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북 공약 제각각…현실성 ‘글쎄’ 외

입력 2025.05.31 (08:10) 수정 2025.05.31 (08: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운 풍광으로 '천하제일 명산'으로 꼽혀온 북한의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는 최근 북한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금강산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오는 7월 등재가 확정되면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이어 북한의 3번째 세계유산이 됩니다.

5월의 마지막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21대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면서 중국 등 주변국과 협력을 도모한다는 외교 정책 기조를 공통으로 제시했는데요.

다만 북핵 위협 대응과 남북관계 해법의 초점은 '대화'와 '억제'로 나뉘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입니다.

AI가 전 세계 핵 통제 시설을 해킹해 핵무기를 탈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총 9개의 핵보유국 중 하나로 북한도 등장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능력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0일 : "이제 북한은 핵무장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지냈어요. 김정은이 제가 돌아온 걸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김문수 두 후보의 대북 안보 공약을 비교해 보면, '대화'와 '억제'란 표현으로 압축됩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파기된 9.19 군사합의를 되살리고, 대북 전단과 대북 방송 중단,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게다가 통상 진보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언급하길 꺼려왔던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도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5월 27일 : "대한민국의 군사력 수준은 세계 5위,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방비가 북한의 GDP 2배에 달합니다. 이런 강력한 군사력 위에 대화, 협력, 평화가 꼭 필요합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북핵 억지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횟수를 늘리고, 미군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며, 핵잠수함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사이버전이나 전자전 같은 미래 전쟁에 대비하겠다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5월 9일 : "북한 핵에 대한 강한 억제력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입니다. 김문수는 한미 신뢰를 바탕으로 힘에 의한 진짜 평화를 지키겠습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통일부와 외교부를 통합하고 외교·통일·국방을 아우르는 안보부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4월 28일 : "대통령 임기 개시와 동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하여 대화의 문을 과감히 열겠습니다."]

권영국 후보는 9.19 군사합의 복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재생에너지와 산림 협력을 결합한 '그린 데탕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영국/민주노동당 대선 후보/5월 27일 :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는 힘의 과시를 근절하고, 북풍의 공포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후보들마다 제시한 대북 해법은 제각각인데, 현실성과 방법론에 있어 구체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해 남북 관계의 기본 틀 자체가 바뀐 상황이라 남북간에 대화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술핵 재배치나 핵 잠재력 확보 등은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문제는 이거 하나를 추구하면 또 다른 건 희생이 되는 그런 일종의 주고받는 현상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을 개진, 지적한다고 하면 이재명 후보가 약속한 한반도에서의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라든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이것은 사실 물 건너가는 것이 되겠죠.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한다면 그것을 트럼프 행정부가 동의할지도 의문시되지만 재배치한다고 해도 한반도에서의 핵 균형 상황엔 실질적으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전술핵이거든요."]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 역할에도 적극 활용하려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 속에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도 나서며 동북아에서 전략적 실익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교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데, 친일, 친중 같은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하고 있단 평가도 나옵니다.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5월 25일 : "(김문수 후보는) 대한제국 국민들의 국적이 일본이다, 이런 해괴한 소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뉴라이트죠, 본성이."]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5월 18일 : "중국에도 '셰셰'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서 이게 굉장히 말이 많은데, 중국은 북한하고도 가깝지만 특히 6·25 때 우리 적국이지 않습니까."]

통상의 한국 대선에선 외교·안보 공약이 늘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사법 개혁이나 개헌, 경제 이슈에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아울러 과거 정부가 내세웠던 공약과 차별화된 외교 공약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외교·안보에 대해서 어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가 오히려 선거 캠페인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고 구체성이 결여된 굉장히 장밋빛 청사진만을 그리면서 캠페인에 후보들이 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직시해야 될 것은 한반도가 국제 체제의 전체는 아닌 것이거든요. 친중도 마찬가지죠. 친중 하냐, 친미 하냐 이런 흑백 논리로 따질 것이 아니라 왜 하고 어떤 기조를 어떤 이유에서, 어떤 상황에서 취해야 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 자세가 필요합니다."]

[앵커]

▲서해 대형 구조물…‘해양 알박기’?▲

우리나라가 탄핵 사태에 이어 대선 정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해에선 중국의 수상한 움직임들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중국은, 서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회색지대' 도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포트]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대형 철제 구조물 '선란'입니다.

지름 70미터, 높이 71미터 정도로 2018년에 1호기, 지난해엔 2호기가 설치됐습니다.

이 구조물은 연어를 기르는 양식 시설이라고, 중국은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구조물을 조사하기 위해 해양조사선을 보냈지만, 중국은 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더 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중국이 지난 2022년 선란 근처에 고정식 철제 구조물을 설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궈자쿤/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해양 협력 대화 등의 경로를 통해 한국에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소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높이 70여 미터, 폭 80여 미터에 달하는 이 대형 구조물에는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1982년 프랑스에서 건조돼 중동에서 석유 시추에 사용됐던 폐시추선을 개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물들이 설치된 '잠정조치수역'은 한중 배타적 경제구역이 겹치는 곳으로 어업과 항행을 제외한 다른 행위는 금지됩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원래 바다는 영해 12해리, 배타적 경제 수역 200해리라는 관할권을 서로 갖게 돼 있죠. 200해리면 이게 370km입니다. 근데 서해 바다는 전체 폭이 400km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게 서해 바다가 한 1,000km 되면 양쪽이 370km씩 하고 가운데가 남아서 공해가 될 텐데 이게 겹치는 지역이 생긴 거예요."]

중국이 구조물들을 설치한 지역은 연어가 제대로 자라기는 커녕 폐사하기 쉬운 환경인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양식 관리 시설이라고 주장한 구조물은 대규모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갖췄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그게 연어 양식장인데 거긴 고기도 없어요. 그리고 다 오염이 돼서. 영해 밖으로 철거를 해라, 옮겨라. 원래 없는 게 맞는 거지만 당신들이 양식 설비라고 주장하니 그럼 당신들 영해 안에다 하면 될 거 아니냐. 그런데 그것도 지금 안 받아들였단 말이죠. 그럼 다른 뜻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앞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다 인공섬 같은 구조물을 만든 뒤 군사 시설로 이용하면서,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습니다.

이번에도 이른바 '해양 알박기'를 통해 서해를 자국의 내해로 만들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중국은 지난 22일부터, 잠정조치수역 내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항공모함을 동원한 해상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북한도 해양 능력을 강화하고 서해 북방한계선 NLL 대신 새 해양 국경선을 긋겠다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이게 한중 두 나라만 있어도 문제가 있는데 우리는 NLL이라는 남북 간의 북방 해상경계선이 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하면 북중 관계를 고려해 보면 유사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거나 또는 북한의 오해해서 군사 침투로 활용이 될 수도 있다거나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특히 한미가 동맹국으로서 연합 군사훈련이나 연합 해양 훈련 같은 걸 할 때도 문제가 생기지 않겠어요?"]

정부는 '비례 대응' 차원에서 우리도 양식 시설 등 적절한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대북 공약 제각각…현실성 ‘글쎄’ 외
    • 입력 2025-05-31 08:10:26
    • 수정2025-05-31 08:37:46
    남북의 창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운 풍광으로 '천하제일 명산'으로 꼽혀온 북한의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는 최근 북한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금강산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오는 7월 등재가 확정되면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이어 북한의 3번째 세계유산이 됩니다.

5월의 마지막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21대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면서 중국 등 주변국과 협력을 도모한다는 외교 정책 기조를 공통으로 제시했는데요.

다만 북핵 위협 대응과 남북관계 해법의 초점은 '대화'와 '억제'로 나뉘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입니다.

AI가 전 세계 핵 통제 시설을 해킹해 핵무기를 탈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총 9개의 핵보유국 중 하나로 북한도 등장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능력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0일 : "이제 북한은 핵무장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지냈어요. 김정은이 제가 돌아온 걸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김문수 두 후보의 대북 안보 공약을 비교해 보면, '대화'와 '억제'란 표현으로 압축됩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파기된 9.19 군사합의를 되살리고, 대북 전단과 대북 방송 중단,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게다가 통상 진보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언급하길 꺼려왔던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도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5월 27일 : "대한민국의 군사력 수준은 세계 5위,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방비가 북한의 GDP 2배에 달합니다. 이런 강력한 군사력 위에 대화, 협력, 평화가 꼭 필요합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북핵 억지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횟수를 늘리고, 미군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며, 핵잠수함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사이버전이나 전자전 같은 미래 전쟁에 대비하겠다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5월 9일 : "북한 핵에 대한 강한 억제력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입니다. 김문수는 한미 신뢰를 바탕으로 힘에 의한 진짜 평화를 지키겠습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통일부와 외교부를 통합하고 외교·통일·국방을 아우르는 안보부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4월 28일 : "대통령 임기 개시와 동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하여 대화의 문을 과감히 열겠습니다."]

권영국 후보는 9.19 군사합의 복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재생에너지와 산림 협력을 결합한 '그린 데탕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영국/민주노동당 대선 후보/5월 27일 :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는 힘의 과시를 근절하고, 북풍의 공포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후보들마다 제시한 대북 해법은 제각각인데, 현실성과 방법론에 있어 구체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해 남북 관계의 기본 틀 자체가 바뀐 상황이라 남북간에 대화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술핵 재배치나 핵 잠재력 확보 등은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문제는 이거 하나를 추구하면 또 다른 건 희생이 되는 그런 일종의 주고받는 현상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을 개진, 지적한다고 하면 이재명 후보가 약속한 한반도에서의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라든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이것은 사실 물 건너가는 것이 되겠죠.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한다면 그것을 트럼프 행정부가 동의할지도 의문시되지만 재배치한다고 해도 한반도에서의 핵 균형 상황엔 실질적으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전술핵이거든요."]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 역할에도 적극 활용하려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 속에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도 나서며 동북아에서 전략적 실익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교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데, 친일, 친중 같은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하고 있단 평가도 나옵니다.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5월 25일 : "(김문수 후보는) 대한제국 국민들의 국적이 일본이다, 이런 해괴한 소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뉴라이트죠, 본성이."]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5월 18일 : "중국에도 '셰셰'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서 이게 굉장히 말이 많은데, 중국은 북한하고도 가깝지만 특히 6·25 때 우리 적국이지 않습니까."]

통상의 한국 대선에선 외교·안보 공약이 늘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사법 개혁이나 개헌, 경제 이슈에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아울러 과거 정부가 내세웠던 공약과 차별화된 외교 공약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외교·안보에 대해서 어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가 오히려 선거 캠페인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고 구체성이 결여된 굉장히 장밋빛 청사진만을 그리면서 캠페인에 후보들이 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직시해야 될 것은 한반도가 국제 체제의 전체는 아닌 것이거든요. 친중도 마찬가지죠. 친중 하냐, 친미 하냐 이런 흑백 논리로 따질 것이 아니라 왜 하고 어떤 기조를 어떤 이유에서, 어떤 상황에서 취해야 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 자세가 필요합니다."]

[앵커]

▲서해 대형 구조물…‘해양 알박기’?▲

우리나라가 탄핵 사태에 이어 대선 정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해에선 중국의 수상한 움직임들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중국은, 서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회색지대' 도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포트]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대형 철제 구조물 '선란'입니다.

지름 70미터, 높이 71미터 정도로 2018년에 1호기, 지난해엔 2호기가 설치됐습니다.

이 구조물은 연어를 기르는 양식 시설이라고, 중국은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구조물을 조사하기 위해 해양조사선을 보냈지만, 중국은 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더 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중국이 지난 2022년 선란 근처에 고정식 철제 구조물을 설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궈자쿤/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해양 협력 대화 등의 경로를 통해 한국에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소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높이 70여 미터, 폭 80여 미터에 달하는 이 대형 구조물에는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1982년 프랑스에서 건조돼 중동에서 석유 시추에 사용됐던 폐시추선을 개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물들이 설치된 '잠정조치수역'은 한중 배타적 경제구역이 겹치는 곳으로 어업과 항행을 제외한 다른 행위는 금지됩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원래 바다는 영해 12해리, 배타적 경제 수역 200해리라는 관할권을 서로 갖게 돼 있죠. 200해리면 이게 370km입니다. 근데 서해 바다는 전체 폭이 400km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게 서해 바다가 한 1,000km 되면 양쪽이 370km씩 하고 가운데가 남아서 공해가 될 텐데 이게 겹치는 지역이 생긴 거예요."]

중국이 구조물들을 설치한 지역은 연어가 제대로 자라기는 커녕 폐사하기 쉬운 환경인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양식 관리 시설이라고 주장한 구조물은 대규모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갖췄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그게 연어 양식장인데 거긴 고기도 없어요. 그리고 다 오염이 돼서. 영해 밖으로 철거를 해라, 옮겨라. 원래 없는 게 맞는 거지만 당신들이 양식 설비라고 주장하니 그럼 당신들 영해 안에다 하면 될 거 아니냐. 그런데 그것도 지금 안 받아들였단 말이죠. 그럼 다른 뜻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앞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다 인공섬 같은 구조물을 만든 뒤 군사 시설로 이용하면서,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습니다.

이번에도 이른바 '해양 알박기'를 통해 서해를 자국의 내해로 만들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중국은 지난 22일부터, 잠정조치수역 내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항공모함을 동원한 해상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북한도 해양 능력을 강화하고 서해 북방한계선 NLL 대신 새 해양 국경선을 긋겠다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이게 한중 두 나라만 있어도 문제가 있는데 우리는 NLL이라는 남북 간의 북방 해상경계선이 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하면 북중 관계를 고려해 보면 유사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거나 또는 북한의 오해해서 군사 침투로 활용이 될 수도 있다거나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특히 한미가 동맹국으로서 연합 군사훈련이나 연합 해양 훈련 같은 걸 할 때도 문제가 생기지 않겠어요?"]

정부는 '비례 대응' 차원에서 우리도 양식 시설 등 적절한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