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중고차 성능 점검

입력 2006.02.09 (22:1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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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량 성능점검표만 보고 중고차를 샀다가 갖가지 고장으로 피해를보는 경우 많습니다. 못믿을 성능검사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고차 매매상인 박흥봉 씨는 지난달 고객에게 차 한 대를 잘못 팔았다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물어줬습니다.

불이 났던 사고 차량인데 모든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정한 자동차 진단협회의 성능 점검표만 믿고 차를 판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인터뷰> 중고차 매매상: "(반품 뒤에)확인하려고 열어보니까 완전히 다른 거예요. 이 상태로는 절대 못팔아요"

자동차 진단협회에 다시 성능 점검을 의뢰했더니 결과는 완전 딴판이었습니다.

지난달 12일 검사에 이상이 없다고 했던 엔진과 변속기 등 6군데에서 결함이 발견됐고, 세번째 검사에서는 결함 부분이 줄어드는 등 들쑥날쑥이었습니다.

더구나 두번째와 세번째 검사는 같은 날, 한 시간 간격을 두고 한 것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점검 기준이 없어 점검하는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입니다.

<녹취> 자동차진단협회관계자: "한달에 A/S(배상) 처리하는 게 한달에 230~240건 됩니다. 배상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건설교통부도 현행 중고차 성능점검이 형식적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녹취> 건설교통부 관계자: "사실 실질적으로 (차량 상태를)성능점검에서 파악하기 힘듭니다. (에어백을) 터뜨려 볼 수 없고, ABS도 그렇고, 엔진도 뜯어볼 수 없는 노릇이고"

성능 점검 잘못으로 피해를 줬을 때 협회 측이 보상해야 하는 금액은 점검 비용의 최고 20배.

하지만 점검 비용이 3만3천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많아야 66만 원까지만 보상이 이뤄져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습니다.

중고차를 사고 팔 때 허술한 성능 점검표 한 장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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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믿을 중고차 성능 점검
    • 입력 2006-02-09 21:26:0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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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량 성능점검표만 보고 중고차를 샀다가 갖가지 고장으로 피해를보는 경우 많습니다. 못믿을 성능검사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고차 매매상인 박흥봉 씨는 지난달 고객에게 차 한 대를 잘못 팔았다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물어줬습니다. 불이 났던 사고 차량인데 모든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정한 자동차 진단협회의 성능 점검표만 믿고 차를 판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인터뷰> 중고차 매매상: "(반품 뒤에)확인하려고 열어보니까 완전히 다른 거예요. 이 상태로는 절대 못팔아요" 자동차 진단협회에 다시 성능 점검을 의뢰했더니 결과는 완전 딴판이었습니다. 지난달 12일 검사에 이상이 없다고 했던 엔진과 변속기 등 6군데에서 결함이 발견됐고, 세번째 검사에서는 결함 부분이 줄어드는 등 들쑥날쑥이었습니다. 더구나 두번째와 세번째 검사는 같은 날, 한 시간 간격을 두고 한 것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점검 기준이 없어 점검하는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입니다. <녹취> 자동차진단협회관계자: "한달에 A/S(배상) 처리하는 게 한달에 230~240건 됩니다. 배상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건설교통부도 현행 중고차 성능점검이 형식적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녹취> 건설교통부 관계자: "사실 실질적으로 (차량 상태를)성능점검에서 파악하기 힘듭니다. (에어백을) 터뜨려 볼 수 없고, ABS도 그렇고, 엔진도 뜯어볼 수 없는 노릇이고" 성능 점검 잘못으로 피해를 줬을 때 협회 측이 보상해야 하는 금액은 점검 비용의 최고 20배. 하지만 점검 비용이 3만3천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많아야 66만 원까지만 보상이 이뤄져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습니다. 중고차를 사고 팔 때 허술한 성능 점검표 한 장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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