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극한호우 피해 집중된 광주 북구…이유는?
입력 2025.08.07 (19:37)
수정 2025.08.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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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경험하고 있는 극한호우의 특징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과 장소에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린다는 점이죠.
그러지 않아도 침수에 취약했던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 광주 북구인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가 뭔지, 대안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돌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긴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차량이 대피합니다.
도심에선 맨홀 뚜껑이 열려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기록적인 극한 호우에 잇따라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박영숙/광주시 매곡동 : "(7월 17일 침수 당시) 혼자 나오시려고 했는데 여기(목)까지 물이 차 가지고, 저분(이웃 주민) 아니셨으면 저희 엄마 이번에 진짜 돌아가셨어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호우의 흔적입니다.
안타까운 건 물난리를 한 번 겪은 곳에서 또다시 타격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광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왜 침수가 반복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불과 17일 사이에 두 차례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하루에 426밀리미터의 비가 내린 지난달의 호우로 발생한 피해만 17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일 폭우 피해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석곡동 등 북구 외곽의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신안동과 오치동, 용봉동, 두암동 등 도심 전역이 생채기를 입으면서 행정동 27곳 가운데 20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과정 중에 또 다시 강한 비가 오면서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안까지 물이 들어와 벽지는 기본이고 전체적인 내부 수리를 해야됩니다.
그리고 침수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이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전부다 새로 교체해야 될 상황입니다.
[문종준/신안동 수해대책위원회 : "이걸 다 씻어가지고 말렸어요. 근데 이번에 비 와가지고 또 침수가 된 거예요. 이것도 다시 사용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피해가 컸던 북구 신안동 일대를 전문가와 함께 돌아봤습니다.
무엇보다 산지로 둘러싸진 분지 지형인 광주에서도 움푹 패인 곳에 있는 저지대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만큼 저지대에는 하천이 있기 마련인데, 신안동 인근은 '서방천'을 끼고 있습니다.
땅이 낮고 물을 끼고 있다 보니, 폭우가 오면 가장 취약한 지형인 겁니다.
수해가 발생한 운암시장과 전남대 인근, 문흥동 일대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이 지역은 주변에 특히 하류 지역이라는 거는 상대적으로 물이 표고가 낮은 지역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물이 모인다는 거고,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범람 위기가 있다는 것, 또 침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형적인 타고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죠."]
지형 문제에서 파생된 또 다른 위험 요인도 있습니다.
저지대를 중심으로 인구가 모인 광주….
도시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지형이 하천을 덮은 '복개 구조물'입니다.
자연적인 물길에 손을 댄 만큼 배수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구에서 대표적인 복개 구간은 전남대와 용봉동 인근을 지나는 '용봉천'과 '서방천'인데, 모두 수해를 입었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여기에 있는 복개 구간, 불투수층이라는 거는 간단하게 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기에 내리는 비를 모두 다 배수를 시키지 못한다면 바로 장판 위에 물이 그대로 고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지만 배수 대비는 부족했습니다.
특히 신안교 일대는 용봉천과 서방천이 중간에서 합류하는 지점인데, 관로의 폭이 한쪽은 24미터, 한쪽은 12미터로 다르게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량이 늘어날 때 한쪽에서만 많은 물이 쏟아지다 보니 주변으로 흘러 넘치는 겁니다.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커진 신안교의 홍수 방어벽 역시 골칫거립니다.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했다며 주민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민 : "우리가 5년 전에는 (방어벽) 이것이 없었어요. 그러기 전에는 여기 아파트 주차장만 잠겨서 난리가 났지, 주민들은 이거 100% 이것 때문에 그런다고 봅니다. (그 말씀도 맞아요.)"]
장기적으로는 복개된 하천을 개방하고 도심의 배수 능력을 향상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실행하긴 쉽지 않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개발이 된 도심지다 보니까 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한다는 게 매우 어렵다는 거죠. 대안으로 저류지라든가 지하의 공간을 만들어서 임시로 물을 가두는 방법들이 다른 대도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에는 일단 배수펌프장 3곳 설치가 예정 됐지만 완공까지는 3년이 걸립니다.
기후 변화로 극한호우가 반복될 위험성이 커진 만큼,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특징을 분석하고 당장 가능한 단기적 대책부터 실행해야 할 땝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올여름 경험하고 있는 극한호우의 특징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과 장소에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린다는 점이죠.
그러지 않아도 침수에 취약했던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 광주 북구인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가 뭔지, 대안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돌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긴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차량이 대피합니다.
도심에선 맨홀 뚜껑이 열려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기록적인 극한 호우에 잇따라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박영숙/광주시 매곡동 : "(7월 17일 침수 당시) 혼자 나오시려고 했는데 여기(목)까지 물이 차 가지고, 저분(이웃 주민) 아니셨으면 저희 엄마 이번에 진짜 돌아가셨어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호우의 흔적입니다.
안타까운 건 물난리를 한 번 겪은 곳에서 또다시 타격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광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왜 침수가 반복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불과 17일 사이에 두 차례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하루에 426밀리미터의 비가 내린 지난달의 호우로 발생한 피해만 17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일 폭우 피해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석곡동 등 북구 외곽의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신안동과 오치동, 용봉동, 두암동 등 도심 전역이 생채기를 입으면서 행정동 27곳 가운데 20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과정 중에 또 다시 강한 비가 오면서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안까지 물이 들어와 벽지는 기본이고 전체적인 내부 수리를 해야됩니다.
그리고 침수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이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전부다 새로 교체해야 될 상황입니다.
[문종준/신안동 수해대책위원회 : "이걸 다 씻어가지고 말렸어요. 근데 이번에 비 와가지고 또 침수가 된 거예요. 이것도 다시 사용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피해가 컸던 북구 신안동 일대를 전문가와 함께 돌아봤습니다.
무엇보다 산지로 둘러싸진 분지 지형인 광주에서도 움푹 패인 곳에 있는 저지대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만큼 저지대에는 하천이 있기 마련인데, 신안동 인근은 '서방천'을 끼고 있습니다.
땅이 낮고 물을 끼고 있다 보니, 폭우가 오면 가장 취약한 지형인 겁니다.
수해가 발생한 운암시장과 전남대 인근, 문흥동 일대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이 지역은 주변에 특히 하류 지역이라는 거는 상대적으로 물이 표고가 낮은 지역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물이 모인다는 거고,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범람 위기가 있다는 것, 또 침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형적인 타고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죠."]
지형 문제에서 파생된 또 다른 위험 요인도 있습니다.
저지대를 중심으로 인구가 모인 광주….
도시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지형이 하천을 덮은 '복개 구조물'입니다.
자연적인 물길에 손을 댄 만큼 배수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구에서 대표적인 복개 구간은 전남대와 용봉동 인근을 지나는 '용봉천'과 '서방천'인데, 모두 수해를 입었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여기에 있는 복개 구간, 불투수층이라는 거는 간단하게 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기에 내리는 비를 모두 다 배수를 시키지 못한다면 바로 장판 위에 물이 그대로 고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지만 배수 대비는 부족했습니다.
특히 신안교 일대는 용봉천과 서방천이 중간에서 합류하는 지점인데, 관로의 폭이 한쪽은 24미터, 한쪽은 12미터로 다르게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량이 늘어날 때 한쪽에서만 많은 물이 쏟아지다 보니 주변으로 흘러 넘치는 겁니다.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커진 신안교의 홍수 방어벽 역시 골칫거립니다.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했다며 주민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민 : "우리가 5년 전에는 (방어벽) 이것이 없었어요. 그러기 전에는 여기 아파트 주차장만 잠겨서 난리가 났지, 주민들은 이거 100% 이것 때문에 그런다고 봅니다. (그 말씀도 맞아요.)"]
장기적으로는 복개된 하천을 개방하고 도심의 배수 능력을 향상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실행하긴 쉽지 않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개발이 된 도심지다 보니까 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한다는 게 매우 어렵다는 거죠. 대안으로 저류지라든가 지하의 공간을 만들어서 임시로 물을 가두는 방법들이 다른 대도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에는 일단 배수펌프장 3곳 설치가 예정 됐지만 완공까지는 3년이 걸립니다.
기후 변화로 극한호우가 반복될 위험성이 커진 만큼,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특징을 분석하고 당장 가능한 단기적 대책부터 실행해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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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8-07 19: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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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않아도 침수에 취약했던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 광주 북구인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가 뭔지, 대안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돌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긴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차량이 대피합니다.
도심에선 맨홀 뚜껑이 열려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기록적인 극한 호우에 잇따라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박영숙/광주시 매곡동 : "(7월 17일 침수 당시) 혼자 나오시려고 했는데 여기(목)까지 물이 차 가지고, 저분(이웃 주민) 아니셨으면 저희 엄마 이번에 진짜 돌아가셨어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호우의 흔적입니다.
안타까운 건 물난리를 한 번 겪은 곳에서 또다시 타격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광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왜 침수가 반복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불과 17일 사이에 두 차례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하루에 426밀리미터의 비가 내린 지난달의 호우로 발생한 피해만 17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일 폭우 피해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석곡동 등 북구 외곽의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신안동과 오치동, 용봉동, 두암동 등 도심 전역이 생채기를 입으면서 행정동 27곳 가운데 20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과정 중에 또 다시 강한 비가 오면서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안까지 물이 들어와 벽지는 기본이고 전체적인 내부 수리를 해야됩니다.
그리고 침수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이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전부다 새로 교체해야 될 상황입니다.
[문종준/신안동 수해대책위원회 : "이걸 다 씻어가지고 말렸어요. 근데 이번에 비 와가지고 또 침수가 된 거예요. 이것도 다시 사용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피해가 컸던 북구 신안동 일대를 전문가와 함께 돌아봤습니다.
무엇보다 산지로 둘러싸진 분지 지형인 광주에서도 움푹 패인 곳에 있는 저지대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만큼 저지대에는 하천이 있기 마련인데, 신안동 인근은 '서방천'을 끼고 있습니다.
땅이 낮고 물을 끼고 있다 보니, 폭우가 오면 가장 취약한 지형인 겁니다.
수해가 발생한 운암시장과 전남대 인근, 문흥동 일대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이 지역은 주변에 특히 하류 지역이라는 거는 상대적으로 물이 표고가 낮은 지역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물이 모인다는 거고,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범람 위기가 있다는 것, 또 침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형적인 타고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죠."]
지형 문제에서 파생된 또 다른 위험 요인도 있습니다.
저지대를 중심으로 인구가 모인 광주….
도시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지형이 하천을 덮은 '복개 구조물'입니다.
자연적인 물길에 손을 댄 만큼 배수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구에서 대표적인 복개 구간은 전남대와 용봉동 인근을 지나는 '용봉천'과 '서방천'인데, 모두 수해를 입었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여기에 있는 복개 구간, 불투수층이라는 거는 간단하게 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기에 내리는 비를 모두 다 배수를 시키지 못한다면 바로 장판 위에 물이 그대로 고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지만 배수 대비는 부족했습니다.
특히 신안교 일대는 용봉천과 서방천이 중간에서 합류하는 지점인데, 관로의 폭이 한쪽은 24미터, 한쪽은 12미터로 다르게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량이 늘어날 때 한쪽에서만 많은 물이 쏟아지다 보니 주변으로 흘러 넘치는 겁니다.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커진 신안교의 홍수 방어벽 역시 골칫거립니다.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했다며 주민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민 : "우리가 5년 전에는 (방어벽) 이것이 없었어요. 그러기 전에는 여기 아파트 주차장만 잠겨서 난리가 났지, 주민들은 이거 100% 이것 때문에 그런다고 봅니다. (그 말씀도 맞아요.)"]
장기적으로는 복개된 하천을 개방하고 도심의 배수 능력을 향상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실행하긴 쉽지 않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개발이 된 도심지다 보니까 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한다는 게 매우 어렵다는 거죠. 대안으로 저류지라든가 지하의 공간을 만들어서 임시로 물을 가두는 방법들이 다른 대도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에는 일단 배수펌프장 3곳 설치가 예정 됐지만 완공까지는 3년이 걸립니다.
기후 변화로 극한호우가 반복될 위험성이 커진 만큼,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특징을 분석하고 당장 가능한 단기적 대책부터 실행해야 할 땝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올여름 경험하고 있는 극한호우의 특징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과 장소에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린다는 점이죠.
그러지 않아도 침수에 취약했던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 광주 북구인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가 뭔지, 대안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돌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긴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차량이 대피합니다.
도심에선 맨홀 뚜껑이 열려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기록적인 극한 호우에 잇따라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박영숙/광주시 매곡동 : "(7월 17일 침수 당시) 혼자 나오시려고 했는데 여기(목)까지 물이 차 가지고, 저분(이웃 주민) 아니셨으면 저희 엄마 이번에 진짜 돌아가셨어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호우의 흔적입니다.
안타까운 건 물난리를 한 번 겪은 곳에서 또다시 타격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광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구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왜 침수가 반복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불과 17일 사이에 두 차례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하루에 426밀리미터의 비가 내린 지난달의 호우로 발생한 피해만 17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일 폭우 피해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석곡동 등 북구 외곽의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신안동과 오치동, 용봉동, 두암동 등 도심 전역이 생채기를 입으면서 행정동 27곳 가운데 20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과정 중에 또 다시 강한 비가 오면서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안까지 물이 들어와 벽지는 기본이고 전체적인 내부 수리를 해야됩니다.
그리고 침수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이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전부다 새로 교체해야 될 상황입니다.
[문종준/신안동 수해대책위원회 : "이걸 다 씻어가지고 말렸어요. 근데 이번에 비 와가지고 또 침수가 된 거예요. 이것도 다시 사용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피해가 컸던 북구 신안동 일대를 전문가와 함께 돌아봤습니다.
무엇보다 산지로 둘러싸진 분지 지형인 광주에서도 움푹 패인 곳에 있는 저지대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만큼 저지대에는 하천이 있기 마련인데, 신안동 인근은 '서방천'을 끼고 있습니다.
땅이 낮고 물을 끼고 있다 보니, 폭우가 오면 가장 취약한 지형인 겁니다.
수해가 발생한 운암시장과 전남대 인근, 문흥동 일대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이 지역은 주변에 특히 하류 지역이라는 거는 상대적으로 물이 표고가 낮은 지역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물이 모인다는 거고,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범람 위기가 있다는 것, 또 침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형적인 타고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죠."]
지형 문제에서 파생된 또 다른 위험 요인도 있습니다.
저지대를 중심으로 인구가 모인 광주….
도시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지형이 하천을 덮은 '복개 구조물'입니다.
자연적인 물길에 손을 댄 만큼 배수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구에서 대표적인 복개 구간은 전남대와 용봉동 인근을 지나는 '용봉천'과 '서방천'인데, 모두 수해를 입었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여기에 있는 복개 구간, 불투수층이라는 거는 간단하게 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기에 내리는 비를 모두 다 배수를 시키지 못한다면 바로 장판 위에 물이 그대로 고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지만 배수 대비는 부족했습니다.
특히 신안교 일대는 용봉천과 서방천이 중간에서 합류하는 지점인데, 관로의 폭이 한쪽은 24미터, 한쪽은 12미터로 다르게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량이 늘어날 때 한쪽에서만 많은 물이 쏟아지다 보니 주변으로 흘러 넘치는 겁니다.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커진 신안교의 홍수 방어벽 역시 골칫거립니다.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했다며 주민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민 : "우리가 5년 전에는 (방어벽) 이것이 없었어요. 그러기 전에는 여기 아파트 주차장만 잠겨서 난리가 났지, 주민들은 이거 100% 이것 때문에 그런다고 봅니다. (그 말씀도 맞아요.)"]
장기적으로는 복개된 하천을 개방하고 도심의 배수 능력을 향상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실행하긴 쉽지 않습니다.
[류용욱/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개발이 된 도심지다 보니까 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한다는 게 매우 어렵다는 거죠. 대안으로 저류지라든가 지하의 공간을 만들어서 임시로 물을 가두는 방법들이 다른 대도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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