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조선소 수주 증가…‘선택과 집중’ 효과

[앵커]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매출이 최근 크게 늘고 있습니다.

고급 기술이 적용된 전문 선박 중심의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였는데,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요?

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영난과 법정관리, 채권단 관리 등 오랜 위기를 겪었던 옛 STX조선.

2021년 '케이조선'으로 새롭게 출범해 매출이 4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2021년 2천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9천3백억 원대로 늘었고, 올해 1조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주 폭증으로 도크 한 곳에서 4척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하고, 야간과 휴일 작업도 강행됩니다.

매출액 폭증의 원인은 '선택과 집중'.

다양한 선박 건조 대신 석유화학 운반선에 집중하면서 경쟁력과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나홍군/케이조선 생산기획실장 : "해당 선종들만을 저희가 수주해서 건조함으로써 생산 효율도 오르면서 작업자 능률이 오르고 있어서 현재 계획 대비 약 10% 정도는 목표량이 상향돼서 (건조됩니다.)"]

케이조선은 7만 7천톤급 석유화학 운반선은 세계 1위, 5만 톤급 석유화학 운반선은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한때 20여 곳이었던 국내 중형조선소는 현재 4곳으로 대폭 줄어들어 과당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 문제도 해소됐습니다.

하지만, 수주 급증에 따른 금융 부담은 여전합니다.

금융기관의 '선수금 환급보증'이 급증하는 수주 금액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박기태/케이조선 혁신테스크포스팀장 :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다만 조선업 특성상 잔금이 늦게 되는 구조여서 유동성 부담은 발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세계 선박 시장의 친환경 기준 강화와 선박 교체 물량 증가에 따른 조선업체 호황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지원과 산업 정책 등 세심한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