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한, 러시아 자폭 드론 만든다” 외

입력 2025.08.09 (08:05) 수정 2025.08.09 (08: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정찰총국 산하조직이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 미국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정찰총국은 "라자루스", "김수키" 등의 해킹 조직을 두고 해외 방산업체의 무기 정보나 가상 화폐를 빼돌리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고성능 IT 기기와 같은 전략 자산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밀수를 통해 반도체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8월의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비밀리에 운영해 온 드론 생산공장 내부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 공장에선 이란의 드론을 개량한 자폭 드론이 대거 생산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러시아의 드론 기술이 북한으로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도화된 북한 드론들이 한반도 상공을 무리지어 날아다닐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동쪽 타타르스탄의 알라부가 경제특구.

짙은 검은색으로 도색된 드론 수십 대가 공장 안에 도열하듯 줄지어 서 있습니다.

한쪽에선 쉼 없이 쇳물을 녹여 부품을 만들고, 또 다른 공간에선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드론을 차곡차곡 조립합니다.

격납고에 있던 드론이 트럭에 실려 발사되는 장면도 눈에 띕니다.

러시아가 최초 공개한 비밀 드론 기지입니다.

이란제 '샤헤드-136'을 개량한 러시아제 자폭 드론 ‘게란-2’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티무르 스테히예프/러시아 드론 공장 책임자 : "당초 게란 드론을 수천 대만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그 계획보다 9배 더 많은 양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같은 러시아의 자폭 드론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하는데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자폭 드론 기술과 생산이 이제 북한으로까지 이전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안드리 예르마크는 지난 1일, 러시아가 평양에 자폭 드론 기술을 이전하고, 북한 내 드론 생산 시설을 구축해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일대에 드론 생산과 시험 비행 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엔 러시아 교관들이 원산과 평양에 파견돼 북한 특수부대원들에게 1인칭 시점의 자폭 드론 조종법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북한에 드론의 설계와 생산은 물론 실전 활용법까지, 모두 패키지로 전달하고 있는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러시아 드론은) 무려 작전 반경이 2,000~2,500km입니다. 우리 한반도의 종심 개념으로 본다면 한반도를 완전히 다 커버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만약 도입해서 작전화 시키겠다 그러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 주일미군까지도 (타격) 가능한 반경이죠. 워낙 많은 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오게 될 경우, 특히 이것이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과 섞여서 올 경우엔 속수무책이죠."]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인 러시아제 드론은 약 3m 가량 길이에 최대 50kg까지 탄두 무장이 가능합니다.

소음이 크고 속도가 느려 요격 자체가 어렵진 않지만, 우리 돈 약 2천만 원대 정도면 생산이 가능한데, 이를 잡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놓고서는 논란이 분분합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에 최대 수십억 원인 지대공 미사일로 드론 떼를 전부 잡아낼 수 없어,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총으로 드론을 잡는 자경단까지 동원해 왔습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특히 우리와 같이 산악지형으로 이뤄진 또는 고층 건물이 많은 지역은 탐지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드론 탐지와 무력화를 위해서 안티 드론 전력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란과 러시아, 북한 간 드론 기술 커넥션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도 드론의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입니다.

[피트 헤그세스/미 국방장관/7월 11일 : "이 메모 좀 가져갈게요. 지금 제가 서명하는 이 메모는 우리의 위대한 전사들이 드론을 통해 이곳 국방부 앞 잔디밭으로 보낸 겁니다. 이것이 미래입니다."]

그가 서명한 문서의 핵심 내용은 미국 내 드론 생산을 저해하는 규제를 폐지하는 겁니다.

저비용의 다양한 드론을 실전 배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히 드론을 탄약과 같은 소모품으로 지정해 현장 사용 권한을 대폭 늘리도록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은 드론 방어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광활한 벌판 위로 날아오는 드론 떼.

전자전 시스템이 방해 전파를 쏘자, 드론들이 맥없이 추락하고 맙니다.

미 국방부가 실제로 도입한 AI 전자전 시스템인데, 올해 4월 홍보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정도로 놀라움을 안겨줬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실 그런 드론을 제작하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획득한 러시아의 전투 교범을 보면 북한군에게도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 있고. 지금 미국이 기울이고 있는 게 뭐냐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 군이 갖고 있는 드론전 경험을 미국한테 전수하는 문제입니다. 이미 그것의 상당 부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이럴 때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와 협력해서 드론전에 대비할 수 있는 실제 운용 경험들을 상당 부분 전수받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머지않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북한의 고도화된 드론 전력.

우리나라도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해 대응에 나섰는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현대의 드론전 양상을 고려해 첨단 드론의 개발과 운용, 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주한미군 변화 가능성”…중국 견제?▲

이렇게 북러 간 군사기술 협력이 빠르게 진전되는 가운데, 한미 간에는 '동맹의 현대화'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자, '동맹의 현대화'란 대체 어떤 의미고, 또, 이를 둘러싸고 우리와 미국이 원하는 바, 이에 얽힌 동북아 정세도 짚어봅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한미 국방장관 통화 이후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한국이 북한에 맞선 방어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국방 지출 면에서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동맹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전략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브리지 콜비/미 국방부 정책차관/2024년 5월 : "북한이 미국 자체에 정말로 심각한 위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맹의 현대화' 문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 수장 만남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조현/외교부 장관 :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하되 이런 것이 전부 미국과 잘 조율을 해서 잡음 없이 미국의 서포트 하에 해나가는 방향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의 현대화란 변화하는 역내 상황에 맞춰 한미동맹을 조정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대북 억제력 유지에 중점을 뒀던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는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국방비 증액은 물론,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까지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도 대북 억제 임무에 국한됐던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미국이 현재 국제 질서, 지역 정세에 맞게 어떻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소위 전력 운용을 할 것인가라는 발상을 하는 과정에서 방위비 문제, 주한미군의 역할 문제, 실제 전력 투사 문제 여러 가지가 이렇게 조정됐으면 좋겠다고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조정을 해 놓고 이것을 그럴싸하게 외교적 용어로 포장을 해야 되는데 바로 현대화란 용어로 포장을 한 거죠."]

미국이 한미동맹 현대화를 모색하는 배경에는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미국이 현재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는 배경은 사실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중국의 부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역내 입지를 강화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동맹 현대화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미일 동맹 또는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타이완해협을 비롯해 역내 분쟁에 투입될 경우 당장 대북 대응 태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중국 견제로도 비춰지면서 한중 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겁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미국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말고 중국을 견제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선 한반도에서의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역할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일단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대화'에 대해 큰 틀의 합의에 주력하되,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민감하고 세부적 사안은 후속 실무회담으로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북한, 러시아 자폭 드론 만든다” 외
    • 입력 2025-08-09 08:05:46
    • 수정2025-08-09 08:37:52
    남북의 창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정찰총국 산하조직이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 미국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정찰총국은 "라자루스", "김수키" 등의 해킹 조직을 두고 해외 방산업체의 무기 정보나 가상 화폐를 빼돌리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고성능 IT 기기와 같은 전략 자산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밀수를 통해 반도체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8월의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비밀리에 운영해 온 드론 생산공장 내부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 공장에선 이란의 드론을 개량한 자폭 드론이 대거 생산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러시아의 드론 기술이 북한으로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도화된 북한 드론들이 한반도 상공을 무리지어 날아다닐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동쪽 타타르스탄의 알라부가 경제특구.

짙은 검은색으로 도색된 드론 수십 대가 공장 안에 도열하듯 줄지어 서 있습니다.

한쪽에선 쉼 없이 쇳물을 녹여 부품을 만들고, 또 다른 공간에선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드론을 차곡차곡 조립합니다.

격납고에 있던 드론이 트럭에 실려 발사되는 장면도 눈에 띕니다.

러시아가 최초 공개한 비밀 드론 기지입니다.

이란제 '샤헤드-136'을 개량한 러시아제 자폭 드론 ‘게란-2’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티무르 스테히예프/러시아 드론 공장 책임자 : "당초 게란 드론을 수천 대만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그 계획보다 9배 더 많은 양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같은 러시아의 자폭 드론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하는데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자폭 드론 기술과 생산이 이제 북한으로까지 이전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안드리 예르마크는 지난 1일, 러시아가 평양에 자폭 드론 기술을 이전하고, 북한 내 드론 생산 시설을 구축해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일대에 드론 생산과 시험 비행 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엔 러시아 교관들이 원산과 평양에 파견돼 북한 특수부대원들에게 1인칭 시점의 자폭 드론 조종법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북한에 드론의 설계와 생산은 물론 실전 활용법까지, 모두 패키지로 전달하고 있는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러시아 드론은) 무려 작전 반경이 2,000~2,500km입니다. 우리 한반도의 종심 개념으로 본다면 한반도를 완전히 다 커버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만약 도입해서 작전화 시키겠다 그러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 주일미군까지도 (타격) 가능한 반경이죠. 워낙 많은 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오게 될 경우, 특히 이것이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과 섞여서 올 경우엔 속수무책이죠."]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인 러시아제 드론은 약 3m 가량 길이에 최대 50kg까지 탄두 무장이 가능합니다.

소음이 크고 속도가 느려 요격 자체가 어렵진 않지만, 우리 돈 약 2천만 원대 정도면 생산이 가능한데, 이를 잡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놓고서는 논란이 분분합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에 최대 수십억 원인 지대공 미사일로 드론 떼를 전부 잡아낼 수 없어,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총으로 드론을 잡는 자경단까지 동원해 왔습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특히 우리와 같이 산악지형으로 이뤄진 또는 고층 건물이 많은 지역은 탐지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드론 탐지와 무력화를 위해서 안티 드론 전력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란과 러시아, 북한 간 드론 기술 커넥션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도 드론의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입니다.

[피트 헤그세스/미 국방장관/7월 11일 : "이 메모 좀 가져갈게요. 지금 제가 서명하는 이 메모는 우리의 위대한 전사들이 드론을 통해 이곳 국방부 앞 잔디밭으로 보낸 겁니다. 이것이 미래입니다."]

그가 서명한 문서의 핵심 내용은 미국 내 드론 생산을 저해하는 규제를 폐지하는 겁니다.

저비용의 다양한 드론을 실전 배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히 드론을 탄약과 같은 소모품으로 지정해 현장 사용 권한을 대폭 늘리도록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은 드론 방어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광활한 벌판 위로 날아오는 드론 떼.

전자전 시스템이 방해 전파를 쏘자, 드론들이 맥없이 추락하고 맙니다.

미 국방부가 실제로 도입한 AI 전자전 시스템인데, 올해 4월 홍보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정도로 놀라움을 안겨줬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실 그런 드론을 제작하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획득한 러시아의 전투 교범을 보면 북한군에게도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 있고. 지금 미국이 기울이고 있는 게 뭐냐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 군이 갖고 있는 드론전 경험을 미국한테 전수하는 문제입니다. 이미 그것의 상당 부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이럴 때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와 협력해서 드론전에 대비할 수 있는 실제 운용 경험들을 상당 부분 전수받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머지않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북한의 고도화된 드론 전력.

우리나라도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해 대응에 나섰는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현대의 드론전 양상을 고려해 첨단 드론의 개발과 운용, 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주한미군 변화 가능성”…중국 견제?▲

이렇게 북러 간 군사기술 협력이 빠르게 진전되는 가운데, 한미 간에는 '동맹의 현대화'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자, '동맹의 현대화'란 대체 어떤 의미고, 또, 이를 둘러싸고 우리와 미국이 원하는 바, 이에 얽힌 동북아 정세도 짚어봅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한미 국방장관 통화 이후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한국이 북한에 맞선 방어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국방 지출 면에서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동맹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전략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브리지 콜비/미 국방부 정책차관/2024년 5월 : "북한이 미국 자체에 정말로 심각한 위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맹의 현대화' 문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 수장 만남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조현/외교부 장관 :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하되 이런 것이 전부 미국과 잘 조율을 해서 잡음 없이 미국의 서포트 하에 해나가는 방향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의 현대화란 변화하는 역내 상황에 맞춰 한미동맹을 조정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대북 억제력 유지에 중점을 뒀던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는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국방비 증액은 물론,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까지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도 대북 억제 임무에 국한됐던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미국이 현재 국제 질서, 지역 정세에 맞게 어떻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소위 전력 운용을 할 것인가라는 발상을 하는 과정에서 방위비 문제, 주한미군의 역할 문제, 실제 전력 투사 문제 여러 가지가 이렇게 조정됐으면 좋겠다고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조정을 해 놓고 이것을 그럴싸하게 외교적 용어로 포장을 해야 되는데 바로 현대화란 용어로 포장을 한 거죠."]

미국이 한미동맹 현대화를 모색하는 배경에는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미국이 현재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는 배경은 사실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중국의 부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역내 입지를 강화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동맹 현대화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미일 동맹 또는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타이완해협을 비롯해 역내 분쟁에 투입될 경우 당장 대북 대응 태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중국 견제로도 비춰지면서 한중 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겁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미국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말고 중국을 견제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선 한반도에서의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역할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일단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대화'에 대해 큰 틀의 합의에 주력하되,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민감하고 세부적 사안은 후속 실무회담으로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