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새질서와 주변 4강

입력 2000.06.1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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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남북 공동 선언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긴장과 대립구도를 바탕으로 한반도전략을 추진해 온 주변 네 나라가 고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방금 들으셨습니다마는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현지에 나가 있는 KBS 특파원들을 위성으로 연결해서 진단해 보겠습니다.
도쿄의 이윤배 특파원!
⊙기자: 도쿄입니다.
⊙앵커: 역사적인 남북공동 선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는 데 대해서 일본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일본 역시 이번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을 획기적인 성과로 대단히 놀라워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대북 정책에 관한한 한미일 공조체제를 굳건히 해 나가면서 당사자인 남과 북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때문에 정상간 회담으로 남북관계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보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러나 최근 북한과 재개된 수교회담이 답보상태를 보이던 중 남북한이 긴장완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데 대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외교무게 중심이 북미, 북일에서 남북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입니다.
⊙오코노기 마사오(게이오대 교수): 북-미, 북-일관계를 우선하던 정책에서 남북관계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의 대전환입니다.
⊙기자: 따라서 일본의 정책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앵커: 베이징의 김용관 특파원!
⊙기자: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은 이번 선언에 대해서 유례없는 환영 분위기라고 하던데요.
왜 그렇습니까?
⊙기자: 남북 공동선언이 나옴으로써 중국으로서는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남북 공동선언으로 한반도 안정이 실현되면 중국에게 두통거리가 되어 온 주변정세 불안이 사라지고 지역적인 방위와 경제협력이 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초강대국인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대신에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대등하게 주도해 가는 세계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고 그만큼 외교적 입지가 넓어지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팡닝(중국 수도사범대 교수): 외부의 힘과 영향이 사라지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중국으로써는 주변에서 미군의 영향력을 멀리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모스크바 김시곤 특파원!
⊙기자: 모스크바입니다.
⊙앵커: 러시아도 중국처럼 대환영하는 입장인 것 같은데요.
그 이유가 중국과 같은 겁니까?
⊙기자: 그렇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 동안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하나면서도 그 역할과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불안감과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남북 정상이 남북한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한다고 천명함으로써 이웃 국가들의 역할도 상당부분 제한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경쟁국들도 러시아와 비슷한 조건이 되고 러시아의 개입 여지가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아나톨리 유리코프(가제타 편집국장): 외세가 개입 않는 것이 통일에 효과적입니다. 그럴 경우 통일은 저절로 잘 될 것입니다.
⊙앵커: 다시 도쿄를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기자: 도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일본으로서는 앞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단 이제까지 한국, 미국과 보조를 맞춰왔던 한미일 공조체제라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즉 북한과 현재진행중인 수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나 미사일 등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들을 뒤로 미루고 수교를 먼저 성사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마키 테루오(아시아경제연구소): 남북한 관계가 진전되는 것에 맞춰 북-일 관계를 진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기자: 결국 일본은 한편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일본 자신도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섬으로써 주변 강대국에 뒤지지 않는 목소리를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다시 중국입니다.
김 특파원!
⊙기자: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정책은 외세의 개입없이 한반도 남북 당사자의 자주적 해결을 기본으로 해 왔습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이 끝난다면 더 이상 미군이 주둔할 명분이 없게 되므로 미군이 물러가면 타이완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한반도의 안정이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자국의 입지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러시아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이면 북한을 방문하고 하반기에는 한국도 방문하게 되는데요.
러시아의 정책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남북한 정상 간의 합의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NMD, 즉 국가미사일 방어체계를 저지하기 위한 호재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밖에도 앞으로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연결돼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19일쯤 북한을 방문하고 다음 달인 8월경 한국을 방문해서 한반도에서 최대의 이익을 취하려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였습니다.
⊙앵커: 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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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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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남북 공동 선언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긴장과 대립구도를 바탕으로 한반도전략을 추진해 온 주변 네 나라가 고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방금 들으셨습니다마는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현지에 나가 있는 KBS 특파원들을 위성으로 연결해서 진단해 보겠습니다. 도쿄의 이윤배 특파원! ⊙기자: 도쿄입니다. ⊙앵커: 역사적인 남북공동 선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는 데 대해서 일본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일본 역시 이번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을 획기적인 성과로 대단히 놀라워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대북 정책에 관한한 한미일 공조체제를 굳건히 해 나가면서 당사자인 남과 북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때문에 정상간 회담으로 남북관계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보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러나 최근 북한과 재개된 수교회담이 답보상태를 보이던 중 남북한이 긴장완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데 대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외교무게 중심이 북미, 북일에서 남북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입니다. ⊙오코노기 마사오(게이오대 교수): 북-미, 북-일관계를 우선하던 정책에서 남북관계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의 대전환입니다. ⊙기자: 따라서 일본의 정책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앵커: 베이징의 김용관 특파원! ⊙기자: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은 이번 선언에 대해서 유례없는 환영 분위기라고 하던데요. 왜 그렇습니까? ⊙기자: 남북 공동선언이 나옴으로써 중국으로서는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남북 공동선언으로 한반도 안정이 실현되면 중국에게 두통거리가 되어 온 주변정세 불안이 사라지고 지역적인 방위와 경제협력이 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초강대국인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대신에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대등하게 주도해 가는 세계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고 그만큼 외교적 입지가 넓어지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팡닝(중국 수도사범대 교수): 외부의 힘과 영향이 사라지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중국으로써는 주변에서 미군의 영향력을 멀리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모스크바 김시곤 특파원! ⊙기자: 모스크바입니다. ⊙앵커: 러시아도 중국처럼 대환영하는 입장인 것 같은데요. 그 이유가 중국과 같은 겁니까? ⊙기자: 그렇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 동안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하나면서도 그 역할과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불안감과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남북 정상이 남북한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한다고 천명함으로써 이웃 국가들의 역할도 상당부분 제한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경쟁국들도 러시아와 비슷한 조건이 되고 러시아의 개입 여지가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아나톨리 유리코프(가제타 편집국장): 외세가 개입 않는 것이 통일에 효과적입니다. 그럴 경우 통일은 저절로 잘 될 것입니다. ⊙앵커: 다시 도쿄를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기자: 도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일본으로서는 앞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단 이제까지 한국, 미국과 보조를 맞춰왔던 한미일 공조체제라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즉 북한과 현재진행중인 수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나 미사일 등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들을 뒤로 미루고 수교를 먼저 성사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마키 테루오(아시아경제연구소): 남북한 관계가 진전되는 것에 맞춰 북-일 관계를 진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기자: 결국 일본은 한편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일본 자신도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섬으로써 주변 강대국에 뒤지지 않는 목소리를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다시 중국입니다. 김 특파원! ⊙기자: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정책은 외세의 개입없이 한반도 남북 당사자의 자주적 해결을 기본으로 해 왔습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이 끝난다면 더 이상 미군이 주둔할 명분이 없게 되므로 미군이 물러가면 타이완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한반도의 안정이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자국의 입지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러시아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이면 북한을 방문하고 하반기에는 한국도 방문하게 되는데요. 러시아의 정책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남북한 정상 간의 합의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NMD, 즉 국가미사일 방어체계를 저지하기 위한 호재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밖에도 앞으로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연결돼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19일쯤 북한을 방문하고 다음 달인 8월경 한국을 방문해서 한반도에서 최대의 이익을 취하려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였습니다. ⊙앵커: 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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