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으로 출근하는 공무원들

입력 2006.02.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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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서울시내 구청에 가보면 6급 공무원인 일부 팀장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5급 승진 시험을 앞두고 아예 출근도 하지 않은 채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적잖았습니다.

송창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입니다.

6급 공무원인 팀장 2명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녹취>: (팀장님 어디 가셨어요?) "교육 중이라서..."

재무과와 주택과 등 다른 팀장들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3월 13일 이후에나 팀장님이 나오십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감사과를 찾았지만 역시 감사팀장도 한달 째 자리를 비웠습니다.

<녹취>: "교육 중이십니다."

과연 그럴까?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고시원. 고시원 주차장에는 서울지역 번호판을 단 차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점심시간 뒤 50대 초반의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산책을 다닙니다.

모두 다 5급 승진 시험을 앞둔 공무원들입니다.

고시원의 한 방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교육 중이라던 감사팀장이 나옵니다.

<녹취>: (팀장님 잠깐 말씀 좀...?) "여기 나가세요. 할 말 없습니다."

이 곳 고시원에만 서울시내 4개 구청에서 온 7~8명의 6급 공무원들이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 "7~8명 정도가 ( 그 고시원에 있어요) 우리 구청하고 타구청, 서울시청 포함해서요"

다음 달 11일이 바로 서울시와 서울 구청 6급 공무원들의 승진 시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청의 경우 5급 승진 대상자 20명 가운데 17명이 아예 출근을 하지 않은 채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무기록표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한 것으로 처리돼 있습니다.

구청 측은 공직 사회의 관행이라고 변명합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 "우리 구청 뿐 아니라 전 구청의 문젭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구요.두 세달 배려해 주기도 하고..."

담당 팀장을 만나야만 하는 민원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민원인: "이해할 수 없죠. 한달 넘게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고시원에 가 있다니."

업무는 제쳐 두고 승진시험에만 몰두하는 공무원들,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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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원으로 출근하는 공무원들
    • 입력 2006-02-28 20:11:36
    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서울시내 구청에 가보면 6급 공무원인 일부 팀장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5급 승진 시험을 앞두고 아예 출근도 하지 않은 채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적잖았습니다. 송창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입니다. 6급 공무원인 팀장 2명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녹취>: (팀장님 어디 가셨어요?) "교육 중이라서..." 재무과와 주택과 등 다른 팀장들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3월 13일 이후에나 팀장님이 나오십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감사과를 찾았지만 역시 감사팀장도 한달 째 자리를 비웠습니다. <녹취>: "교육 중이십니다." 과연 그럴까?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고시원. 고시원 주차장에는 서울지역 번호판을 단 차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점심시간 뒤 50대 초반의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산책을 다닙니다. 모두 다 5급 승진 시험을 앞둔 공무원들입니다. 고시원의 한 방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교육 중이라던 감사팀장이 나옵니다. <녹취>: (팀장님 잠깐 말씀 좀...?) "여기 나가세요. 할 말 없습니다." 이 곳 고시원에만 서울시내 4개 구청에서 온 7~8명의 6급 공무원들이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 "7~8명 정도가 ( 그 고시원에 있어요) 우리 구청하고 타구청, 서울시청 포함해서요" 다음 달 11일이 바로 서울시와 서울 구청 6급 공무원들의 승진 시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청의 경우 5급 승진 대상자 20명 가운데 17명이 아예 출근을 하지 않은 채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무기록표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한 것으로 처리돼 있습니다. 구청 측은 공직 사회의 관행이라고 변명합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 "우리 구청 뿐 아니라 전 구청의 문젭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구요.두 세달 배려해 주기도 하고..." 담당 팀장을 만나야만 하는 민원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민원인: "이해할 수 없죠. 한달 넘게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고시원에 가 있다니." 업무는 제쳐 두고 승진시험에만 몰두하는 공무원들,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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