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한러 관계는 복원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제 생각엔 성급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조만간 ‘흥미로운 만남’이 있을 거라며 북러 정상 간 접촉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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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러시아 안 가고…무기 현대화 외
    • 입력 2025-05-10 08:10:07
    • 수정2025-05-10 08:39:21
    남북의 창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실상 단절된 남북관계가 통계로도 확인됐습니다.

최근 통일부가 공개한 백서에 따르면 남북 간 왕래 인원은 4년 연속 없었고, 남북교역액은 2년 연속 전무했습니다.

1995년 시작된 대북 인도적 협력 지원액도 19년 만인 지난해 완전히 끊겼는데요.

남북 간 연락채널 역시 2023년 4월 북한의 일방적 단절 후 여전히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5월의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은 러시아 전승절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붉은 광장을 찾아 북러 협력을 과시할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행 대신 도발을 택했는데요.

핵을 손에 쥔 북한은 이제 재래식 전력 현대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북한은 지난 8일 오전 8시 10분부터 한시간 가량 원산 일대에서 여러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쐈다고 합참은 설명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5월 9일 : "일부 수출을 하기 위한 성능 점검이나 또 비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튿날 북한은 600mm 다연장 방사포와 ‘화성포-11가’형을 발사했다고 밝히며, 김정은 위원장 참관하에 핵무기 사용 명령부터 발사까지 통합 지휘체계를 검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러시아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눈길을 끕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패권주의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러 중심의 반서방 진영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모이는 대형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 북한도 반미 연대에 발맞추기 위해 무력시위에 나섰단 분석이 나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탈환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한 특수작전군의 여러 가지 기여를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충분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계기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 큰 실익이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대신, 중요 군수공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와 생산 증대를 과시했습니다.

신형 전차에 올라타 엎드린 채 내부를 확인하는 김 위원장.

자세히 뜯어보니, 적 전차 공격용 미사일과 내부에서 원격 조종하는 기관총을 갖췄고, 날아오는 적 포탄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적 포탄에 반응하는 방어 장갑도 장착했습니다.

외부를 둘러싼 철제 구조물은 드론과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방어용으로 보이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전차가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않더라도 북한이 사실은 지금 러우 전쟁에 대한 전훈 분석을 엄청 열심히 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래서 이 전훈 분석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습득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며칠 뒤 찾은 포탄 공장에선 포탄의 몸통인 포신을 비롯해 뾰족한 탄두 부분, 포탄의 외경을 깎는 CNC 공작 기계도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공장의 포탄 생산 실적이 평년의 4배, 최고 생산 연도의 2배를 기록했다고 과시했습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김정은이 해군 현대화에 이어서 육군 현대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게 앞으로 9차 당대회에서 나올 얘기를 미리 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좀 있다고 생각해요. 러우 전쟁을 통해서 북한이 얻은 굉장히 많은 교훈 중의 하나는 핵이 있어도 이걸 사용하기 어렵다. 재래식 역량이 분명히 잘 갖춰져야 한다는 거라고 생각돼요."]

한편으론 잠재적 무기 구매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방산 세일즈'를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정부 대표단이 방북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전경주/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 안보 실장 : "지금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 굉장히 북한 무기 체계가 잘 팔릴 수 있는 그런 여건인 거잖아요.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북한이 러시아와 유럽 간의 그 갈등 구조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앵커]

▲두만강 자동차 다리…경제도 밀착?▲

북러 양국은 정치,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 분야 접촉도 크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두 나라를 잇는 첫 자동차 다리 공사도 시작됐는데요.

특히 다리 건설은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란 관측이 나옵니다.

[리포트]

북한과 러시아 국기가 나란히 게양돼 나부끼고, 애국가도 차례로 울려 퍼집니다.

북러 양국 총리도 화상으로 착공식에 참석했습니다.

["내각 총리 동지, 조·러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 착공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박태성/북한 내각 총리 : "건설을 시작하시오. (알았습니다. 착공!)"]

지난달 30일, 두만강을 가로질러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다리의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6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로 시작된 사업입니다.

[미하일 미슈스틴/러시아 총리/4월 30일 : "우호적이고 선린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간 협력을 증진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열망을 상징합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던 2021년, SNS에선 한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코로나 봉쇄로 생필품은 물론 의약품도 구할 수 없던 러시아 외교관 가족들이 직접 손수레를 밀며 본국으로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당시 이들이 건넜던 낡은 단선 철교는 지금도 북러를 잇는 유일한 육로입니다.

이번에 추가로 지어지는 자동차 교량은 두만강 철교에서 강 하류로 약 410여 미터 내려간 지점에 850m 길이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완공 목표 시점은 내년 말.

하루 300대 차량과 약 2,850명이 북한 라선과 러시아 하산을 오갈 것으로 전해졌는데, 북러간 무역과 인적 교류가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이때까지 이게 굉장히 여러 차례 논의가 됐지만 진행이 안 된 첫 번째 이유는 역시 건설비 부담에 관한 문제거든요. 근데 이번에 러시아가 전적으로 건설비 부담을 하기로 했고요."]

러시아가 중단된 다리 건설을 비용까지 모두 떠맡으며 재추진하는 건, 북한군 파병에 대한 대가성 지원이란 시각도 존재합니다.

[태미 브루스/미 국무부 대변인/4월 29일 : "북한과 같은 제3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시야를 넓히면 군사뿐 아니라 경제 분야 교류도 확대하며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북러 양국의 속내가 담겨있단 분석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극동지역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신도시 스푸트니크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극동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북중러 공동 경제구역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역시 북한의 노동력입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2024년에 대략 한 13,000명 정도 북한 노동자 이주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학생 비자나 또 일부 관광 비자를 받은 다음에 들어가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형태인 거 같고요. 또 저희 예측으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13,000명 파견돼 있는데 지금 양국이 전쟁이 끝나면 이들 군을 노동자로 잔류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의 한 독립 언론이 공개한 영상입니다.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공장에서 북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이 줄을 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해외 노동으로 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곳곳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될 뿐 아니라 종전 이후 본격화할 재건 사업에서도 외화벌이 선봉에 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변화하는 러시아의 한반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핵심 교역 파트너였던 한국과의 관계도 중시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놓고 북러 간 밀착을 과시하며 북한과 장기적인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는 모양샙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 "이제는 북러 관계를 한국의 입장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진행시킨다는 입장이 견고해진 것 같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북러 관계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한러 관계는 복원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제 생각엔 성급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조만간 ‘흥미로운 만남’이 있을 거라며 북러 정상 간 접촉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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