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노동자 5천 파견…인권은 모르쇠

입력 2025.06.28 (08:14) 수정 2025.06.28 (08: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 북한이 쿠르스크 지역 재건을 위해 공병 천 명과 건설 인력 5천 명을 러시아로 보낸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사실상 전쟁 중인 나라에 북한이 인력을 파병하는 건데, 북러 간 밀월 관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신호로 읽힙니다.

하지만 그 협력의 이면엔 '불법'과 '착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 노동자 파견을 둘러싼 북러 공생 전략의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16년 촬영된 러시아 연해주의 한 곡물 가공 공장.

맨몸으로 시멘트를 퍼 나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로 파견 나온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안 힘드세요?) 힘들지요. 일하는 게 다 힘들지, 일하는 사람이 쉽다고 하는 게 어딨어요."]

같은 시기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 실태가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차려진 식사는 희멀건 국에 밥 한 공기, 계란 한 알이 전부.

일부 건설 현장의 상황은 이보다 더 열악했는데요.

공사장 한 켠 화장실로 보이는 공간에 둘러앉아 밥을 먹습니다.

[북한 노동자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오줌 싸고, 똥 싸고 한다는거야."]

당시 러시아에서 포착된 이러한 장면은 북한 해외 노동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는데요.

시간이 흘러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2년 7월까지 러시아 건설 노동자로 일한 한동진 씨는 "열악한 현실은 그대로였다"고 말합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가자마자 첫날에 비행장에서 여권을 회수하고 여권 같은 건 보위원이 관리하는 거 아시죠. 탈출을 막기 위해서. 결국 곧장 비행장에서 건설장으로 갔어요. 점심 먹고 그날 오후부터 일을 시작했거든요."]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철저한 감시와 통제.

여기에'국가계획분'이라는 명분 아래 과도한 작업 할당량이 주어졌습니다.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노동이 매일같이 반복됐습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아침 7시에 시작해서 밤 12시에 끝났고 건설이 손에 익지 못한 사람들은 새벽 2시, 2시 반까지 하는 거죠. 한번은 국가계획분을 못 했어요. 계획을 못 하니까 계획을 할 때까지 북한말로 매달아 놓으라고 해요. 현장에 매달아 놓으라. 그래서 회사 절반 인원이 (새벽) 5시 반에 귀가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월급의 70% 이상은 북한 당국과 현장 관리자들의 몫으로 돌아갔고, 노동자들의 식사에는 러시아 현지에선 개사료로 통하는 돼지껍질이 버젓이 사용됐습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식사는 대체로 밥하고 돼지가죽 끓인 것 양배추 감자 이런 걸 먹었거든요. 한국에선 돼지가죽을 먹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개사료로 쓰거든요. 건설장에 돼지가죽을 계속 들여오니까 러시아 경비 서는 사람들이 너희 돼지가죽을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오냐 건설장에. 너희 안에서 개 키우냐고 해서 폭소를 터트린 적도 있었네요."]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환됐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러시아 주재 노동자 수가 급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북러 관계 밀착 속에서 북한 노동자 수는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북러 신조약 체결 1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병 1천 명과 건설 노동자 5천 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조선중앙TV/6월 18일 : "쿠르스크지역 해방작전에서 조선인민군 부대 군인들이 발휘한 영웅적 위훈을 길이 전하기 위한 일련의 구상과 계획들이 토의되고 합의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단순한 노동자 파견을 넘어선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공병과 전후 복구 인력 노동자 파견에 대한 것을 대대적으로 바로 선언했죠. 이것이 뭐냐면 러시아가 북한과 안보나 군사협력에 대해서 숨기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전쟁이 더더구나 계속 지속이 되기 위해선 군사적, 인력적으로도 북한의 존재가 상당히 중요해진 거죠. 때문에 이제는 러시아나 북한이 같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같은 참호 속에서 같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러 관계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북한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군사 작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이후 포탄과 인력 등 실질적인 군사 지원에 나섰는데요.

처음엔 소극적이던 러시아도 점차 북한과의 협력 수준을 끌어올렸고, 상호방위 조항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협력을 제도화했습니다.

한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양국은 이제 파병 사실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이를 정치적 상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러시아연방 무력 총참모장, 외무성 대변인, 군사전문가가 우리 공화국무력 전투구분대들이 러시아의 영토에 침입하였던 우크라이나군을 괴멸시키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높이 찬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공병과 건설노동자까지 보내면서 북러 관계가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특히 전쟁 중인 국가에 직접적인 인력 파견을 하는 것은 단순한 우호 관계를 넘은 전략적 제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군사동맹이라는 명칭으로 두 나라 사이에 조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공장과 각종 무기를 제공하는 것, 또 김정은과 푸틴의 상호 방문, 북러 고위급 관료들의 상호 방문, 그리고 국제 무대에서 양국이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과 같은 현실적 요소들은 사실상 두 나라가 이미 군사동맹 관계를 형성했음을 증명해 줍니다."]

나아가 군사 기술 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본 NHK는 러시아와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 드론 생산 공장에 2만 5천 명의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럴 경우 단순한 노동력 파견을 넘어 북한의 군사 역량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해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2024년 10월 : "러시아는 이란 정부가 제공한 '샤헤드' 드론의 생산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군수공장에서, 특히 드론 관련 공장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게 될 것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드론 생산에 북한 기술자가 참여할 경우 다음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공식적인 기술 이전이 없더라도 북한은 실무협력을 통해 드론, 전자장비, 유도체계 등 첨단 기술의 설계·제작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습득한 기술들은 북한 내 군수공장으로 흘러들어 가게 될 것이며, 특히 드론, 미사일, 전자전, 사이버 분야 등에서 북한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 투입되는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현실은 외교적 수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노동자들도 북한 내부의 어려운 삶을 피해 해외 파견을 택했지만, 정작 마주치는 현실은 당국의 외화벌이 수단이 돼버린다는 것입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북한 노동자가 열악한 처우에서 일하는 것은 러시아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김정은이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돈을 엄청 요구하니까 (인력 송출사) 사장들이 그 돈을 충당하기 위해서 그런 비인간적인 방법들이 나오는 거죠."]

더욱이 북러 양국의 밀착이 깊어질수록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필요에 의해 북한 노동자를 받은 러시아는, 북한의 제재 회피와 인권 침해 문제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만약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고발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러시아가 차단하려고 할 거예요. 국제사회가 어떠한 형태의 고발을 하더라도 러시아가 거기에 동요되거나 자신들의 협력 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파병에 이어 노동자 파견으로 이어지며 끈끈한 동맹을 과시하는 북한과 러시아.

그 틈바구니에서 고단한 북한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않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클로즈업 북한] 노동자 5천 파견…인권은 모르쇠
    • 입력 2025-06-28 08:14:06
    • 수정2025-06-28 08:40:43
    남북의 창
[앵커]

지난주 북한이 쿠르스크 지역 재건을 위해 공병 천 명과 건설 인력 5천 명을 러시아로 보낸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사실상 전쟁 중인 나라에 북한이 인력을 파병하는 건데, 북러 간 밀월 관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신호로 읽힙니다.

하지만 그 협력의 이면엔 '불법'과 '착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 노동자 파견을 둘러싼 북러 공생 전략의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16년 촬영된 러시아 연해주의 한 곡물 가공 공장.

맨몸으로 시멘트를 퍼 나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로 파견 나온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안 힘드세요?) 힘들지요. 일하는 게 다 힘들지, 일하는 사람이 쉽다고 하는 게 어딨어요."]

같은 시기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 실태가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차려진 식사는 희멀건 국에 밥 한 공기, 계란 한 알이 전부.

일부 건설 현장의 상황은 이보다 더 열악했는데요.

공사장 한 켠 화장실로 보이는 공간에 둘러앉아 밥을 먹습니다.

[북한 노동자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오줌 싸고, 똥 싸고 한다는거야."]

당시 러시아에서 포착된 이러한 장면은 북한 해외 노동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는데요.

시간이 흘러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2년 7월까지 러시아 건설 노동자로 일한 한동진 씨는 "열악한 현실은 그대로였다"고 말합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가자마자 첫날에 비행장에서 여권을 회수하고 여권 같은 건 보위원이 관리하는 거 아시죠. 탈출을 막기 위해서. 결국 곧장 비행장에서 건설장으로 갔어요. 점심 먹고 그날 오후부터 일을 시작했거든요."]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철저한 감시와 통제.

여기에'국가계획분'이라는 명분 아래 과도한 작업 할당량이 주어졌습니다.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노동이 매일같이 반복됐습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아침 7시에 시작해서 밤 12시에 끝났고 건설이 손에 익지 못한 사람들은 새벽 2시, 2시 반까지 하는 거죠. 한번은 국가계획분을 못 했어요. 계획을 못 하니까 계획을 할 때까지 북한말로 매달아 놓으라고 해요. 현장에 매달아 놓으라. 그래서 회사 절반 인원이 (새벽) 5시 반에 귀가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월급의 70% 이상은 북한 당국과 현장 관리자들의 몫으로 돌아갔고, 노동자들의 식사에는 러시아 현지에선 개사료로 통하는 돼지껍질이 버젓이 사용됐습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식사는 대체로 밥하고 돼지가죽 끓인 것 양배추 감자 이런 걸 먹었거든요. 한국에선 돼지가죽을 먹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개사료로 쓰거든요. 건설장에 돼지가죽을 계속 들여오니까 러시아 경비 서는 사람들이 너희 돼지가죽을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오냐 건설장에. 너희 안에서 개 키우냐고 해서 폭소를 터트린 적도 있었네요."]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환됐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러시아 주재 노동자 수가 급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북러 관계 밀착 속에서 북한 노동자 수는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북러 신조약 체결 1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병 1천 명과 건설 노동자 5천 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조선중앙TV/6월 18일 : "쿠르스크지역 해방작전에서 조선인민군 부대 군인들이 발휘한 영웅적 위훈을 길이 전하기 위한 일련의 구상과 계획들이 토의되고 합의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단순한 노동자 파견을 넘어선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공병과 전후 복구 인력 노동자 파견에 대한 것을 대대적으로 바로 선언했죠. 이것이 뭐냐면 러시아가 북한과 안보나 군사협력에 대해서 숨기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전쟁이 더더구나 계속 지속이 되기 위해선 군사적, 인력적으로도 북한의 존재가 상당히 중요해진 거죠. 때문에 이제는 러시아나 북한이 같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같은 참호 속에서 같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러 관계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북한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군사 작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이후 포탄과 인력 등 실질적인 군사 지원에 나섰는데요.

처음엔 소극적이던 러시아도 점차 북한과의 협력 수준을 끌어올렸고, 상호방위 조항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협력을 제도화했습니다.

한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양국은 이제 파병 사실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이를 정치적 상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러시아연방 무력 총참모장, 외무성 대변인, 군사전문가가 우리 공화국무력 전투구분대들이 러시아의 영토에 침입하였던 우크라이나군을 괴멸시키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높이 찬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공병과 건설노동자까지 보내면서 북러 관계가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특히 전쟁 중인 국가에 직접적인 인력 파견을 하는 것은 단순한 우호 관계를 넘은 전략적 제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군사동맹이라는 명칭으로 두 나라 사이에 조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공장과 각종 무기를 제공하는 것, 또 김정은과 푸틴의 상호 방문, 북러 고위급 관료들의 상호 방문, 그리고 국제 무대에서 양국이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과 같은 현실적 요소들은 사실상 두 나라가 이미 군사동맹 관계를 형성했음을 증명해 줍니다."]

나아가 군사 기술 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본 NHK는 러시아와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 드론 생산 공장에 2만 5천 명의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럴 경우 단순한 노동력 파견을 넘어 북한의 군사 역량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해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2024년 10월 : "러시아는 이란 정부가 제공한 '샤헤드' 드론의 생산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군수공장에서, 특히 드론 관련 공장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게 될 것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드론 생산에 북한 기술자가 참여할 경우 다음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공식적인 기술 이전이 없더라도 북한은 실무협력을 통해 드론, 전자장비, 유도체계 등 첨단 기술의 설계·제작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습득한 기술들은 북한 내 군수공장으로 흘러들어 가게 될 것이며, 특히 드론, 미사일, 전자전, 사이버 분야 등에서 북한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 투입되는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현실은 외교적 수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노동자들도 북한 내부의 어려운 삶을 피해 해외 파견을 택했지만, 정작 마주치는 현실은 당국의 외화벌이 수단이 돼버린다는 것입니다.

[한동진/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북 : "북한 노동자가 열악한 처우에서 일하는 것은 러시아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김정은이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돈을 엄청 요구하니까 (인력 송출사) 사장들이 그 돈을 충당하기 위해서 그런 비인간적인 방법들이 나오는 거죠."]

더욱이 북러 양국의 밀착이 깊어질수록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필요에 의해 북한 노동자를 받은 러시아는, 북한의 제재 회피와 인권 침해 문제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부원장 : "만약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고발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러시아가 차단하려고 할 거예요. 국제사회가 어떠한 형태의 고발을 하더라도 러시아가 거기에 동요되거나 자신들의 협력 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파병에 이어 노동자 파견으로 이어지며 끈끈한 동맹을 과시하는 북한과 러시아.

그 틈바구니에서 고단한 북한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않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