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어서 와! 유커”…중국인 단체 여행 특수 ‘설렘 반·걱정 반’

입력 2025.08.11 (15:24) 수정 2025.08.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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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침체된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해 다음 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한시적으로 비자를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는데요.

관련 업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중국이 2023년 한국 단체 관광을 풀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우리가 비자를 면제해 주기로 했네요?

[기자]

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비자 받지 않고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적용은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아직 무비자 체류 기간은 논의 중인데요.

30일 이내까지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이번 결정은 중국 정부가 먼저 한국 국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여행객에 30일 동안의 무비자 여행을 허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검토해 왔는데, 살짝 뒤늦게 발표가 된 겁니다.

중국 외교부는 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 중국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즉각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여행 업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바로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 여행객, 이른바 유커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한때는 '유커'라는 단어도 자주 들렸었잖아요?

이들에 대한 기대감, 아무래도 경제적인 게 크겠죠?

[기자]

그렇죠.

2016년 전후해서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보다 많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잖아요?

그 정도로 한국에 중국 유커들이 많이 찾아왔었습니다.

[홍무단/중국 관광객/2016년 3월 :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반드시 인천에 와서 치킨과 맥주를 먹으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9년 전, 인천 월미도 해변 앞에서 벌어졌던 이색 행사 기억하실까요?

무려 중국인 관광객 4천5백 명이 치킨과 맥주를 먹는, 이른바 '치맥 파티'를 해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중국 화장품 업체 아오란 그룹 임직원 6천 명이 포상 휴가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능했던 일인데요.

당시 중국에선 한류를 타고 한국 드라마, 음식 등 모든 것이 화제였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치맥을 하는 것까지 인기를 끌면서 유커들이 한국에서 치맥 파티를 열게 된 거죠.

이날 인천 시내 치킨 가게 10여 곳에서 종일 1,500마리 치킨을 튀겼고, 캔맥주는 4천 5백여 개가 소비됐습니다.

이때 동원된 안내 가이드 숫자만 3백 명에, 호텔 객실은 1,500개가 찼습니다.

[앵커]

정말 어마어마했네요.

이 정도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했을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럴까요?

[기자]

당시 유커들이 먹고 마시고 쓴 돈이 27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었는데요.

지역 경제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활력을 불어넣어 줬어요.

그런데 이 대형 행사를 끝으로 그다음 해부터 사실상 수백 명 단위의 중국인 단체 여행객 발길이 아예 끊겼습니다.

이른바 '사드 사태' 때문인데요.

2017년 3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2016년 8백만 명을 넘었던 한국행 중국인 여행객이 2017년에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두 나라를 오가는 비행편마저 10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였는데요.

일단 한국 단체 여행은 2023년에 풀어줬고, 이번에 무비자로 올 수 있게 됐으니, '유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취날'에선, 무비자 방침 발표가 난 뒤 30분 만에 서울을 목적지로 한 검색량이 2배 이상 뛰었습니다.

특히 10월 1일부터 8일이 중국 최대 휴가 기간인 국경절 연휴거든요.

9년 전 '치맥 유커'만큼은 아니겠지만 중국서 유커들이 몰려오면 요식업, 쇼핑업계 등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관광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관광 업계가 정말 반색을 표하고 있겠네요.

하지만 그동안 커진 반중 정서 탓에 유커를 마냥 반기기만 하진 않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사실 무비자 방침이 발표된 뒤 관련 기사 창에 정말 많은 '악플'이 달렸습니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없을 때가 좋았다' 이런 유의 댓글이 대부분인데요.

무비자 시행에 따른 불법체류자가 실제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존재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겠죠.

그보다는 무비자인데도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 이게 현실적으로는 더 큰 문제인데요.

단체 관광보다는 한국의 핫플을 찾는 개인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거든요.

예를 들면 팝업스토어의 성지라는 성수동에 가서 화장품을 사고, 홍대 가서 삼겹살 먹는 유커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다른 여행지 대신 한국을 선택하도록, 우리만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50offer @ni85510 @ciciguofu(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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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1 15:24:41
    • 수정2025-08-11 15: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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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침체된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해 다음 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한시적으로 비자를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는데요.

관련 업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중국이 2023년 한국 단체 관광을 풀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우리가 비자를 면제해 주기로 했네요?

[기자]

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비자 받지 않고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적용은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아직 무비자 체류 기간은 논의 중인데요.

30일 이내까지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이번 결정은 중국 정부가 먼저 한국 국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여행객에 30일 동안의 무비자 여행을 허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검토해 왔는데, 살짝 뒤늦게 발표가 된 겁니다.

중국 외교부는 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 중국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즉각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여행 업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바로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 여행객, 이른바 유커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한때는 '유커'라는 단어도 자주 들렸었잖아요?

이들에 대한 기대감, 아무래도 경제적인 게 크겠죠?

[기자]

그렇죠.

2016년 전후해서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보다 많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잖아요?

그 정도로 한국에 중국 유커들이 많이 찾아왔었습니다.

[홍무단/중국 관광객/2016년 3월 :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반드시 인천에 와서 치킨과 맥주를 먹으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9년 전, 인천 월미도 해변 앞에서 벌어졌던 이색 행사 기억하실까요?

무려 중국인 관광객 4천5백 명이 치킨과 맥주를 먹는, 이른바 '치맥 파티'를 해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중국 화장품 업체 아오란 그룹 임직원 6천 명이 포상 휴가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능했던 일인데요.

당시 중국에선 한류를 타고 한국 드라마, 음식 등 모든 것이 화제였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치맥을 하는 것까지 인기를 끌면서 유커들이 한국에서 치맥 파티를 열게 된 거죠.

이날 인천 시내 치킨 가게 10여 곳에서 종일 1,500마리 치킨을 튀겼고, 캔맥주는 4천 5백여 개가 소비됐습니다.

이때 동원된 안내 가이드 숫자만 3백 명에, 호텔 객실은 1,500개가 찼습니다.

[앵커]

정말 어마어마했네요.

이 정도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했을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럴까요?

[기자]

당시 유커들이 먹고 마시고 쓴 돈이 27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었는데요.

지역 경제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활력을 불어넣어 줬어요.

그런데 이 대형 행사를 끝으로 그다음 해부터 사실상 수백 명 단위의 중국인 단체 여행객 발길이 아예 끊겼습니다.

이른바 '사드 사태' 때문인데요.

2017년 3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2016년 8백만 명을 넘었던 한국행 중국인 여행객이 2017년에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두 나라를 오가는 비행편마저 10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였는데요.

일단 한국 단체 여행은 2023년에 풀어줬고, 이번에 무비자로 올 수 있게 됐으니, '유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취날'에선, 무비자 방침 발표가 난 뒤 30분 만에 서울을 목적지로 한 검색량이 2배 이상 뛰었습니다.

특히 10월 1일부터 8일이 중국 최대 휴가 기간인 국경절 연휴거든요.

9년 전 '치맥 유커'만큼은 아니겠지만 중국서 유커들이 몰려오면 요식업, 쇼핑업계 등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관광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관광 업계가 정말 반색을 표하고 있겠네요.

하지만 그동안 커진 반중 정서 탓에 유커를 마냥 반기기만 하진 않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사실 무비자 방침이 발표된 뒤 관련 기사 창에 정말 많은 '악플'이 달렸습니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없을 때가 좋았다' 이런 유의 댓글이 대부분인데요.

무비자 시행에 따른 불법체류자가 실제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존재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겠죠.

그보다는 무비자인데도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 이게 현실적으로는 더 큰 문제인데요.

단체 관광보다는 한국의 핫플을 찾는 개인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거든요.

예를 들면 팝업스토어의 성지라는 성수동에 가서 화장품을 사고, 홍대 가서 삼겹살 먹는 유커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다른 여행지 대신 한국을 선택하도록, 우리만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50offer @ni85510 @ciciguofu(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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