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선족과 고려인

입력 2006.05.04 (22:13)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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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반도와 인접한 만주와 연해주 지역엔 아직도 많은 한민족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조선족과 고려인으로 불리는 이들 한민족은 그러나 최근 인구 감소와 국적 문제 등으로 공동체가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박상민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동쪽 끝 연해주.

2년 前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온 고려인 노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5평 남짓한 판자집이 김씨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세 손자 손녀의 보금자립니다.

<인터뷰> 김 아브로라(부인) : "처음 왔을 때 우리는 썩은 쌀 주는 것도 맛있다고 먹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집을 판 돈은 여기 오는 여비를 하고나니까 남지 않았습니다."

스탈린 시절 강제이주로 연해주에서 쫓겨났던 고려인들.

소련이 붕괴된 뒤 중앙아시아에서 민족주의가 대두하자 박해를 피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국적을 얻지못해 연금도,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 라리사(할머니) : "아들이 먼저 죽고 나중에 남편이 죽었습니다. 심정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조선족 자치주인 옌벤에서는 조선족의 인구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러, 또 돈을 벌기 위해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노인들만 사는 가구가 늘었습니다.

<인터뷰> 부녀회장 : "100가구 넘게 조선족들이 살았는데 지금은 한 40가구가 남았습니다. 한족들이 대부분 땅을 사서 농사를 짓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지난 해 백두산 관할권을 조선족 자치주에서 지린성으로 넘겨줬습니다.

조선족 자치주 일부에서는 백두산 관할권 이전이 자치주 해체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다르지만 한민족의 또다른 이름 고려인과 조선족.

가난과 인구 감소로 동북아시대 우리 민족의 연결 고리인 이들의 공동체가 해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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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조선족과 고려인
    • 입력 2006-05-04 21:27:0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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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반도와 인접한 만주와 연해주 지역엔 아직도 많은 한민족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조선족과 고려인으로 불리는 이들 한민족은 그러나 최근 인구 감소와 국적 문제 등으로 공동체가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박상민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동쪽 끝 연해주. 2년 前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온 고려인 노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5평 남짓한 판자집이 김씨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세 손자 손녀의 보금자립니다. <인터뷰> 김 아브로라(부인) : "처음 왔을 때 우리는 썩은 쌀 주는 것도 맛있다고 먹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집을 판 돈은 여기 오는 여비를 하고나니까 남지 않았습니다." 스탈린 시절 강제이주로 연해주에서 쫓겨났던 고려인들. 소련이 붕괴된 뒤 중앙아시아에서 민족주의가 대두하자 박해를 피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국적을 얻지못해 연금도,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 라리사(할머니) : "아들이 먼저 죽고 나중에 남편이 죽었습니다. 심정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조선족 자치주인 옌벤에서는 조선족의 인구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러, 또 돈을 벌기 위해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노인들만 사는 가구가 늘었습니다. <인터뷰> 부녀회장 : "100가구 넘게 조선족들이 살았는데 지금은 한 40가구가 남았습니다. 한족들이 대부분 땅을 사서 농사를 짓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지난 해 백두산 관할권을 조선족 자치주에서 지린성으로 넘겨줬습니다. 조선족 자치주 일부에서는 백두산 관할권 이전이 자치주 해체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다르지만 한민족의 또다른 이름 고려인과 조선족. 가난과 인구 감소로 동북아시대 우리 민족의 연결 고리인 이들의 공동체가 해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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