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실전에서 배웠나?…북러 동맹 과시 외
입력 2025.05.17 (08:24)
수정 2025.05.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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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현재 10기 가량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10년 내에 50기까지 늘어날 수 있고, 특히 ‘화성-19형’은 북미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미군 정보 당국이 분석했습니다.
미 본토 미사일 방어 책임자인 그레고리 기요 북부사령관은 국제 안보 질서 변화 속에,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놨는데 우리 정보 당국은 '화성-19형'이 아직 완성 단계 ICBM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5월의 세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연일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엔 특수부대의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습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등 우크라이나전에서의 경험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양국 동맹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인공기를 단 탱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합니다.
물 웅덩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더니 표적을 향해 공격을 개시합니다.
마치 차력쇼를 연상케 하는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훈련도 공개됐습니다.
철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고, 등에 올려진 돌덩이를 깨부수는 것도 모자라, 이마 위의 돌을 곡괭이로 내리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쌍안경으로 훈련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은 흡족한 듯 연신 미소를 지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실전 훈련에 주력하도록 하는 데 깊은 관심을 돌린 결과 전군에 과학적인 전투 훈련 체계들이 수립되었다고..."]
훈련에선 위장복을 착용한 저격병은 물론, 드론으로 정찰 활동을 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습득한 경험과 장비 운용을 전파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전 능력 배양을 주문한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란 의미심장한 말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고, 가장 사활적인 임무는 전쟁 준비 완성이라고 하시면서..."]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단순하게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개별 국가에 대한 적대성이 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자신들을 제국주의 준동에 대해서 지구를 구하고 평화를 지키는 세력으로 계속 호명하고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반제 계급 전선 같은) 과거의 개념들을 호명해서라도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가져가야 되는 거고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부여해 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고..."']
앞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북한과 러시아에 더해 중국까지, 반미연대를 노골화하는 자리였습니다.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이 만 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하며 시작된 열병식.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내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용된 드론들도 처음으로 열병식에 선보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중앙에 나란히 앉아 행진을 지켜봤습니다.
러시아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게오르기 리본도 왼쪽 가슴에 똑같이 달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옛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전쟁 참가자들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5월 9일 : 진실과 정의는 우리 편입니다. 온 나라와 사회, 모든 국민이 '특별 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참가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장면은 열병식 이후 포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관중석에 자리한 5명의 북한군 장성과 주러 북한대사를 직접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된 겁니다.
[김영복/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 : "(당신의 모든 전사들에게 건강과 축복, 행운을 빕니다.) 대통령님의 높은 평가에 사의를 표합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 앞에 도열해 있던 북한군 장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인물은 김영복 북한군 부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그리고 신금철 작전국처장.
북한군 파병 직전인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인물들입니다.
특히 김영복은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대, 일명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인민군 11군단장 출신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도 있고 북한 군부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번 러시아에서 얘기하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 북한군 파병에 있어서 총지휘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참모장에 대한 각별한 환대가 영상에 그대로 국제사회에 전파가 됐죠."]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열병식에는 불참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 방문하며 북러 동맹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오늘 우리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지척인 여기 러시아 연방 대사관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80여 초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지척입니다. 그 짧은 80여 초 간에 조로 관계의 친밀감과 형제적 감정을 새삼스럽게,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축하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면 대한민국 서울의 군대도 무모함을 키울 수 있어 북한군을 파병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대국(러시아)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가 있게 됩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미국의 동맹에 의지해서 결국 세계 질서 변화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동일시하면서 한국을 격하시키려고 무시하는 그런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역시 동맹의 영토를 자기의 영토처럼 생각하는 북한군을 칭찬하는 발언이 있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땐 러시아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서 당신들 땅에 가서 같이 피를 흘려줬으니 우리도 같은 입장이 되면 러시아도 기꺼이 자기네 땅처럼 생각하고 와서 같이 군사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간 주로 미래세대를 위한 군사, 민생 일정 위주로 동행하던 주애가 처음으로 공식 외교 행사까지 보폭을 넓힌 겁니다.
주애는 이날 최고 상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을 들었고, 러시아 대사와 볼 키스를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연출했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러북 협력, 러북의 군사 동맹관계가 결국엔 미래까지 이어진다고 하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들이 발언이라든지 행동에 많이 내포돼 있거든요."]
[앵커]
▲돌아가고 싶다는데…북한 ‘묵묵부답’▲
이처럼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에는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와는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해에서 표류해 온 북한 주민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 송환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7일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 지역에서 목선을 탄 북한 주민 2명이 우리 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등 합동조사에서 배에 문제가 생겨 실수로 넘어왔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도 표류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송환을 결정했지만, 이들은 벌써 70일 넘게 남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정부가 유엔사의 북한 소통 채널인 ‘핑크폰’까지 동원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4월 23일 : "유엔사는 본 사안에 대해서 북한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하고 있고 송환에 동의한다고 하는 북한의 답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 2명은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모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본주의 선전물에 노출되지 않겠다며 TV도 켜지 않고, 남조선 물로는 씻지 않겠다며 샤워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해상으로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은 평균 6~7일 안에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 주민의 체류 기간이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는 건데 북한이 남측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구체적인 송환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실수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다시 받을만한 그런 매뉴얼 자체나 혹은 이런 사례에 대해서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던 걸로 보이죠. 그리고 당국자들이 어쨌든 남쪽과 접촉을 해서 송환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북측의 당국자 입장에서 남쪽과 접촉한다는 이것 자체가 자기한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일 거예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향후 전략적 셈법에 따라 접촉 시기를 저울질할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리의 제안에 단독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는 단기간엔 좀 어려워 보이고요. 아마 북미 관계 회복이 전제가 돼야 또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 북측에 대해서 또 강하게 주문을하고 전제를 주어야 그래야 남북 관계도 풀릴 걸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북한의 답변이 결국 올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환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현재 10기 가량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10년 내에 50기까지 늘어날 수 있고, 특히 ‘화성-19형’은 북미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미군 정보 당국이 분석했습니다.
미 본토 미사일 방어 책임자인 그레고리 기요 북부사령관은 국제 안보 질서 변화 속에,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놨는데 우리 정보 당국은 '화성-19형'이 아직 완성 단계 ICBM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5월의 세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연일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엔 특수부대의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습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등 우크라이나전에서의 경험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양국 동맹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인공기를 단 탱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합니다.
물 웅덩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더니 표적을 향해 공격을 개시합니다.
마치 차력쇼를 연상케 하는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훈련도 공개됐습니다.
철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고, 등에 올려진 돌덩이를 깨부수는 것도 모자라, 이마 위의 돌을 곡괭이로 내리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쌍안경으로 훈련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은 흡족한 듯 연신 미소를 지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실전 훈련에 주력하도록 하는 데 깊은 관심을 돌린 결과 전군에 과학적인 전투 훈련 체계들이 수립되었다고..."]
훈련에선 위장복을 착용한 저격병은 물론, 드론으로 정찰 활동을 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습득한 경험과 장비 운용을 전파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전 능력 배양을 주문한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란 의미심장한 말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고, 가장 사활적인 임무는 전쟁 준비 완성이라고 하시면서..."]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단순하게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개별 국가에 대한 적대성이 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자신들을 제국주의 준동에 대해서 지구를 구하고 평화를 지키는 세력으로 계속 호명하고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반제 계급 전선 같은) 과거의 개념들을 호명해서라도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가져가야 되는 거고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부여해 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고..."']
앞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북한과 러시아에 더해 중국까지, 반미연대를 노골화하는 자리였습니다.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이 만 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하며 시작된 열병식.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내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용된 드론들도 처음으로 열병식에 선보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중앙에 나란히 앉아 행진을 지켜봤습니다.
러시아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게오르기 리본도 왼쪽 가슴에 똑같이 달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옛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전쟁 참가자들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5월 9일 : 진실과 정의는 우리 편입니다. 온 나라와 사회, 모든 국민이 '특별 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참가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장면은 열병식 이후 포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관중석에 자리한 5명의 북한군 장성과 주러 북한대사를 직접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된 겁니다.
[김영복/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 : "(당신의 모든 전사들에게 건강과 축복, 행운을 빕니다.) 대통령님의 높은 평가에 사의를 표합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 앞에 도열해 있던 북한군 장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인물은 김영복 북한군 부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그리고 신금철 작전국처장.
북한군 파병 직전인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인물들입니다.
특히 김영복은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대, 일명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인민군 11군단장 출신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도 있고 북한 군부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번 러시아에서 얘기하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 북한군 파병에 있어서 총지휘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참모장에 대한 각별한 환대가 영상에 그대로 국제사회에 전파가 됐죠."]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열병식에는 불참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 방문하며 북러 동맹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오늘 우리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지척인 여기 러시아 연방 대사관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80여 초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지척입니다. 그 짧은 80여 초 간에 조로 관계의 친밀감과 형제적 감정을 새삼스럽게,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축하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면 대한민국 서울의 군대도 무모함을 키울 수 있어 북한군을 파병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대국(러시아)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가 있게 됩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미국의 동맹에 의지해서 결국 세계 질서 변화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동일시하면서 한국을 격하시키려고 무시하는 그런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역시 동맹의 영토를 자기의 영토처럼 생각하는 북한군을 칭찬하는 발언이 있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땐 러시아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서 당신들 땅에 가서 같이 피를 흘려줬으니 우리도 같은 입장이 되면 러시아도 기꺼이 자기네 땅처럼 생각하고 와서 같이 군사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간 주로 미래세대를 위한 군사, 민생 일정 위주로 동행하던 주애가 처음으로 공식 외교 행사까지 보폭을 넓힌 겁니다.
주애는 이날 최고 상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을 들었고, 러시아 대사와 볼 키스를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연출했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러북 협력, 러북의 군사 동맹관계가 결국엔 미래까지 이어진다고 하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들이 발언이라든지 행동에 많이 내포돼 있거든요."]
[앵커]
▲돌아가고 싶다는데…북한 ‘묵묵부답’▲
이처럼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에는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와는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해에서 표류해 온 북한 주민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 송환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7일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 지역에서 목선을 탄 북한 주민 2명이 우리 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등 합동조사에서 배에 문제가 생겨 실수로 넘어왔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도 표류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송환을 결정했지만, 이들은 벌써 70일 넘게 남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정부가 유엔사의 북한 소통 채널인 ‘핑크폰’까지 동원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4월 23일 : "유엔사는 본 사안에 대해서 북한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하고 있고 송환에 동의한다고 하는 북한의 답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 2명은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모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본주의 선전물에 노출되지 않겠다며 TV도 켜지 않고, 남조선 물로는 씻지 않겠다며 샤워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해상으로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은 평균 6~7일 안에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 주민의 체류 기간이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는 건데 북한이 남측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구체적인 송환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실수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다시 받을만한 그런 매뉴얼 자체나 혹은 이런 사례에 대해서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던 걸로 보이죠. 그리고 당국자들이 어쨌든 남쪽과 접촉을 해서 송환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북측의 당국자 입장에서 남쪽과 접촉한다는 이것 자체가 자기한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일 거예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향후 전략적 셈법에 따라 접촉 시기를 저울질할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리의 제안에 단독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는 단기간엔 좀 어려워 보이고요. 아마 북미 관계 회복이 전제가 돼야 또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 북측에 대해서 또 강하게 주문을하고 전제를 주어야 그래야 남북 관계도 풀릴 걸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북한의 답변이 결국 올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환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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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실전에서 배웠나?…북러 동맹 과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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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17 08:24:36
- 수정2025-05-17 08:59:24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현재 10기 가량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10년 내에 50기까지 늘어날 수 있고, 특히 ‘화성-19형’은 북미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미군 정보 당국이 분석했습니다.
미 본토 미사일 방어 책임자인 그레고리 기요 북부사령관은 국제 안보 질서 변화 속에,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놨는데 우리 정보 당국은 '화성-19형'이 아직 완성 단계 ICBM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5월의 세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연일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엔 특수부대의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습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등 우크라이나전에서의 경험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양국 동맹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인공기를 단 탱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합니다.
물 웅덩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더니 표적을 향해 공격을 개시합니다.
마치 차력쇼를 연상케 하는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훈련도 공개됐습니다.
철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고, 등에 올려진 돌덩이를 깨부수는 것도 모자라, 이마 위의 돌을 곡괭이로 내리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쌍안경으로 훈련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은 흡족한 듯 연신 미소를 지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실전 훈련에 주력하도록 하는 데 깊은 관심을 돌린 결과 전군에 과학적인 전투 훈련 체계들이 수립되었다고..."]
훈련에선 위장복을 착용한 저격병은 물론, 드론으로 정찰 활동을 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습득한 경험과 장비 운용을 전파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전 능력 배양을 주문한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란 의미심장한 말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고, 가장 사활적인 임무는 전쟁 준비 완성이라고 하시면서..."]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단순하게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개별 국가에 대한 적대성이 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자신들을 제국주의 준동에 대해서 지구를 구하고 평화를 지키는 세력으로 계속 호명하고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반제 계급 전선 같은) 과거의 개념들을 호명해서라도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가져가야 되는 거고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부여해 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고..."']
앞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북한과 러시아에 더해 중국까지, 반미연대를 노골화하는 자리였습니다.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이 만 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하며 시작된 열병식.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내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용된 드론들도 처음으로 열병식에 선보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중앙에 나란히 앉아 행진을 지켜봤습니다.
러시아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게오르기 리본도 왼쪽 가슴에 똑같이 달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옛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전쟁 참가자들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5월 9일 : 진실과 정의는 우리 편입니다. 온 나라와 사회, 모든 국민이 '특별 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참가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장면은 열병식 이후 포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관중석에 자리한 5명의 북한군 장성과 주러 북한대사를 직접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된 겁니다.
[김영복/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 : "(당신의 모든 전사들에게 건강과 축복, 행운을 빕니다.) 대통령님의 높은 평가에 사의를 표합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 앞에 도열해 있던 북한군 장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인물은 김영복 북한군 부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그리고 신금철 작전국처장.
북한군 파병 직전인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인물들입니다.
특히 김영복은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대, 일명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인민군 11군단장 출신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도 있고 북한 군부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번 러시아에서 얘기하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 북한군 파병에 있어서 총지휘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참모장에 대한 각별한 환대가 영상에 그대로 국제사회에 전파가 됐죠."]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열병식에는 불참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 방문하며 북러 동맹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오늘 우리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지척인 여기 러시아 연방 대사관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80여 초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지척입니다. 그 짧은 80여 초 간에 조로 관계의 친밀감과 형제적 감정을 새삼스럽게,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축하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면 대한민국 서울의 군대도 무모함을 키울 수 있어 북한군을 파병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대국(러시아)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가 있게 됩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미국의 동맹에 의지해서 결국 세계 질서 변화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동일시하면서 한국을 격하시키려고 무시하는 그런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역시 동맹의 영토를 자기의 영토처럼 생각하는 북한군을 칭찬하는 발언이 있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땐 러시아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서 당신들 땅에 가서 같이 피를 흘려줬으니 우리도 같은 입장이 되면 러시아도 기꺼이 자기네 땅처럼 생각하고 와서 같이 군사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간 주로 미래세대를 위한 군사, 민생 일정 위주로 동행하던 주애가 처음으로 공식 외교 행사까지 보폭을 넓힌 겁니다.
주애는 이날 최고 상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을 들었고, 러시아 대사와 볼 키스를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연출했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러북 협력, 러북의 군사 동맹관계가 결국엔 미래까지 이어진다고 하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들이 발언이라든지 행동에 많이 내포돼 있거든요."]
[앵커]
▲돌아가고 싶다는데…북한 ‘묵묵부답’▲
이처럼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에는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와는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해에서 표류해 온 북한 주민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 송환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7일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 지역에서 목선을 탄 북한 주민 2명이 우리 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등 합동조사에서 배에 문제가 생겨 실수로 넘어왔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도 표류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송환을 결정했지만, 이들은 벌써 70일 넘게 남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정부가 유엔사의 북한 소통 채널인 ‘핑크폰’까지 동원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4월 23일 : "유엔사는 본 사안에 대해서 북한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하고 있고 송환에 동의한다고 하는 북한의 답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 2명은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모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본주의 선전물에 노출되지 않겠다며 TV도 켜지 않고, 남조선 물로는 씻지 않겠다며 샤워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해상으로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은 평균 6~7일 안에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 주민의 체류 기간이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는 건데 북한이 남측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구체적인 송환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실수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다시 받을만한 그런 매뉴얼 자체나 혹은 이런 사례에 대해서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던 걸로 보이죠. 그리고 당국자들이 어쨌든 남쪽과 접촉을 해서 송환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북측의 당국자 입장에서 남쪽과 접촉한다는 이것 자체가 자기한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일 거예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향후 전략적 셈법에 따라 접촉 시기를 저울질할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리의 제안에 단독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는 단기간엔 좀 어려워 보이고요. 아마 북미 관계 회복이 전제가 돼야 또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 북측에 대해서 또 강하게 주문을하고 전제를 주어야 그래야 남북 관계도 풀릴 걸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북한의 답변이 결국 올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환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현재 10기 가량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10년 내에 50기까지 늘어날 수 있고, 특히 ‘화성-19형’은 북미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미군 정보 당국이 분석했습니다.
미 본토 미사일 방어 책임자인 그레고리 기요 북부사령관은 국제 안보 질서 변화 속에,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놨는데 우리 정보 당국은 '화성-19형'이 아직 완성 단계 ICBM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5월의 세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연일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엔 특수부대의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습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등 우크라이나전에서의 경험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양국 동맹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인공기를 단 탱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합니다.
물 웅덩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더니 표적을 향해 공격을 개시합니다.
마치 차력쇼를 연상케 하는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훈련도 공개됐습니다.
철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고, 등에 올려진 돌덩이를 깨부수는 것도 모자라, 이마 위의 돌을 곡괭이로 내리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쌍안경으로 훈련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은 흡족한 듯 연신 미소를 지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실전 훈련에 주력하도록 하는 데 깊은 관심을 돌린 결과 전군에 과학적인 전투 훈련 체계들이 수립되었다고..."]
훈련에선 위장복을 착용한 저격병은 물론, 드론으로 정찰 활동을 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습득한 경험과 장비 운용을 전파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전 능력 배양을 주문한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란 의미심장한 말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4일 :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 계급 전선이고, 가장 사활적인 임무는 전쟁 준비 완성이라고 하시면서..."]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단순하게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개별 국가에 대한 적대성이 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자신들을 제국주의 준동에 대해서 지구를 구하고 평화를 지키는 세력으로 계속 호명하고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반제 계급 전선 같은) 과거의 개념들을 호명해서라도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가져가야 되는 거고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부여해 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고..."']
앞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북한과 러시아에 더해 중국까지, 반미연대를 노골화하는 자리였습니다.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이 만 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하며 시작된 열병식.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내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용된 드론들도 처음으로 열병식에 선보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중앙에 나란히 앉아 행진을 지켜봤습니다.
러시아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게오르기 리본도 왼쪽 가슴에 똑같이 달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옛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전쟁 참가자들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5월 9일 : 진실과 정의는 우리 편입니다. 온 나라와 사회, 모든 국민이 '특별 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참가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장면은 열병식 이후 포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관중석에 자리한 5명의 북한군 장성과 주러 북한대사를 직접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된 겁니다.
[김영복/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 : "(당신의 모든 전사들에게 건강과 축복, 행운을 빕니다.) 대통령님의 높은 평가에 사의를 표합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 앞에 도열해 있던 북한군 장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인물은 김영복 북한군 부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그리고 신금철 작전국처장.
북한군 파병 직전인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인물들입니다.
특히 김영복은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대, 일명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인민군 11군단장 출신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도 있고 북한 군부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번 러시아에서 얘기하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 북한군 파병에 있어서 총지휘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참모장에 대한 각별한 환대가 영상에 그대로 국제사회에 전파가 됐죠."]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열병식에는 불참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 방문하며 북러 동맹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오늘 우리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지척인 여기 러시아 연방 대사관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80여 초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지척입니다. 그 짧은 80여 초 간에 조로 관계의 친밀감과 형제적 감정을 새삼스럽게,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축하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면 대한민국 서울의 군대도 무모함을 키울 수 있어 북한군을 파병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전승절 축하 연설/5월 9일 :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대국(러시아)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가 있게 됩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미국의 동맹에 의지해서 결국 세계 질서 변화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동일시하면서 한국을 격하시키려고 무시하는 그런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역시 동맹의 영토를 자기의 영토처럼 생각하는 북한군을 칭찬하는 발언이 있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땐 러시아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서 당신들 땅에 가서 같이 피를 흘려줬으니 우리도 같은 입장이 되면 러시아도 기꺼이 자기네 땅처럼 생각하고 와서 같이 군사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간 주로 미래세대를 위한 군사, 민생 일정 위주로 동행하던 주애가 처음으로 공식 외교 행사까지 보폭을 넓힌 겁니다.
주애는 이날 최고 상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을 들었고, 러시아 대사와 볼 키스를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연출했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러북 협력, 러북의 군사 동맹관계가 결국엔 미래까지 이어진다고 하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들이 발언이라든지 행동에 많이 내포돼 있거든요."]
[앵커]
▲돌아가고 싶다는데…북한 ‘묵묵부답’▲
이처럼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에는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와는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해에서 표류해 온 북한 주민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 송환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7일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 지역에서 목선을 탄 북한 주민 2명이 우리 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등 합동조사에서 배에 문제가 생겨 실수로 넘어왔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도 표류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송환을 결정했지만, 이들은 벌써 70일 넘게 남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정부가 유엔사의 북한 소통 채널인 ‘핑크폰’까지 동원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4월 23일 : "유엔사는 본 사안에 대해서 북한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하고 있고 송환에 동의한다고 하는 북한의 답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 2명은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모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본주의 선전물에 노출되지 않겠다며 TV도 켜지 않고, 남조선 물로는 씻지 않겠다며 샤워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해상으로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은 평균 6~7일 안에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 주민의 체류 기간이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는 건데 북한이 남측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구체적인 송환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실수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다시 받을만한 그런 매뉴얼 자체나 혹은 이런 사례에 대해서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던 걸로 보이죠. 그리고 당국자들이 어쨌든 남쪽과 접촉을 해서 송환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북측의 당국자 입장에서 남쪽과 접촉한다는 이것 자체가 자기한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일 거예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향후 전략적 셈법에 따라 접촉 시기를 저울질할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리의 제안에 단독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는 단기간엔 좀 어려워 보이고요. 아마 북미 관계 회복이 전제가 돼야 또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 북측에 대해서 또 강하게 주문을하고 전제를 주어야 그래야 남북 관계도 풀릴 걸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북한의 답변이 결국 올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환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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