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수익 해외 취업?…한 달 만에 가까스로 ‘탈출’

입력 2025.08.25 (18:59) 수정 2025.08.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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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국적으로 고수익 취업을 미끼로 해외에 나갔다가 납치나 감금을 당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 청년도 예외는 아닌데요.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 달간 감금을 당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제주 청년을 나종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몇 달 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사람으로부터 단기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며 정체 모를 텔레그램 아이디를 건네받은 20대 제주 청년 A 씨.

몇 가지 서류만 준비하면 비행기 표까지 대신 예매해 주겠다는 호의에 덜컥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준비하라고 한 서류들이 있었어요. 저는 대출 같은 것도 받아본 적도 없고 그런 서류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몰랐고. 등본, 초본, 인감증명서."]

그렇게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

공항에는 텔레그램에서 대화를 나눴던 ID '고슴도치'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호의가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준비해 온 서류를 건네고 며칠이 지나고 나서 본색이 드러났습니다.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더니 A 씨의 휴대전화와 짐을 빼앗고 건물 안에 감금한 겁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건물도 되게 높고 크고 철문도 있고, 거기에다가 막 제복 입은 캄보디아인들, 흑인들. 몽둥이 같은 것도 달려 있고."]

감금의 목적은 A 씨의 금융계좌와 비밀번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행도 동반됐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권총을 딱 꺼낸 다음에 저한테 너 진짜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다 말해야 한다. 통장번호 말해라 이렇게 하는 거예요. 전기 뭐 이렇게 되는 게 있거든요. 그거 버튼 누르니까 막 다다다닥 (소리도 나고.)"]

그렇게 모든 정보를 다 넘겨준 A 씨는 경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벽 시간, 3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감금 한 달 만이었습니다.

탈출 이후 무작정 들어간 한인 식당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우리나라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사장님이 먼저 (한국행 비행기) 예약을 해주셨어요. 그다음에 엄마가 그 금액에 조금 더 보낸 거예요. 식당에서 갈비탕 먹었는데 그거 먹으면서 엄청 울었어요."]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와 납치·감금 피해는 각각 200건을 넘기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납치 감금 사건 외에도 아직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못한 또 다른 제주 청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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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수익 해외 취업?…한 달 만에 가까스로 ‘탈출’
    • 입력 2025-08-25 18:59:53
    • 수정2025-08-25 19:10:01
    뉴스7(제주)
[앵커]

최근 전국적으로 고수익 취업을 미끼로 해외에 나갔다가 납치나 감금을 당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 청년도 예외는 아닌데요.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 달간 감금을 당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제주 청년을 나종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몇 달 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사람으로부터 단기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며 정체 모를 텔레그램 아이디를 건네받은 20대 제주 청년 A 씨.

몇 가지 서류만 준비하면 비행기 표까지 대신 예매해 주겠다는 호의에 덜컥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준비하라고 한 서류들이 있었어요. 저는 대출 같은 것도 받아본 적도 없고 그런 서류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몰랐고. 등본, 초본, 인감증명서."]

그렇게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

공항에는 텔레그램에서 대화를 나눴던 ID '고슴도치'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호의가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준비해 온 서류를 건네고 며칠이 지나고 나서 본색이 드러났습니다.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더니 A 씨의 휴대전화와 짐을 빼앗고 건물 안에 감금한 겁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건물도 되게 높고 크고 철문도 있고, 거기에다가 막 제복 입은 캄보디아인들, 흑인들. 몽둥이 같은 것도 달려 있고."]

감금의 목적은 A 씨의 금융계좌와 비밀번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행도 동반됐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권총을 딱 꺼낸 다음에 저한테 너 진짜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다 말해야 한다. 통장번호 말해라 이렇게 하는 거예요. 전기 뭐 이렇게 되는 게 있거든요. 그거 버튼 누르니까 막 다다다닥 (소리도 나고.)"]

그렇게 모든 정보를 다 넘겨준 A 씨는 경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벽 시간, 3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감금 한 달 만이었습니다.

탈출 이후 무작정 들어간 한인 식당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우리나라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자/음성변조 : "사장님이 먼저 (한국행 비행기) 예약을 해주셨어요. 그다음에 엄마가 그 금액에 조금 더 보낸 거예요. 식당에서 갈비탕 먹었는데 그거 먹으면서 엄청 울었어요."]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와 납치·감금 피해는 각각 200건을 넘기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납치 감금 사건 외에도 아직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못한 또 다른 제주 청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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