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헌납하고 떠난 할머니

입력 2006.02.21 (22:0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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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거리에는 폐지를 모아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만, 그렇게 고물을 모아 팔고 또 나물을 캐다 팔아 모은 전 재산을 아낌없이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의 나눔의삶을 윤수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 박순례 할머니의 집 마당에는 생전에 수집한 폐지들이 아직도 수북합니다.

단촐한 살림살이에 외로운 밤을 밝혔을 초 두 자루가 검소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인터뷰> 김종학(사회복지사): "나물을 캐다 장에 팔고 버려진 병을 가게에 팔고 그렇게 한푼 두푼 생활비를 모으셨어요"

고 박순례 할머니는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기름 값을 아끼겠다며 이처럼 보일러도 작동하지 않은채 지내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모두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마을 정자 건립에 쓰라며 4백만 원을, 회관을 지으라며 350만 원, 지난해에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며 목숨같이 지키던 논 6백여 평도 자신이 다니던 성당에 내놓았습니다.

세상을 뜨기 직전에는 정부 지원 생계비와 경로연금 등을 모은 돈 7백여만 원이 든 통장도 지역을 위해 써달라며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인터뷰> 최백수(마을 주민):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생기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틈만 나면 손수 마을 주변을 청소하셨어요"

20여년 전 남편을 떠나 보낸 뒤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온 할머니의 방에는 감사장이 훈장처럼 걸려 있습니다.

평생을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았지만 박 할머니의 이웃 사랑 정신은 주위 사람들의 가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KBS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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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재산 헌납하고 떠난 할머니
    • 입력 2006-02-21 21:39:3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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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거리에는 폐지를 모아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만, 그렇게 고물을 모아 팔고 또 나물을 캐다 팔아 모은 전 재산을 아낌없이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의 나눔의삶을 윤수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 박순례 할머니의 집 마당에는 생전에 수집한 폐지들이 아직도 수북합니다. 단촐한 살림살이에 외로운 밤을 밝혔을 초 두 자루가 검소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인터뷰> 김종학(사회복지사): "나물을 캐다 장에 팔고 버려진 병을 가게에 팔고 그렇게 한푼 두푼 생활비를 모으셨어요" 고 박순례 할머니는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기름 값을 아끼겠다며 이처럼 보일러도 작동하지 않은채 지내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모두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마을 정자 건립에 쓰라며 4백만 원을, 회관을 지으라며 350만 원, 지난해에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며 목숨같이 지키던 논 6백여 평도 자신이 다니던 성당에 내놓았습니다. 세상을 뜨기 직전에는 정부 지원 생계비와 경로연금 등을 모은 돈 7백여만 원이 든 통장도 지역을 위해 써달라며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인터뷰> 최백수(마을 주민):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생기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틈만 나면 손수 마을 주변을 청소하셨어요" 20여년 전 남편을 떠나 보낸 뒤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온 할머니의 방에는 감사장이 훈장처럼 걸려 있습니다. 평생을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았지만 박 할머니의 이웃 사랑 정신은 주위 사람들의 가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KBS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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