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학교 급식서 벌레·못 발견…‘충격’

입력 2006.04.13 (09:17) 수정 2006.04.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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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 얘기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소식을 들으시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실 겁니다.

일부 학교 급식에서 파리와 돌, 심지어는 녹슨 철사와 못까지 나왔는데, 일일이 거론조차 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과연 이런 걸 어떻게 음식에 넣을 생각을 했는지 말도 안 나오는 데요.

더욱 기막힌 것은 국내 최대 수산물 유통업체인 수협 중앙회가 납품한 재료에서 이같은 것들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홍성철 기자,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데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리포트>

수협 중앙회는 지난 99년부터 학교 급식용 납품사업을 시작했는데요.

2006년 현재 서울.경기 지역에서 직영 급식을 하는 초.중.고등학교의 30%에 해당하는 675개 학교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업계 1위의 업체입니다.

더욱이 수협 측은 잘못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다른 기업보다는 수산물 품질이 좋다고 해명해 다시 한 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협의 불량 투성이 급식 재료 납품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국내 최대 수산물 유통업체인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서울과 수도권 지역 2천2백여 곳의 초.중.고교 가운데 675 곳에 연간 2백억 원의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3개 학교 가운데 1곳은 수협 수산물을 먹는 셈입니다.

이 급식용 수산물에서 벌레와 녹슨 못 등 각종 이물질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학교에서는 통북어 아가미에서 벌레가 발견됐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무부장이 멸치에 섞였던 못을 씹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스테이플, 낚싯바늘, 머리카락, 노끈, 타이어 조각 심지어 파리와 집게벌레까지 발견됐습니다.

<녹취> 중학교 영양사 : "다시마에 돌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작년에 그랬거든요."

이같은 내용들은 수협 중앙회 급식사업팀의 서울, 경기, 천안지역 22곳 영업점장들이 기록해 놓은 2004년 일지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 일지를 보면 수협 중앙회 급식 사업팀은 방학기간을 뺀 2004년 8개월 동안 650여 학교에서 항의와 시정 요청을 409건이나 받았습니다.

생선이 먹을 수 없는 만큼 상했다는 지적이 102건으로 가장 많고,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된 경우가 72건, 원산지가 다르거나 엉뚱한 제품 47건 등이었습니다.

부모나 학생이나 모두 놀랍고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인터뷰> 문영미(서울시 옥수동) : "위탁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저희 애도 (초등학교) 6학년인데, 내년에 중학교 가면 걱정스럽더라구요."

<인터뷰> 유지혜(중학생) : "음식을 먹다 머리카락이 나온 적도 있었거든요. 좀 깨끗하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수협중앙회는 못과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된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들이 공급하는 수산물에 비하면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시설을 개선해 항의와 시정요청이 전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난해에는 일지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 전체 항의와 시정요청 건수는 집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원(수협중앙회 급식사업단장) :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지만 일부 수산물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거나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해양수산부는 수협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식약청은 이물질이 섞인 수산물이 납품됐거나 일선 학교의 시정 요청이 묵살됐다는 의혹 제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협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할 방침입니다.

교육부도 각 시도 교육감에 학교급식운영관리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인터뷰> 신영재(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과장) : "영양사라든가 서무과 직원, 또 학부모들이 참여해서 식재료 검사를 좀 더 철저히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삶은 계란 하나만 떠있는 황당한 계란탕부터 국 대신 나온 라면까지, 부실 급식 사례들은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정부의 뚜렷하고, 장기적인 대책은 보이질 않습니다.

좋은 음식을 잘 먹어도 모자랄 성장기 학생들.

특히 아토피와 소아 당뇨, 비만 등 학생들의 건강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학교 급식의 중요성은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될 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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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 얘기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소식을 들으시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실 겁니다. 일부 학교 급식에서 파리와 돌, 심지어는 녹슨 철사와 못까지 나왔는데, 일일이 거론조차 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과연 이런 걸 어떻게 음식에 넣을 생각을 했는지 말도 안 나오는 데요. 더욱 기막힌 것은 국내 최대 수산물 유통업체인 수협 중앙회가 납품한 재료에서 이같은 것들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홍성철 기자,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데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리포트> 수협 중앙회는 지난 99년부터 학교 급식용 납품사업을 시작했는데요. 2006년 현재 서울.경기 지역에서 직영 급식을 하는 초.중.고등학교의 30%에 해당하는 675개 학교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업계 1위의 업체입니다. 더욱이 수협 측은 잘못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다른 기업보다는 수산물 품질이 좋다고 해명해 다시 한 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협의 불량 투성이 급식 재료 납품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국내 최대 수산물 유통업체인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서울과 수도권 지역 2천2백여 곳의 초.중.고교 가운데 675 곳에 연간 2백억 원의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3개 학교 가운데 1곳은 수협 수산물을 먹는 셈입니다. 이 급식용 수산물에서 벌레와 녹슨 못 등 각종 이물질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학교에서는 통북어 아가미에서 벌레가 발견됐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무부장이 멸치에 섞였던 못을 씹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스테이플, 낚싯바늘, 머리카락, 노끈, 타이어 조각 심지어 파리와 집게벌레까지 발견됐습니다. <녹취> 중학교 영양사 : "다시마에 돌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작년에 그랬거든요." 이같은 내용들은 수협 중앙회 급식사업팀의 서울, 경기, 천안지역 22곳 영업점장들이 기록해 놓은 2004년 일지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 일지를 보면 수협 중앙회 급식 사업팀은 방학기간을 뺀 2004년 8개월 동안 650여 학교에서 항의와 시정 요청을 409건이나 받았습니다. 생선이 먹을 수 없는 만큼 상했다는 지적이 102건으로 가장 많고,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된 경우가 72건, 원산지가 다르거나 엉뚱한 제품 47건 등이었습니다. 부모나 학생이나 모두 놀랍고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인터뷰> 문영미(서울시 옥수동) : "위탁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저희 애도 (초등학교) 6학년인데, 내년에 중학교 가면 걱정스럽더라구요." <인터뷰> 유지혜(중학생) : "음식을 먹다 머리카락이 나온 적도 있었거든요. 좀 깨끗하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수협중앙회는 못과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된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들이 공급하는 수산물에 비하면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시설을 개선해 항의와 시정요청이 전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난해에는 일지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 전체 항의와 시정요청 건수는 집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원(수협중앙회 급식사업단장) :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지만 일부 수산물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거나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해양수산부는 수협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식약청은 이물질이 섞인 수산물이 납품됐거나 일선 학교의 시정 요청이 묵살됐다는 의혹 제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협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할 방침입니다. 교육부도 각 시도 교육감에 학교급식운영관리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인터뷰> 신영재(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과장) : "영양사라든가 서무과 직원, 또 학부모들이 참여해서 식재료 검사를 좀 더 철저히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삶은 계란 하나만 떠있는 황당한 계란탕부터 국 대신 나온 라면까지, 부실 급식 사례들은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정부의 뚜렷하고, 장기적인 대책은 보이질 않습니다. 좋은 음식을 잘 먹어도 모자랄 성장기 학생들. 특히 아토피와 소아 당뇨, 비만 등 학생들의 건강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학교 급식의 중요성은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될 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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