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남발…기업 업무 마비까지

입력 2006.03.08 (22:1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기업인들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경영을 마비 시킬 만큼 재앙이나 다름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쉽게 청구되고 또 발부되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한번쯤 돌아볼 일입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1월,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사팀은 서울 삼성동 썬앤문 그룹 본사 등 3곳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사과 상자 수십개 분량의 회계 장부 일체를 압수해 수사한 결과, 검찰이 밝혀낸 것 외에 추가로 '불법 대선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하지만, 석달 수사 기간 동안 썬앤문 그룹은 영업이 완전히 정지됐습니다.

지난 2003년 2월 압수수색을 당했던 SK그룹의 경우, 단 하루 만에 전체 주가가 7,000억 원이나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압수수색은 기업의 경영 활동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합니다.

<녹취> 압수수색 당했던 기업 관계자 : "수사에 필요한 것만 갖고 가면 될 텐데 다 가져가니까 아예 일을 못합니다."

압수 당한 물품을 나중에 제대로 돌려 받지 못해 애태우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더욱이, 수사를 위해 필요한 회계 자료는 1년 치에 불과한 데도 2∼3년치 장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포괄적으로 청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검찰은 물론 법원도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너무 쉽게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형사사건 구속 영장 발부율이 86% 안팎인데 비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5%를 넘고 있습니다.

수사 편의가 앞선 압수수색 영장 발부.

이젠 당하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압수수색 남발…기업 업무 마비까지
    • 입력 2006-03-08 21:33:05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기업인들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경영을 마비 시킬 만큼 재앙이나 다름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쉽게 청구되고 또 발부되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한번쯤 돌아볼 일입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1월,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사팀은 서울 삼성동 썬앤문 그룹 본사 등 3곳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사과 상자 수십개 분량의 회계 장부 일체를 압수해 수사한 결과, 검찰이 밝혀낸 것 외에 추가로 '불법 대선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하지만, 석달 수사 기간 동안 썬앤문 그룹은 영업이 완전히 정지됐습니다. 지난 2003년 2월 압수수색을 당했던 SK그룹의 경우, 단 하루 만에 전체 주가가 7,000억 원이나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압수수색은 기업의 경영 활동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합니다. <녹취> 압수수색 당했던 기업 관계자 : "수사에 필요한 것만 갖고 가면 될 텐데 다 가져가니까 아예 일을 못합니다." 압수 당한 물품을 나중에 제대로 돌려 받지 못해 애태우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더욱이, 수사를 위해 필요한 회계 자료는 1년 치에 불과한 데도 2∼3년치 장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포괄적으로 청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검찰은 물론 법원도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너무 쉽게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형사사건 구속 영장 발부율이 86% 안팎인데 비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5%를 넘고 있습니다. 수사 편의가 앞선 압수수색 영장 발부. 이젠 당하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