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서 ‘마약’ 빼면 2백만 원…현장 반응은?

입력 2025.05.26 (21:52) 수정 2025.05.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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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맛과 중독성을 강조하기 위해 식품이나 음식점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요.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와 자치단체가 이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간판 교체비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식당입니다.

간판에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습니다.

또다른 식당에도 '마약'이 붉은 글씨로 쓰여있습니다.

맛이 뛰어나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 붙인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간판은 점차 줄어들 전망입니다.

식약처가 지난해, 관련 법 시행 이후 식품에 '마약' 관련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어섭니다.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청주시도 상호에서 '마약' 관련 단어를 빼는 음식점에 간판은 200만 원, 차림표는 50만 원까지 교체비를 식품진흥기금으로 지원합니다.

[신은경/청주시 위생지도팀 : "음식점에서 무분별한 마약 용어를 사용해서 국민들의 정서에 위해를 끼치고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것 같아서…."]

하지만 법 시행 이후 '마약' 단어를 쓴 청주지역 음식점 10여 곳 가운데 상호를 바꾸겠다는 식당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과태료 등 강제성이 없고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본사의 결정 없이는 상호 변경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게 이름이 바뀌면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상호 변경을 주저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자영업자/음성변조 : "(단골손님은) 전화를 해서 '상호 변경했냐?' 이렇게 하면서 시켜보고 드실 수 있지만, 신규 유입이나 추천받아서 먹을 때는 그 상호 자체가 없어져 버리니 주문이 들어오는 것들이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마약을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단어 사용부터 주의하자는 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어려움도 살피는 등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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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판서 ‘마약’ 빼면 2백만 원…현장 반응은?
    • 입력 2025-05-26 21:52:05
    • 수정2025-05-26 22:10:15
    뉴스9(청주)
[앵커]

맛과 중독성을 강조하기 위해 식품이나 음식점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요.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와 자치단체가 이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간판 교체비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식당입니다.

간판에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습니다.

또다른 식당에도 '마약'이 붉은 글씨로 쓰여있습니다.

맛이 뛰어나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 붙인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간판은 점차 줄어들 전망입니다.

식약처가 지난해, 관련 법 시행 이후 식품에 '마약' 관련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어섭니다.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청주시도 상호에서 '마약' 관련 단어를 빼는 음식점에 간판은 200만 원, 차림표는 50만 원까지 교체비를 식품진흥기금으로 지원합니다.

[신은경/청주시 위생지도팀 : "음식점에서 무분별한 마약 용어를 사용해서 국민들의 정서에 위해를 끼치고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것 같아서…."]

하지만 법 시행 이후 '마약' 단어를 쓴 청주지역 음식점 10여 곳 가운데 상호를 바꾸겠다는 식당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과태료 등 강제성이 없고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본사의 결정 없이는 상호 변경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게 이름이 바뀌면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상호 변경을 주저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자영업자/음성변조 : "(단골손님은) 전화를 해서 '상호 변경했냐?' 이렇게 하면서 시켜보고 드실 수 있지만, 신규 유입이나 추천받아서 먹을 때는 그 상호 자체가 없어져 버리니 주문이 들어오는 것들이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마약을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단어 사용부터 주의하자는 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어려움도 살피는 등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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