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고가 교복’ 가격 거품 뺄 수 없나

입력 2006.02.09 (09:31) 수정 2006.02.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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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 개학 시즌이 맞물리면서, 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지출이 많아지는 땐데요.

요즘 교복값이 상당히 비싸다고 합니다 특히 유명브랜드 교복은 명품교복으로까지 불릴만큼가격이 높다고 하죠?

네, 웬만한 양복 한 벌 값과 맞먹는다죠?

사실 교복의 장점이라면 옷값을 아낄 수 있다는 건데, 이러다보니 부모님들 부담이 만만찮다고 하네요.

고민정 아나운서@

고 아나운서도 교복 입으셨죠?

<리포트>

네, 저도 교복 세대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대로 학부모님들 등록금이며 각종 신학기 용품이며 돈 들어갈데도 많은데, 교복값 때문에 허리가 휘겠다는 분들 많습니다.

특히 아무리 브랜드 값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교복값이 해마다 오르느냐며 답답해 하시는데요.

명품 교복이라고 불리우는 고가 교복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수도권의 한 백화점입니다. 다가올 본격적인 졸업 입학 시즌을 맞춰 관내 중고 학생교복 판매가 시작됐는데요.

오는 3월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 예정인 두 자녀를 둔 주부 박이선 씨.

아이들 교복 준비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닙니다.

<인터뷰> 박이선(경기도 고양시) : "아이 학교 배정이 돼서 교복을 사야 되는 상황이어서 한번 나왔거든요. 그런데 값이 너무 비싸서 두 아이 교복을 사려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이 되네요."

부담스럽기도 할 것이, 유명 브랜드 교복 자켓 하나 가격이 10만 원이 넘고, 바지나 스커트는 5만 원 내외.

또 조끼에 셔츠 여벌까지 하면 한 아이당 교복 값은 대략 30여만 원에 이릅니다.

매년 이쯤이면 신학기 준비로 안 그래도 지출이 많은 때.

게다가 해마다 몇 만원씩 오르는 교복 값에 학부형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는데요.

<인터뷰> 이정용(경기도 수원시) : "부모 입장에서는 품질도 좋고 가격도 낮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건 없죠."

<인터뷰> 박이선(경기도 고양시) : "교복 값은 현실적으로 낮춰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교복시장은 4,000억 원 규모.

그중 80% 이상을 대기업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소업체가 내놓는 교복과는 적게는 7,8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데요.

유명 업체들은 소비자 기대 심리와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소재 연구, 디자인 개발 등에 투자비가 높아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영수(교복 마케팅 과장) : "일반 신사복하고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원단을 사용하고 있고 웰빙 소재라던지 특히 바이오 소재 어떤 기능성 가공이라던지 이런 부분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다보니..."

하지만 중소업체 측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한때 전국에 1,000여 개 이상 분포돼 있던 중소업체는 대기업의 공세로 대부분이 문을 닫았는데요.

소재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김재룡((사)한국교복협회 회장) : "기능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거죠. 절대 (중소업체) 소재가 나쁜 일은 없습니다. 어디에다 내놓아도 소재는 틀림없이 3사가 하는거랑 틀린 것이 없습니다."

정말 원단 차이는 없는걸까?

중소업체로 원단을 납품하는 전문 상가를 찾아갔습니다.

상표를 감추고 같은 원단을 주문해봤는데요.

<인터뷰> oo실업(교복원단 전문상가 대표) : "이게 XX합섬꺼예요. 제일 출고가가 비싸다고 하는 XX합섬꺼가 지금 (한 마당) 출고가가 8,500원 정도? 한 마 세치 정도 잡고서 바지 하나를 만드는데요. (원단) 판매가로 쳤을 때는 한 5,600원 정도 들어가죠."

취재팀이 제시했던 대기업 교복 바지 가격은 5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친다 해도, 꽤나 비싼 가격입니다.

<인터뷰> oo실업(교복원단 전문상가 대표) : "원단으로 따졌을 때는 차이가 없는 걸로."

그렇다고 유명 업체들의 학생복 연구, 개발이 유명무실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격 상승에 분명 다른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데요.

<인터뷰> 조경민(중학교 입학 예정자) : "좋아하는 연예인이 TV에 나오잖아요. 그럼 그 연예인 때문에 교복을 고르러 와요."

<인터뷰> 배명선(중학생) : "옷 맵시가 틀린데. 이름 있는데가 낫죠."

들으신대로 교복 소비층인 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타 마케팅에 따른 광고비가 유통비와 더불어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매년 이맘쯤이면 대기업 유명 교복업체들이 특히나 가격 거품 논쟁에 휩싸이는 이유, 이미 지난 2001년 업체간 가격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전충수(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팀 사무관) : "전국적인 담합 행위를 적발해서 총 115억 원 정도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요. 지금 고등법원 까지는 승소판결이 된 상태구요. 대법원에 계류중에 있습니다."

대기업 스스로 소비자를 납득시킬만한 가격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학부모측에 또다른 선택은 없는 것일까요.

현재 중소 30개 업체가 공동브랜드를 내놓고 대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와 중소 업체 교복을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또 학교측과 협의한 뒤, 학부모 공동구매 위원회를 구성하는 적극성을 갖는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이선(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정책위원장) : "공동구매를 해봤더니 실제로 시중에 나와 있는 교복 가격의 딱 절반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교복을 구입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나와있는 시중의 교복값은 굉장히 비싸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중,고등학교 졸업식이 끝나면 일부 학교나 지자체에서 교복 물려주기와 나눔 행사가 시작되는데요.

이 역시 경제적이면서 의미도 있는 신입생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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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2-09 08:08:00
    • 수정2006-02-09 1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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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 개학 시즌이 맞물리면서, 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지출이 많아지는 땐데요. 요즘 교복값이 상당히 비싸다고 합니다 특히 유명브랜드 교복은 명품교복으로까지 불릴만큼가격이 높다고 하죠? 네, 웬만한 양복 한 벌 값과 맞먹는다죠? 사실 교복의 장점이라면 옷값을 아낄 수 있다는 건데, 이러다보니 부모님들 부담이 만만찮다고 하네요. 고민정 아나운서@ 고 아나운서도 교복 입으셨죠? <리포트> 네, 저도 교복 세대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대로 학부모님들 등록금이며 각종 신학기 용품이며 돈 들어갈데도 많은데, 교복값 때문에 허리가 휘겠다는 분들 많습니다. 특히 아무리 브랜드 값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교복값이 해마다 오르느냐며 답답해 하시는데요. 명품 교복이라고 불리우는 고가 교복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수도권의 한 백화점입니다. 다가올 본격적인 졸업 입학 시즌을 맞춰 관내 중고 학생교복 판매가 시작됐는데요. 오는 3월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 예정인 두 자녀를 둔 주부 박이선 씨. 아이들 교복 준비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닙니다. <인터뷰> 박이선(경기도 고양시) : "아이 학교 배정이 돼서 교복을 사야 되는 상황이어서 한번 나왔거든요. 그런데 값이 너무 비싸서 두 아이 교복을 사려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이 되네요." 부담스럽기도 할 것이, 유명 브랜드 교복 자켓 하나 가격이 10만 원이 넘고, 바지나 스커트는 5만 원 내외. 또 조끼에 셔츠 여벌까지 하면 한 아이당 교복 값은 대략 30여만 원에 이릅니다. 매년 이쯤이면 신학기 준비로 안 그래도 지출이 많은 때. 게다가 해마다 몇 만원씩 오르는 교복 값에 학부형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는데요. <인터뷰> 이정용(경기도 수원시) : "부모 입장에서는 품질도 좋고 가격도 낮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건 없죠." <인터뷰> 박이선(경기도 고양시) : "교복 값은 현실적으로 낮춰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교복시장은 4,000억 원 규모. 그중 80% 이상을 대기업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소업체가 내놓는 교복과는 적게는 7,8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데요. 유명 업체들은 소비자 기대 심리와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소재 연구, 디자인 개발 등에 투자비가 높아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영수(교복 마케팅 과장) : "일반 신사복하고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원단을 사용하고 있고 웰빙 소재라던지 특히 바이오 소재 어떤 기능성 가공이라던지 이런 부분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다보니..." 하지만 중소업체 측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한때 전국에 1,000여 개 이상 분포돼 있던 중소업체는 대기업의 공세로 대부분이 문을 닫았는데요. 소재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김재룡((사)한국교복협회 회장) : "기능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거죠. 절대 (중소업체) 소재가 나쁜 일은 없습니다. 어디에다 내놓아도 소재는 틀림없이 3사가 하는거랑 틀린 것이 없습니다." 정말 원단 차이는 없는걸까? 중소업체로 원단을 납품하는 전문 상가를 찾아갔습니다. 상표를 감추고 같은 원단을 주문해봤는데요. <인터뷰> oo실업(교복원단 전문상가 대표) : "이게 XX합섬꺼예요. 제일 출고가가 비싸다고 하는 XX합섬꺼가 지금 (한 마당) 출고가가 8,500원 정도? 한 마 세치 정도 잡고서 바지 하나를 만드는데요. (원단) 판매가로 쳤을 때는 한 5,600원 정도 들어가죠." 취재팀이 제시했던 대기업 교복 바지 가격은 5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친다 해도, 꽤나 비싼 가격입니다. <인터뷰> oo실업(교복원단 전문상가 대표) : "원단으로 따졌을 때는 차이가 없는 걸로." 그렇다고 유명 업체들의 학생복 연구, 개발이 유명무실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격 상승에 분명 다른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데요. <인터뷰> 조경민(중학교 입학 예정자) : "좋아하는 연예인이 TV에 나오잖아요. 그럼 그 연예인 때문에 교복을 고르러 와요." <인터뷰> 배명선(중학생) : "옷 맵시가 틀린데. 이름 있는데가 낫죠." 들으신대로 교복 소비층인 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타 마케팅에 따른 광고비가 유통비와 더불어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매년 이맘쯤이면 대기업 유명 교복업체들이 특히나 가격 거품 논쟁에 휩싸이는 이유, 이미 지난 2001년 업체간 가격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전충수(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팀 사무관) : "전국적인 담합 행위를 적발해서 총 115억 원 정도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요. 지금 고등법원 까지는 승소판결이 된 상태구요. 대법원에 계류중에 있습니다." 대기업 스스로 소비자를 납득시킬만한 가격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학부모측에 또다른 선택은 없는 것일까요. 현재 중소 30개 업체가 공동브랜드를 내놓고 대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와 중소 업체 교복을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또 학교측과 협의한 뒤, 학부모 공동구매 위원회를 구성하는 적극성을 갖는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이선(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정책위원장) : "공동구매를 해봤더니 실제로 시중에 나와 있는 교복 가격의 딱 절반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교복을 구입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나와있는 시중의 교복값은 굉장히 비싸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중,고등학교 졸업식이 끝나면 일부 학교나 지자체에서 교복 물려주기와 나눔 행사가 시작되는데요. 이 역시 경제적이면서 의미도 있는 신입생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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