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 뺀 북한…이유는?

입력 2025.08.25 (07:37) 수정 2025.08.25 (07: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서 우표는 체제를 선전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반영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KBS가 북한의 최신 우표 목록을 입수해 살펴봤더니, 남측과 관련된 우표는 모두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속내를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시장 벽면에 빼곡한 우표들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

북한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개최한 우표 전람횝니다.

주요 국가 기념일마다 우표를 발행하거나 전시회를 여는 북한은, 지도자 우상화와 대외 선전 수단으로 우표를 활용합니다.

[조선중앙TV : "조국의 해방과 부강 번영, 주체적 혁명 무력의 강화 발전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담은 우표들이 전시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조선우표목록입니다.

9년 만에 나온 최신호에는 김일성 주석 뒷배경에 태극기가 들어간 우표가 사라졌습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과 북이 각기 다른 나라라는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함께 민족과 통일 개념을 지우기 시작했는데, 그런 기조를 반영해 남측 국가 상징인 '태극기' 배경 우표를 지운 거로 보입니다.

실제 북한이 과거에 발행했던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들도 최신 목록에선 사라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목록에 다시 넣을 수 있도록 일련번호는 남겨놨습니다.

[이상현/북한 우표 전문가/민화협 체육위원 : "남측과 관련된 우표를 모두 뺐지만 우표 번호는 살려놨습니다. 향후에 남북 관계가 더 완화되고 발전해 나감에 따라서 다시 우표를 살려서 다시 목록에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적 업적을 강조할 수 있는 북중, 북러 정상회담 기념 우표는 남겨놨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우표도 여전히 목록에 남아 있는데, 경색된 북미 관계 속에서도 미국과의 대화, 협상 여지를 열어둔 거란 분석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신남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태극기’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 뺀 북한…이유는?
    • 입력 2025-08-25 07:37:46
    • 수정2025-08-25 07:40:54
    뉴스광장
[앵커]

북한에서 우표는 체제를 선전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반영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KBS가 북한의 최신 우표 목록을 입수해 살펴봤더니, 남측과 관련된 우표는 모두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속내를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시장 벽면에 빼곡한 우표들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

북한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개최한 우표 전람횝니다.

주요 국가 기념일마다 우표를 발행하거나 전시회를 여는 북한은, 지도자 우상화와 대외 선전 수단으로 우표를 활용합니다.

[조선중앙TV : "조국의 해방과 부강 번영, 주체적 혁명 무력의 강화 발전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담은 우표들이 전시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조선우표목록입니다.

9년 만에 나온 최신호에는 김일성 주석 뒷배경에 태극기가 들어간 우표가 사라졌습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과 북이 각기 다른 나라라는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함께 민족과 통일 개념을 지우기 시작했는데, 그런 기조를 반영해 남측 국가 상징인 '태극기' 배경 우표를 지운 거로 보입니다.

실제 북한이 과거에 발행했던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들도 최신 목록에선 사라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목록에 다시 넣을 수 있도록 일련번호는 남겨놨습니다.

[이상현/북한 우표 전문가/민화협 체육위원 : "남측과 관련된 우표를 모두 뺐지만 우표 번호는 살려놨습니다. 향후에 남북 관계가 더 완화되고 발전해 나감에 따라서 다시 우표를 살려서 다시 목록에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적 업적을 강조할 수 있는 북중, 북러 정상회담 기념 우표는 남겨놨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우표도 여전히 목록에 남아 있는데, 경색된 북미 관계 속에서도 미국과의 대화, 협상 여지를 열어둔 거란 분석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신남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