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타버린 어린 인삼…“성장판이 다친 거죠”

입력 2025.08.21 (19:34) 수정 2025.08.21 (19: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여름, 기나긴 폭염으로 인삼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에선 심은 지 2, 3년 된 어린 삼들이 형체도 없이 타버렸는데요.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의 한 인삼밭입니다.

밭고랑에 심어진 어린 인삼들이 모두 새카맣게 타죽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파리가 마르더니 이내 뿌리까지 타버렸습니다.

차광막을 이중 삼중으로 설치했지만, 열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1,600㎡ 규모 밭에서 건질 수 있는 삼은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정영훈/인삼 재배 농민 : "피눈물이 나죠. 저희 아이들이 다 죽은 것 같고, 이런 상황까지 돼 버리니까 내년까지 농사를 또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2~3년짜리 어린 삼의 피해가 큰데 뿌리가 얕고 줄기도 얇아 더위에 더 약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가 성장판 다치면 키 안 크듯이 이 삼도 이미 한 번 다쳤기 때문에…"]

인삼은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5일 넘게 이어지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최근 두 달 동안 낮 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38일에 이르렀습니다.

홍천의 인삼 재배 농가 260곳의 절반 정도가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허문상/홍천군 인삼경작인협의회장 : "(인삼 재배) 농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피해 때문에 지금 점점 줄어드는 추세고요. 강원도에서도 농사지을 수 있는 땅들이 많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같은 피해로 강원도 인삼 생산량은 2018년 3,800톤에서 5년 만에 10% 넘게 줄었습니다.

인삼 재배 농민들은 늦더위가 이어지는 만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폭염에 타버린 어린 인삼…“성장판이 다친 거죠”
    • 입력 2025-08-21 19:34:50
    • 수정2025-08-21 19:57:38
    뉴스 7
[앵커]

올여름, 기나긴 폭염으로 인삼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에선 심은 지 2, 3년 된 어린 삼들이 형체도 없이 타버렸는데요.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의 한 인삼밭입니다.

밭고랑에 심어진 어린 인삼들이 모두 새카맣게 타죽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파리가 마르더니 이내 뿌리까지 타버렸습니다.

차광막을 이중 삼중으로 설치했지만, 열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1,600㎡ 규모 밭에서 건질 수 있는 삼은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정영훈/인삼 재배 농민 : "피눈물이 나죠. 저희 아이들이 다 죽은 것 같고, 이런 상황까지 돼 버리니까 내년까지 농사를 또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2~3년짜리 어린 삼의 피해가 큰데 뿌리가 얕고 줄기도 얇아 더위에 더 약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가 성장판 다치면 키 안 크듯이 이 삼도 이미 한 번 다쳤기 때문에…"]

인삼은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5일 넘게 이어지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최근 두 달 동안 낮 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38일에 이르렀습니다.

홍천의 인삼 재배 농가 260곳의 절반 정도가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허문상/홍천군 인삼경작인협의회장 : "(인삼 재배) 농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피해 때문에 지금 점점 줄어드는 추세고요. 강원도에서도 농사지을 수 있는 땅들이 많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같은 피해로 강원도 인삼 생산량은 2018년 3,800톤에서 5년 만에 10% 넘게 줄었습니다.

인삼 재배 농민들은 늦더위가 이어지는 만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