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속으로]‘나홀로 기자’…언론 시장 변화 신호탄?

입력 2006.04.02 (15:16) 수정 2006.04.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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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혹시 '1인 기자'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특정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기획과 취재, 기사작성과 편집 등 기자의 모든 업무를 혼자서 도맡아 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인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본격적인 의미의 '1인 기자'가 처음으로 등장해 언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6년 3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야구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차례로 꺾고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질 때마다 월드컵 4강 신화가 되살아 난 듯 온 국민은 뜨겁게 열광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세계 야구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가는 동안, 경기 현장의 생생한 열기를 담은 글과 사진이 날마다 빠짐없이 올라오는 국내의 한 개인 블로그가 있었습니다.

<녹취> 민훈기 기자 더빙 : "경기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전광판에도 태극기가 선명했습니다. 현장 카메라맨이 관중석의 태극기를 잡은 것이지요. 시작 전부터 가슴 뭉클하게, 그렇게 드라마는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3연승을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싶었던 것은 상대가 바로 일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또 한 번 승리를 거둘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분명히 일본이 우리 드림팀보다 뛰어난 경기를 펼쳤습니다."

블로그의 주인공은 민훈기.

15년 경력의 미국 메이저리그 전문 프리랜서 야구 기잡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열리는 동안 민 기자의 블로그는 하루 평균 2,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열띤 호응을 불렀습니다.

<인터뷰> 김성순(대학생) : "정말 메이저리그 좋아하고 관심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뒷이야기 까지 궁금해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민 기자님 글 같은 경우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느낌이 굉장히 큽니다."

국내 언론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1인 기자' 시대가 열렸다며 민훈기 기자가 선보이는 새로운 저널리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새벽 인천공항.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민훈기 기자가 귀국했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기자단이 귀국한지 엿새 만입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끝나자마자 바로 플로리다 가서 LA 다저스 캠프 있죠. 베로비치 다저스 타운에 가서 구단 관계자들 좀 만나고 서재응 선수 같이 만나서 얘기 좀 하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애리조나로 가서 텍사스하고 샌디애고, 콜로라도 이런 기자들하고 할 일이 있어서 미국 현지기자들하고 그 다음에 박찬호 선수 잠깐 보고 얘기하고, 그러고 LA로 갔다가 바로 오늘 들어왔어요."

민 기자가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지난 2월 1일,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부텁니다.

계약 조건에는 앞으로 1년 동안 온라인에서는 네이버에만 독점적으로 메이저리그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블로그도 함께 운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를 위해 '민 기자 닷컴'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도 했습니다.

마흔 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가 15년 동안 몸 담았던 신문사를 떠나 지금껏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프리랜서 기자의 길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민훈기(기자) : "여러 가지 신문 시장의 어려움이라든가, 복합적인 여러 가지 저기가 있었는데. 그래서 뭔가 더 늦기 전에, 주저앉기보다 새로운 길을 한 번 가보면 어떨까 하는 면에서 현장에서도 계속 나가고 싶고, 다른 여러 가지 길이 있겠다 싶어서 한 번 시도를 해 보자고 결심을 했죠."

민 기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로 꼽힙니다.

지난 1990년 스포츠조선 창간과 함께 입사한 그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신문 해외 특파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미국으로 건너가,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취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기자 시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과의 두터운 친분관계를 발판으로 숱한 특종을 낳기도 했던 그는 15년 특파원 생활의 풍부한 경험으로 일요신문을 비롯한 수많은 신문과 잡지에 메이저리그 기사를 실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에서 전문가 코너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미(일요신문) : "워낙 고정 팬들이 많아요. 독자들 중에서도 그 분 칼럼을 챙겨서 보시는 분들도 많고. 제가 지면이 넘쳐서 한 주 정도 쉬게 되면 편집국으로 문의가 와요. 왜 이번에 빠졌냐고. 그럴 정도로 저희의 소속 기자는 아니었지만 이분에 대한 아우라가 굉장히 크시구나..."

지난해부터는 케이블 채널의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 해설을 맡아 방송에도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송재우(엑스포츠) : "제가 볼 때는 편한 해설, 그러니까 접근하기가 상당히 편하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해설할 때처럼 딱딱한 의미가 아니라 상당히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그런 해설을 하시는 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프리랜서 기자인 그에게는 밤과 낮이 따로 없습니다.

민 기자는 신문과 인터넷에 실을 기사를 쓰는 일 외에도 수시로 자신의 블로그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긴 댓글을 일일이 확인하고 답변을 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가능한 한 궁금해 하시는 문제라든가 아니면 저도 당연히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하고 그것에 대해서 지적해 주는 분에게 감사의 글이라든가 아니면 뭐가 궁금하다. 메이저 리그 규칙이 어떤가 물어 오시면 그런 것을 답글을 달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오로지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거나 뛰는 애들이에요."

그래서 메이저리그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꾸준히 쌓는 일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넘나드는 그가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는 것은 15년 동안 단 한 번도 현장을 떠나 본 적 없는 취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과 부단한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기자) : "기자도 브랜드 관리 시대가 됐단 말이죠. 자기 개발, 자기 역량을 충분히 개발하는...그래서 자기 브랜드를 키워가는 그것이 곧, 자기가 몸담고 있는 미디어 기업의 파워도 키우는 길이니까요. 기업과 기자간의 선순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죠. 그런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된다고 보고요."

하지만 민훈기 기자와 같은 1인 기자의 등장은 신문을 포함한 기존 언론들에게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가뜩이나 신문시장이 위기인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포털에 빼앗길 우려가 높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각 신문사마다 내부적으로 인터넷 콘텐츠를 강화하고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미 거대해진 포털 사이트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최진순(기자) : "기성 언론은 포털 사이트가 유통시장도 독점하고 있고, 기자마저도 빼앗아 간다. 낮은 공급 단가를 계속 고수하고 있어서, 신문 기업의 경영 위기를 초래하는 주범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로 거기에 앞서서 신문 기업 내부를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출입처 위주의 취재 관행, 잦은 부서 이동 등도 기자의 전문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인터뷰> 김동훈(한겨레) : "민훈기 기자 같은 경우는 15년 동안이나 메이저 리그 취재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출입처를 길어야 2년 정도 있다가 바꾸거든요. 출입처를 이동하다 보니까 그 쪽 분야에서 뭔가를 좀 알만 할 때쯤 되면 바뀌고 바뀌고 하는 게 현실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뉴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기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그들의 역할을 다양화시키기엔, 기존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때문에 1인 기자의 등장은 위기에 빠진 기존 언론이 풀어야 할 숙제인 동시에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사승(교수) : "일단은 시장이 먼저 블로그를 통한 저널리즘 영역의 확장이라는 시장 형성이 우선 급한 것 아닌가. 그래서 기존의 주류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거기서 우리가 확인을 해야 한다는 거죠. 확인된 다음에 그 다음에 현상의 문제점 같은 것을 다시 짚어보고, 그때 가서 다시 문제점들을 논의해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민훈기 기자는 한 위성방송국을 찾았습니다.

2006년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경기 전망에 대한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섭니다.

<녹취> "글쎄요. 야구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요. 예상은 깨지기 위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올해도 이미 방송국 두 곳에서 메이저리그 경기 해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탭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일단은 그 순간순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다보면 저도 이제 주위에서 말씀들 하시는 1인 미디어라든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것이 저도 자리를 잡아 가고 또 많은 다른 기자분들도 그런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민 기자의 도전이 불러온 1인 기자 시대의 가능성은 아직은 성공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실험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기존 언론에게 1인 기자의 등장이 새로운 언론시장과 저널리즘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디어포커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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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속으로]‘나홀로 기자’…언론 시장 변화 신호탄?
    • 입력 2006-04-02 14:35:40
    • 수정2006-04-02 17: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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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혹시 '1인 기자'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특정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기획과 취재, 기사작성과 편집 등 기자의 모든 업무를 혼자서 도맡아 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인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본격적인 의미의 '1인 기자'가 처음으로 등장해 언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6년 3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야구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차례로 꺾고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질 때마다 월드컵 4강 신화가 되살아 난 듯 온 국민은 뜨겁게 열광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세계 야구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가는 동안, 경기 현장의 생생한 열기를 담은 글과 사진이 날마다 빠짐없이 올라오는 국내의 한 개인 블로그가 있었습니다. <녹취> 민훈기 기자 더빙 : "경기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전광판에도 태극기가 선명했습니다. 현장 카메라맨이 관중석의 태극기를 잡은 것이지요. 시작 전부터 가슴 뭉클하게, 그렇게 드라마는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3연승을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싶었던 것은 상대가 바로 일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또 한 번 승리를 거둘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분명히 일본이 우리 드림팀보다 뛰어난 경기를 펼쳤습니다." 블로그의 주인공은 민훈기. 15년 경력의 미국 메이저리그 전문 프리랜서 야구 기잡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열리는 동안 민 기자의 블로그는 하루 평균 2,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열띤 호응을 불렀습니다. <인터뷰> 김성순(대학생) : "정말 메이저리그 좋아하고 관심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뒷이야기 까지 궁금해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민 기자님 글 같은 경우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느낌이 굉장히 큽니다." 국내 언론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1인 기자' 시대가 열렸다며 민훈기 기자가 선보이는 새로운 저널리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새벽 인천공항.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민훈기 기자가 귀국했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기자단이 귀국한지 엿새 만입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끝나자마자 바로 플로리다 가서 LA 다저스 캠프 있죠. 베로비치 다저스 타운에 가서 구단 관계자들 좀 만나고 서재응 선수 같이 만나서 얘기 좀 하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애리조나로 가서 텍사스하고 샌디애고, 콜로라도 이런 기자들하고 할 일이 있어서 미국 현지기자들하고 그 다음에 박찬호 선수 잠깐 보고 얘기하고, 그러고 LA로 갔다가 바로 오늘 들어왔어요." 민 기자가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지난 2월 1일,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부텁니다. 계약 조건에는 앞으로 1년 동안 온라인에서는 네이버에만 독점적으로 메이저리그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블로그도 함께 운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를 위해 '민 기자 닷컴'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도 했습니다. 마흔 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가 15년 동안 몸 담았던 신문사를 떠나 지금껏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프리랜서 기자의 길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민훈기(기자) : "여러 가지 신문 시장의 어려움이라든가, 복합적인 여러 가지 저기가 있었는데. 그래서 뭔가 더 늦기 전에, 주저앉기보다 새로운 길을 한 번 가보면 어떨까 하는 면에서 현장에서도 계속 나가고 싶고, 다른 여러 가지 길이 있겠다 싶어서 한 번 시도를 해 보자고 결심을 했죠." 민 기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로 꼽힙니다. 지난 1990년 스포츠조선 창간과 함께 입사한 그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신문 해외 특파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미국으로 건너가,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취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기자 시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과의 두터운 친분관계를 발판으로 숱한 특종을 낳기도 했던 그는 15년 특파원 생활의 풍부한 경험으로 일요신문을 비롯한 수많은 신문과 잡지에 메이저리그 기사를 실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에서 전문가 코너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미(일요신문) : "워낙 고정 팬들이 많아요. 독자들 중에서도 그 분 칼럼을 챙겨서 보시는 분들도 많고. 제가 지면이 넘쳐서 한 주 정도 쉬게 되면 편집국으로 문의가 와요. 왜 이번에 빠졌냐고. 그럴 정도로 저희의 소속 기자는 아니었지만 이분에 대한 아우라가 굉장히 크시구나..." 지난해부터는 케이블 채널의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 해설을 맡아 방송에도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송재우(엑스포츠) : "제가 볼 때는 편한 해설, 그러니까 접근하기가 상당히 편하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해설할 때처럼 딱딱한 의미가 아니라 상당히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그런 해설을 하시는 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프리랜서 기자인 그에게는 밤과 낮이 따로 없습니다. 민 기자는 신문과 인터넷에 실을 기사를 쓰는 일 외에도 수시로 자신의 블로그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긴 댓글을 일일이 확인하고 답변을 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가능한 한 궁금해 하시는 문제라든가 아니면 저도 당연히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하고 그것에 대해서 지적해 주는 분에게 감사의 글이라든가 아니면 뭐가 궁금하다. 메이저 리그 규칙이 어떤가 물어 오시면 그런 것을 답글을 달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오로지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거나 뛰는 애들이에요." 그래서 메이저리그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꾸준히 쌓는 일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넘나드는 그가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는 것은 15년 동안 단 한 번도 현장을 떠나 본 적 없는 취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과 부단한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기자) : "기자도 브랜드 관리 시대가 됐단 말이죠. 자기 개발, 자기 역량을 충분히 개발하는...그래서 자기 브랜드를 키워가는 그것이 곧, 자기가 몸담고 있는 미디어 기업의 파워도 키우는 길이니까요. 기업과 기자간의 선순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죠. 그런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된다고 보고요." 하지만 민훈기 기자와 같은 1인 기자의 등장은 신문을 포함한 기존 언론들에게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가뜩이나 신문시장이 위기인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포털에 빼앗길 우려가 높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각 신문사마다 내부적으로 인터넷 콘텐츠를 강화하고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미 거대해진 포털 사이트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최진순(기자) : "기성 언론은 포털 사이트가 유통시장도 독점하고 있고, 기자마저도 빼앗아 간다. 낮은 공급 단가를 계속 고수하고 있어서, 신문 기업의 경영 위기를 초래하는 주범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로 거기에 앞서서 신문 기업 내부를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출입처 위주의 취재 관행, 잦은 부서 이동 등도 기자의 전문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인터뷰> 김동훈(한겨레) : "민훈기 기자 같은 경우는 15년 동안이나 메이저 리그 취재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출입처를 길어야 2년 정도 있다가 바꾸거든요. 출입처를 이동하다 보니까 그 쪽 분야에서 뭔가를 좀 알만 할 때쯤 되면 바뀌고 바뀌고 하는 게 현실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뉴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기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그들의 역할을 다양화시키기엔, 기존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때문에 1인 기자의 등장은 위기에 빠진 기존 언론이 풀어야 할 숙제인 동시에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사승(교수) : "일단은 시장이 먼저 블로그를 통한 저널리즘 영역의 확장이라는 시장 형성이 우선 급한 것 아닌가. 그래서 기존의 주류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거기서 우리가 확인을 해야 한다는 거죠. 확인된 다음에 그 다음에 현상의 문제점 같은 것을 다시 짚어보고, 그때 가서 다시 문제점들을 논의해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민훈기 기자는 한 위성방송국을 찾았습니다. 2006년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경기 전망에 대한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섭니다. <녹취> "글쎄요. 야구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요. 예상은 깨지기 위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올해도 이미 방송국 두 곳에서 메이저리그 경기 해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탭니다. <인터뷰> 민훈기(기자) : "일단은 그 순간순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다보면 저도 이제 주위에서 말씀들 하시는 1인 미디어라든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것이 저도 자리를 잡아 가고 또 많은 다른 기자분들도 그런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민 기자의 도전이 불러온 1인 기자 시대의 가능성은 아직은 성공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실험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기존 언론에게 1인 기자의 등장이 새로운 언론시장과 저널리즘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디어포커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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